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챗GPT, 질문이 돈이 되는 세상

챗GPT, 질문이 돈이 되는 세상 - 이미 시작된 AI의 미래와 생존 전략
전상훈.최서연 지음 / 미디어숲 / 2023년 5월

기술력이 빠르게 발전한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불과 얼마전까지 창의력이라는 인간의 고유 영역을 넘보는 AI기술은 조금 더 먼 미래의 일이라 여겼는데 어느날 눈떠보니 세상에는 이미 생성형 AI 챗GPT(GPT-3.5)가 나와있었습니다. 국내의 혼란한 정치판을 잠시 구경하고 있었을 뿐인데 한쪽에선 이미 챗GPT를 이용한 과제(숙제나 리포트 등등)가 이슈로 떠올랐다가 금지 되었다가 다시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 되고 눈깜짝 할 사이에 GPT4.0의 시대로 점프해 있습니다. 세상 참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중학생 아들을 두고 있는 저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지금 있는 직업들의 대부분이 AI에 의해 대체 된다고 하는데 내 아이가 다닐 직장이 없으면, 직업이 없으면 어떻게 하나 하고 말입니다. 직장 생활을 오래 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장의 내 문제가 아닌 아이의 미래를 걱정했는데 우리 삶에 훅 들어온 챗GPT로 인해 당장 나의 사회생활, 직장생활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기존엔 정보를 찾기위해 국내 포털사이트를 검색하거나 지식인의 도움을 받는 경우들이 대부분이었다면 이제 해외 정보에도 접근이 가능합니다. 단순한 구글번역이나 파파고 등을 이용한 번역이 아닌 제대로 된 질문에 대한 챗GPT의 논리성을 띤 답이 완벽한 논문 수준은 아니어도 그럴싸한 구성을 갖추고 있어 정보로서의 효용가치가 높기 때문입니다. 챗GPT에 대한 논란이 시작 되었는가 싶어 이제서야 기웃거리는데 이미 발빠른 유저들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그 사이 챗GPT는 의사 시험을 통과하고, 변호사 시험까지 통과하고 더 인간적인 영역까지 발전하고 있습니다.

기계에 의한 인류의 멸망을 다루는 영화들을 보며 두려움에 떤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기계가 어느 순간 모두 멈추는 것이 더 두렵습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일을 한다고 하지만 이제 단 1초도 오롯이 인간의 힘만으로 사는 것이 어렵습니다. 이미 생성형 AI를 경험한 이들은 과거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지금은 챗GPT와 상생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 첫단계가 ‘질문‘입니다. 네모난 창에 궁금한 것을 묻고 답을 듣는 차원을 넘어서 방대한 데이터를 가진 챗GPT에게 제대로 된 질문을 던져야만 원하는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예전과 같이 ‘치와와‘를 검색하면 빵 위에 건포도가 올라간 사진조차 ‘치와와‘라고 쏟아내는 그런 것이 아니라 궁금한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정답이 없다면 다른 방안은 없는지, 논란이 되고 있는 사항에 대해선 양쪽의 입장은 어떤 것이 있는지, 향후 어떤 쪽이 우세할지 등을 예측하도록 질문을 거듭하며 세계 여러 나라의 정보들을 활용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스마트폰에 버금가는 혁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챗GPT 질문이 돈이 되는 세상]은 바뀌고 있는 세상을 바로 알도록 쉽게 설명하는 동시에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 순간 놓치면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는 지금! 무엇을 준비하고 대비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 입니다. 달리는 챗GPT라는 말에 올라탄다고 해도 결코 쉽게 이득을 챙기며 사는 건 어렵습니다. 삶을 풍족하게 만드는 도구로, 그동안 시간이 걸려 포기하고 있던 우주 탐사를 향한 첫걸음으로, 조각조각나 그 가치를 부여받지 못했던 인류의 지성이 거대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미래를 위해 이미 시작된 챗GPT 시대에 동참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추천합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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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문장] 챗GPT, 질문이 돈이 되는 세상

[오늘의 한문장] 엄마와 연애할 때 (리커버 특별판)

[마이리뷰] 짝 없는 여자와 도시

짝 없는 여자와 도시 ㅣ 비비언 고닉 선집 2
비비언 고닉 지음, 박경선 옮김 / 글항아리 / 2023년 1월

뉴욕에서 나고 자라 활동한 비평가이자 저널리스트, 에세이스트인 비비언 고닉의 두번째 선집 [짝 없는 여자와 도시]는 1970년대 뉴욕이라는 도시에 살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아웃사이더인 동시에 애착이 느껴지는 관찰자로서의 작가 또는 칼럼을 쓰는 기자의 시선이 깊게 베어 있습니다.

첫 선집 [사나운 애착]을 통해 처음 비비언 고닉의 문체를 만났을 땐 당황했습니다. 최근에 만난 아니 에르노의 작품들 만큼이나 자신을 드러내는 글을 쓰는 고닉이 유대인, 이민자, 도시하층민으로 문을 열면 바로 다른 집이 보이는 공동주택 생활에서도 강인하게 살아온 어머니와의 치열한 다툼과 애착에 관해 서슴없이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아 당황했고, 소설 보다 더 소설 같은 그 시절의 이야기들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그려져 재밌으면서도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를 ‘짝 없는 여자‘라 밝힌 고닉의 두번째 선집에 대해 기대감을 품었습니다. 치열한 싸움 구경이라니, 두근두근 하는 심정으로. 하지만 이번에도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물론 여전히 ‘짝 없는 여자‘ 그대로 였으나 고닉은 나이가 들었고 두번의 결혼과 두번의 이혼을 경험했고 여전히 엉뚱한 매력의 소유자인 어머니가 불쑥 등장해 웃음을 주기도 하지만 이 도시, 뉴욕의 거리를 20년 지기 레너드와 일주일에 한 번씩은 레너드의 동네나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에서 만나 산책을 하고, 영화를 보고, 연극 또는 공연, 낭독회에도 가고 우정을 나누는 장면에 여성이라는 이유로의 차별, 소문으로 들리는 성정체성 때문에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소식에 대한 고닉의 견해, 실패한 사랑(결혼)에 대한 담담한 고백에 이어서 남편과 전우애가 생겨 헤어진 결말에 이르기까지 혼란과 진정상태가 오가다 사이사이에 등장하는 그 시절의 작가들, 작품들을 만나면 바로 페미니스트인 고닉으로, 저널리스트인 고닉으로, 비평가이자 독보적 회고록 집필의 대가 고닉을 만나게 됩니다.

오늘 신문에서 이런 글을 읽었습니다.
˝100권을 읽은 사람은 100개의 창으로 세상을 본다.˝ (유영만 교수의 독서론).
‘짝 없는 여자‘ 비비언 고닉과 그녀의 영리한 게이 친구 레너드가 뉴욕을 산책하며 만나는 사람들, 작가들, 소문들 덕분에 [짝 없는 여자와 도시]에서 100권의 책을, 100개의 창을 만났습니다. 아마도 저에게 선택권이 주어졌다면 결코 읽어 볼 생각조차 못했을 작품들과 작가들을 소개받은 기분이 생경스럽지만 또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선집의 초반에 이미 조지 기싱의 소설 [짝 없는 여자들]에 대한 차용 표현이 있었으나 [짝 없는 여자와 도시]를 다 읽고 나서야, 다시 맨 앞에 출연하고, 중간중간 등장하고, 마지막에도 크게 의미를 부여한 조지 기싱의 소설을 찾아 보게 됩니다. 비비언 고닉도 아직은 낯선 작가인데 그런 작가가 언급한 책속의 작가 조지 기싱에 대해 느끼는 이 흥미로움과 기대감이라니 참 신기한 연결고리 같습니다.

두서 없지만 그만큼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비비언 고닉의 다음 선집이 기다려집니다. 제목이 [끝나지 않은 일: 만성 재독서가의 노트]라니. 벌써 군침이 돌고 있습니다. 추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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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문장] 단단한 고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