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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평점 :
죽기로 결심하기 19년 전, 노라 시드가 만난 헤이즐딘 스쿨의 작은 도서관 사서 엘름 부인을 그곳,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에서 만났습니다. 밤 12시, 죽기 바로 전에만 열리는 마법의 도서관에서.
죽기로 결심한 노라 시드는 그 결심을 하기 스물일곱 시간 전까지 낡아 빠진 소파에 앉아 휴대전화로 다른 사람들의 행복한 삶을 들여다보며 무슨 일이든 생기기를 기다렸습니다. 문을 두드리는 하프 마라톤 출전을 위해 달리기를 하고 있던 애쉬가 나타나 진짜 무슨 일이 생길 때까지는. 외과 의사인 애쉬가 노라의 갈색 얼룩무늬 고양이 볼테르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에 기뻐하고, 자신은 볼츠라고 부르는데 ‘볼테르‘의 허세를 부리는 이름이라고 농담을 하던 중 그 볼테르가 도로에 죽어 있는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해 듣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같이 살고 있던 유일한 동물 볼테르를 묻어주고 12년 11개월 하고도 사흘이나 다니던 스트링 시어리에 늦게 출근해 사장으로부터 받은 해고 통지와 오빠 조가 노라가 일하는 이곳 악기와 음반을 판매하는 스트링 시어리에 들러 엠프를 사갔으나 노라에게 연락을 하거나 어떤 말도 없이 그저 자신의 친구인 라비만을 만나고 갔음을 알게 되었을 때, 방황하는 시간을 거쳐 집으로 향하던 중 피아노를 가르치는 리오의 엄마로부터 한 시간 전부터 레슨 받기 위해 기다리다 가겠다는 통보를 받는 순간까지도 자신이 누군가를 위해 그래도 할 일이 있다며 가슴을 쓸어내릴 때 옆집에 사는 올해 여든네 살의 배너지 씨가 자신의 약을 이제 타다 줄 사람이 생겼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듣게 됩니다. 항우울제 두 알과 와인 한 병, 자정이 가까워 오는 시간에 노라는 자정의 도서관에 들어섰습니다.
노라의 ‘후회의 책‘은 두껍습니다. 내가 한 행동들, 선택들의 모든 곁가지들에서 후회는 계속 쌓였고 바로 이곳 마법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에서 노라를 기다리는 도서관 사서 엘름 부인은 후회의 순간으로 되돌아가 다른 삶을 한번 살아보라고 알려 줍니다. 올림픽 기대주 만큼의 수영 실력이 있었던 노라, 자신이 작사작곡한 노래로 음반을 제작하자는 제안을 받을 만큼의 재능이 있던 노라, 빙하에 관심이 있다는 말에 엘름 부인이 빙하연구자가 돼보는 건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던 기억,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기르는 노라가 선택하지 않았던 삶 속에 스며들어 겪어 보니 결국 진짜 노라의 삶은 아니었습니다.
미드나잇 마법 도서관이 보내 준 노라 시드의 수많은 삶들을 뒤로하고 그녀가 깨달은 것은 가보지 않은 길을 그리워만 한다면 결코 그 길을 갈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후회의 책을 덮고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의 책들이 보여 준 각기 다른 삶들에서 본 가능성, 희망을 놓지 않고 삶을 이어나가는 것이 진짜 시작입니다.
‘어제 나는 내게 미래가 없다고 확신했다. 도저히 내 인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어제와 똑같이 엉망진창인 삶이 희망으로, 잠재력으로 가득 차 보인다.
살아보지 않고서는 불가능을 논할 수 없으리라.‘ (p.392)
단절 된 가족, 직장에서의 해고, 반려 동물의 죽음, 막막한 앞날로 삶이 고되더라도 살아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노라가 말하고, 그 글을 읽는 독자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길은 어디에나 있다고, 그저 우리는 한 사람이기만 하면 다양한 가능성의 미래를 품고 있다고 말입니다.
노라의 후회들은 남들의 꿈을 실현시키지 못한 죄책감에서 시작 되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오래오래 기억 될 것 같습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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