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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ㅣ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평점 :
1872년과 1874년에 걸친 각기 다른 두 여인의 일기로 진행 되는 [끌림]은 완벽에 가까운 그 시대속으로 독자를 초대합니다.
사랑하는 친구이자 연인을 떠나보내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려했던 마거릿 프라이어는 자신의 우울함을 달래기 위해 밀뱅크 교도소에 수감 되어 있는 여자 죄수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자선 활동을 시작합니다. 2년전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기대하던 이탈리아 여행의 기회는 사라졌고 대신 여동생이 결혼하며 신혼여행으로 10주간 긴 이탈리아 여행을 떠나는 것에 마거릿은 질투와 선망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셀리나 도스, 밀뱅크에서 영매인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는.
독특한 구조의 밀뱅크 감옥의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여자 교도소, 그곳에 교도관들 역시 죄수와 다를 것 없이 온종일 그곳에 속해 있습니다. 비록 머리카락이 모두 잘리거나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음식들을 먹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들 역시 상류층인 마거릿에겐 상냥하게, 수감 된 여죄수들에겐 교화라는 이름으로 무시와 폭력을 행사하며 살아 갑니다.
셀리나 도스는 꿈에서 자신이 찾던 영매라며 찾아온 브링크 부인 덕분에 영매로서 유명해지고 날로날로 그녀를 찾는 사람들, 모임들에 승승장구를 하는 듯 했으나 강신회에 참석한 매들린의 발작을 본 브링크 부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재판을 받고 유죄가 인정 되어 밀뱅크에 수감 되었습니다.
작가 세라 워터스의 치밀한 묘사와 일기 형식으로 쓰여진 두 사람의 각기 다른 시간대와 시선, 셀리나의 영혼의 인도자라는 피터 퀵의 괴발한 모습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책을 읽는 도중엔 작품속 우울한 감정이 밀려와 주변을 감싸고 회색 공간으로, 비틀린 초자연의 세계로 확대 되어 마거릿이 겪는 셀리나와의 교감이 현실인듯 느껴져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습니다.
여동생 프리실라가 결혼을 하고 집을 떠난 이후 어느날 침실에 꽂혀져 있는 오렌지 꽃다발에 마거릿은 점점 셀라나의 영적인 능력이 밀뱅크를 탈출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고 그것은 결국 일탈을 감행하게 합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수 많은 죄수들의 범죄행위 중 자살을 위해 아편을 먹은 제인 샘슨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주인공 마거릿 역시 자살을 하려다 살아났으나 상류층이라는 이유로 죄수들을 교화 시키는 자선 활동을 하지만 가난하고 학대 당한 제인은 범죄자가 되어 밖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힘든 삶을 감옥안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갈 수록 속도는 빨라지고 숨쉬는 것 조차 잊을 정도로 몰입하여 읽다보니 커다란 벼락과 함께 반전과 사기와 농락의 대상은 독자의 몫이 되어 있었습니다. 1870년대 영국 빅트리아 시대로의 시간여행을 떠나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1875년 1월 20일 성아그네스의 밤을 기억하시길.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개인적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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