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틀린 집 안전가옥 오리지널 11
전건우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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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와 스릴러를 쓰면서도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놓지 않는 사려 깊은 이야기꾼‘이라는 전건우 작가에 대한 소개글에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집니다. 까만 표지에 불이 들어온 창문이 인상적인 [뒤틀린 집]을 펼치기 전까지는 ‘하우스 호러‘를 우습게 보고 있던 저는 크게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건 찐입니다.

시간은 2년 전, 가까운 친척의 장례식장에 동우네 가족 모두가 와 있습니다. 가족들끼리 사이가 틀어져서 서로 죽인 거라는 어른들의 수근거림을 듣고 있던 열 살의 동우는 알 수 없는 검은 기운을 느끼며 분향소 제단에 놓인 두 사람의 영정 사진을 바라보다 웃고 있는 할아버지의 영정 사진과는 달리 무뚝뚝한 표정의 삼촌의 영정 사진은 무심하게 정면을 바라보고 있어 소름이 돋았습니다. 순간 모든 소음이 사라지고 장례식장에 혼자 남겨진 것만 같아 두려워 할 때 다행히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와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밤 12시가 지나 집으로 가는 차안에서 동우는 배가 아프기 시작하고 운전을 하고 있는 아빠와 곁에서 말동무를 해 주던 엄마는 어느새 잠들어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동생 희우와 지우는 바로 옆에서 잠들어 있는데...

동우네가 의성리에 있는 파란색 지붕이 돋보이는 세련된 2층 양옥집으로 이사를 온 것은 초여름의 시작인 5월 8일 금요일 입니다. [도깨비 탐정]이라는 동화로 잘나가던 아빠는 1년전 발생한 사건으로 쫓기듯 서울의 집을 팔고 이렇게 시골까지 밀려나게 되었습니다. 전에 살던 사람들의 물건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마당이 넓은 2층 집, 마당 한쪽에 네모반듯하게 지어진 거대한 시멘트 창고와 뒤뜰에 토끼장까지 있는 ‘뒤틀린 집‘에 이사를 오고 매일매일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합니다.

이제 열두 살이 된 동우와 일곱 살의 희우, 다섯 살의 지우, 그리고 희우의 비밀친구와 아빠, 엄마에겐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궁금하시면 꼭!!! 혼자 있을 때 이 책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팔뚝의 솜털들이 나무처럼 빳빳해지는 경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눈에만 보인다는 착각은 내려놓으시고, 꿈일 꺼라는 기대도 내려놓으시고 뒤틀린 집으로, 호러 하우스 문학의 정수로 걸어오시길 바랍니다. 단발머리 파란 원피스 소녀와 검은 장화, 거울과 문둥탈이 순간 곁에 와 있는건 아닌지 두리번거리게 됩니다. 작품속의 비극은 만들어진 허구일 뿐이지만 종종 비상식의 일들은 현실에서 더욱 잔인하게 실제하고 있습니다. 왜 전건우 작가님의 [뒤틀린 집]이 사회파 호러의 호칭을 받고 있는지 꼭 목도하시길 권합니다. 피철철, 후덜덜.

˝아이들은 어디 있니?˝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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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일간의 썸머 특서 청소년문학 24
유니게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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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살의 모태솔로 지유는 두 시간째 절친 민서의 레퍼토리를 반복해서 듣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꼴로 남자 친구와 싸우고 또 화해하는 이들로 인해 정작 피곤한 건 왜 자신이어야 하는지 하는 심정으로, 한 번도 남자 친구를 가져본 적이 없는 자신이 왜 남의 연애에 골머리를 앓아야 하는지 억울한 심정으로 말입니다.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달달한 초콜릿과 젤리, 캐러멜 팝콘을 잔뜩 사들고 집에 오니 엄마는 텔레비전으로 ‘500일의 썸머‘라는 영화를 보고 있습니다. 로맨스를 좋아하는 엄마와 로맨틱한 구석이 없는 아빠를 닮은 지유, 고향집에서 홀로 지내고 계신 외할아버지 역시 할머니가 살아계실 땐 할머니를 힘들게만 했던 한량 기질이 다분했지만 애처가로 돌변하여 할머니의 영정사진 앞을 잠시도 떠나지 않는 할아버지까지 지유의 눈엔 딱하고 애처로울 뿐 입니다.

어릴적 게임만 하고 공부를 안했던 큰이모의 아들이자 사촌 오빠가 스타트기업에 스카우트 되어 개발한 인공지능 스피커를 홀로 계신 할아버지의 말벗이 되어 드리도록 선물을 합니다. 그 덕분에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비상연락을 통해 할아버지의 생명을 구하고, 지유에겐 개발 중인 인공지능 로봇의 실제 데이터 경험을 높이기 위한 50일간의 인공지능 남자친구로 사용 제안을 합니다. 엄마가 보고 있던 영화의 제목에서 따온 이름 ‘썸머‘를 가진 인공지능 로봇 친구와의 50일간의 시간이 드디어 시작 되었습니다.

지유의 관점에서 자신의 취향을 완전하게 파악하고 맞춰주는 AI 남자친구 썸머와의 연애가 주는 풋풋함, 설레임이 전해져 오고, 인공지능 로봇인 ‘썸머‘의 관점에서 이후로 다양한 청소년들의 말벗이자 연인으로 채팅창의 꾸며진 정보가 아닌 실제 상황들에서 배우는 경험들이 계속 업데이트 되고, 그 과정에서 왕따를 당하는 채원이와의 만남,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살고자 엄마와 도망친 한빛이와의 만남들이 등장합니다. 마지막에는 또다시 지유의 이야기로 돌아가 50일이 끝나고 계속 프로그램을 사용 할 것인지 물었을 때 지유는 선택을 합니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인공지능 로봇과 그럼에도 인간만이 줄 수 있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50일간의 썸머]를 통해 배워갑니다. 그리 멀지 않은 미래가 펼쳐져 있습니다. 인공지능은 실생활에 깊숙히 파고 들었으며 자신을 대신할 아바타를 이용해 메타버스 공간에 제2의 나를 만들고 경험하고 체험을 합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것을 배웠기에 청소년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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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디파 아나파라 지음, 한정아 옮김 / 북로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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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셋, 그리고 ‘이 이야기가 네 생명을 구할 거야‘라는 소제목으로 시작되는 소설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은 스모그가 가득한 인도의 빈민가를 배경으로 어느날부터 사라지기 시작한 아이들과 이들을 찾기 위해 탐정이 되어 빈민가 여기저기를 탐문 수색하는 아홉 살 소년 자이가 가장 친한 친구인 파리와 파이즈를 조사원으로 고용해 탐정단을 꾸려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예쁜 이름의 보라선 열차, 그리고 그 열차의 종착역인 빈민가, 빈민가와 쓰레기장을 경계로 부자들이 사는 화려한 도시가 있습니다. 자이의 엄마는 부자 동네로 가사일과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기 위해 출근을 하고 자이의 아버지는 공사장에서 일을 합니다. 자이의 누나 루누는 육상 선수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고 이들이 사는 곳의 모습은 금방 허물어질 것만 같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 다녀도 선생님들께 존중 받지 못하고, 가정에서도 부모에게 심한 매질을 당하거나 돈벌이의 수단으로 여겨집니다. 비록 안 그런 집들도 있지만.

제일 먼저 사라진 아이는 주정뱅이 라루의 맏이인 말더듬이 바하두르 입니다. 자이와 동갑으로 같은 반 친구인데 바하두르가 사라진 목요일로부터 5일이 지나서야 아이가 사라졌다는걸, 친구가 사라졌다는 걸 학교에서도 친구들사이에서도 알게 됩니다. 그 이후 다림질사 아들인 옴바르가, 열여섯 살의 안찰이, 찬드니와 무슬림 아이들인 카바르와 카디파가 사라집니다.

도시전설처럼 ‘멘탈이 살아 있을 땐‘ 넝마주의 아이들이 지금처럼 힘들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떠돌고 멘탈의 진짜 이름을 아는 아이들을 위해 죽어서 정령이 된 멘탈이 아이들에게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소문이 들려옵니다. 모든 어려운 상황에서 찾게 되는 작은 희망을 그렇게 빈민가의 사람들은, 열차길에 버려진 빈병을 줍는 아이들은 작은 불꽃으로 여기며 살고 있습니다.

IT강국인 인도, 높은 수준의 수학을 자랑하고, 인재들이 많다는 인도의 어두운 면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경찰은 빈민가에서 아이들이 사라져도 결코 수사를 할 의지가 없습니다. 귀찮아 하고 뇌물을 받고 때론 수습을 위해 다른 사람을 희생양으로 삼습니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관계처럼 무슬림과 힌두교라는 첨예한 종교 대립으로 전쟁직전의 긴장감이 늘 있는 생활과 지저분한 생활 환경에 스모그까지 가득한 인도를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을 통해 만났습니다. 인도의 낯선 모습과 아홉 살 소년의 눈으로 바라보는 어른들의 세상은 너무나도 먹먹하게 다가옵니다. 공부에는 관심이 없지만 탐정으로서는 기질을 발휘하는 자이의 탐험이야기 꼭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우린 너무 모르고 있습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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