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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사람들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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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운수 좋은 날]의 반대 되는 이야기가 스웨덴의 아주 작은 도시에서 새해 이틀 전날 벌어집니다. 물론 모든 사건에는 보이지 않는 인연의 연결들이 얽혀 있지만 프레드릭 배크만 특유의 유머러스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웃다가 울게 만들어 버립니다.

10년 전에 한 남자가 어느 다리 위에 서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맨처음 본 사람은 아버지의 바램에도 불구하고 장래희망이 바뀌지 않은 10대 소년이었습니다. 소년의 어머니는 목사였고, 아버지는 경찰이었습니다. 10년이 지나 소년 야크는 이 작은 도시의 젊은 경관이 되었고, 소년의 아버지 짐은 같은 곳에 근무하는 나이든 경관 입니다. 둘은 그야말로 모든 것이 달라서 짐에게 컴퓨터는 신기한 물건이고, 야크에게 컴퓨터는 당연한 물건입니다. 짐이 어렸을 때에는 방에 들어가 있는 것이 처벌이었지만 요즘은 아이들을 방 밖으로 끌어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짐의 세대는 가만히 앉아 있질 못한다고 혼났던 반면, 다음 세대는 꼼짝 않고 앉아만 있는다고 혼나는 시대였고, 아들 야크가 인터넷으로 뭘 검색할 때 ‘구글링한다‘고 하는 반면 아버지 짐은 ‘구글에서 찾아보겠다‘고 하며 서로 의견이 다르면 서로 자신이 말이 맞다고 외칩니다. 화면 캡처하는 법을 몰라 컴퓨터 화면을 휴대전화로 찍는 아버지...그리고 그 사진을 남기고 싶으면 휴대전화 화면을 복사기에 들고 가서 화면을 놓고 복사를 하는 모습을 보며 아들과 아버지는 서로 엇박자로 사건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합니다.(p.55~56)

이 작은 도시에 등장한 은행 강도, 그리고 현금없는 은행에 강도짓을 위해 들어갔다가 실패하고 나와 경찰을 피해 도망치다 벌어진 인질극 -아파트 오픈하우스 구경 중이던 인질들-에 이르러 [불안한 사람들]이 모이게 됩니다. 부동산 중개업자 런던과 아파트 잠재 구매 고객 일곱 명이 졸지에 인질이 되었고 실패한 은행 강도이자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범인은 배고픈 인질들을 위해 피자를 시켜주고 불꽃놀이를 해 주는 것으로 인질들을 석방하겠다고 말합니다.

10년 전 한 남자가 뛰어 내린 다리가 훤히 보이는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인질극, 모든 인질들이 풀려나고 오픈 하우스의 닫혀진 문을 향해 급습하려는 경찰들, 그리고 문 넘어에서 들려온 총성과 함께 바닥에 흔건한 피 흔적과 감쪽 같이 사라진 인질범을 찾기 위한 젊은 경관 야크와 나이든 경관 짐, 인질이었던 은행 간부 사라와 사라의 수면 장애 심리 상담사 나디아, 목격자 진술서를 작성하기 위해 풀려난 인질들에 대한 조사를 하지만 어딘지 앞뒤가 맞지 않은 이야기들로 오히려 사건은 오리무중이 되어 갑니다. 범인의 총이 가짜라고 믿는 이들, 자신의 성공을 위해 희생한 남편의 기를 세워주기 위해 엉뚱한 의뢰를 한 노부인, 여든일곱 살의 노부인이지만 존재감이 없어 투명한 에스텔, 젊은 부부 율리아와 로 등등이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인질이 되었다가 풀려나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 듯 보였으나 결국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웃이 되는 미래가 펼쳐집니다.

범인이 떨어뜨린 것으로 보이는 원숭이와 개구리, 그리고 큰 사슴이 그려진 종이 한 장.

진실, 세상에 진실은 없습니다.

10년 전 10대 소년이었던 야크의 어머니가 가족들에게 요구한 것은 간단했습니다. 최선을 다하라는 것.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으라는 것.

구할 수 있는 사람은 구하라는 것. (p.473)

사라진 범인은 어떻게 되었는지, 10년 전 다리위에서 떨어진 남자는 무슨 관계인지, 젊은 경관 야크와 나이든 경관 짐의 사연은 또 무엇인지 궁금하고 기대가 될 때 불쑥 기존에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들이 산산조각 나는 경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히 임신한 율리아와 그녀의 부인 로...표지 속의 토끼와 피자와 와인과 손에 든 그림의 이야기가 힌트이자 혼란의 빌미가 된다는 힌트아닌 힌트만을 남깁니다. 진실은 책속에 있습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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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스릴러 #책추천 #책스타그램 #웃음과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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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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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로 결심하기 19년 전, 노라 시드가 만난 헤이즐딘 스쿨의 작은 도서관 사서 엘름 부인을 그곳,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에서 만났습니다. 밤 12시, 죽기 바로 전에만 열리는 마법의 도서관에서.

죽기로 결심한 노라 시드는 그 결심을 하기 스물일곱 시간 전까지 낡아 빠진 소파에 앉아 휴대전화로 다른 사람들의 행복한 삶을 들여다보며 무슨 일이든 생기기를 기다렸습니다. 문을 두드리는 하프 마라톤 출전을 위해 달리기를 하고 있던 애쉬가 나타나 진짜 무슨 일이 생길 때까지는. 외과 의사인 애쉬가 노라의 갈색 얼룩무늬 고양이 볼테르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에 기뻐하고, 자신은 볼츠라고 부르는데 ‘볼테르‘의 허세를 부리는 이름이라고 농담을 하던 중 그 볼테르가 도로에 죽어 있는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해 듣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같이 살고 있던 유일한 동물 볼테르를 묻어주고 12년 11개월 하고도 사흘이나 다니던 스트링 시어리에 늦게 출근해 사장으로부터 받은 해고 통지와 오빠 조가 노라가 일하는 이곳 악기와 음반을 판매하는 스트링 시어리에 들러 엠프를 사갔으나 노라에게 연락을 하거나 어떤 말도 없이 그저 자신의 친구인 라비만을 만나고 갔음을 알게 되었을 때, 방황하는 시간을 거쳐 집으로 향하던 중 피아노를 가르치는 리오의 엄마로부터 한 시간 전부터 레슨 받기 위해 기다리다 가겠다는 통보를 받는 순간까지도 자신이 누군가를 위해 그래도 할 일이 있다며 가슴을 쓸어내릴 때 옆집에 사는 올해 여든네 살의 배너지 씨가 자신의 약을 이제 타다 줄 사람이 생겼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듣게 됩니다. 항우울제 두 알과 와인 한 병, 자정이 가까워 오는 시간에 노라는 자정의 도서관에 들어섰습니다.

노라의 ‘후회의 책‘은 두껍습니다. 내가 한 행동들, 선택들의 모든 곁가지들에서 후회는 계속 쌓였고 바로 이곳 마법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에서 노라를 기다리는 도서관 사서 엘름 부인은 후회의 순간으로 되돌아가 다른 삶을 한번 살아보라고 알려 줍니다. 올림픽 기대주 만큼의 수영 실력이 있었던 노라, 자신이 작사작곡한 노래로 음반을 제작하자는 제안을 받을 만큼의 재능이 있던 노라, 빙하에 관심이 있다는 말에 엘름 부인이 빙하연구자가 돼보는 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던 기억,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기르는 노라가 선택하지 않았던 삶 속에 스며들어 겪어 보니 결국 진짜 노라의 삶은 아니었습니다.

미드나잇 마법 도서관이 보내 준 노라 시드의 수많은 삶들을 뒤로하고 그녀가 깨달은 것은 가보지 않은 길을 그리워만 한다면 결코 그 길을 갈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후회의 책을 덮고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의 책들이 보여 준 각기 다른 삶들에서 본 가능성, 희망을 놓지 않고 삶을 이어나가는 것이 진짜 시작입니다.

‘어제 나는 내게 미래가 없다고 확신했다. 도저히 내 인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어제와 똑같이 엉망진창인 삶이 희망으로, 잠재력으로 가득 차 보인다.
살아보지 않고서는 불가능을 논할 수 없으리라.‘ (p.392)

단절 된 가족, 직장에서의 해고, 반려 동물의 죽음, 막막한 앞날로 삶이 고되더라도 살아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노라가 말하고, 그 글을 읽는 독자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길은 어디에나 있다고, 그저 우리는 한 사람이기만 하면 다양한 가능성의 미래를 품고 있다고 말입니다.

노라의 후회들은 남들의 꿈을 실현시키지 못한 죄책감에서 시작 되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오래오래 기억 될 것 같습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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