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 언니. 그래서 말인데 난 증거를 찾았어. 지금 내 수중에 있는 건 아니지만.""그게 뭔데?"경자가 물었다. "봉투. 손목이 들어 있던 그 검은색 비닐봉투.""봉투? 그걸 ㄹ보고 스마일맨이 우리 아파트 사람인지 아닌지 추리를 했다고?" - P207
지숙은 뒤늦게 합류한 탓에 살짝 겉돌았다. 뇌를 거치지 않고 말을 내뱉는 것도 문제였다. 더 큰 문제는 자기 말이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상처가 되는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귀엽고 이브장한 얼굴로 독한 말을 서슴없이 했다. 천진하고, 해맑게, 그래서 밉살스러웠지만, 그렇기에 온전히 미워하기는 힘든 상대가 바로 노지숙이었다. - P31
다른 사람들은 서 있었는지 쓰러져 있었는지 모르겠다. 토비 그린은 발목 때문에 십중팔구 몸을 웅크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조용한 가운데 내 웃음소리가 울려퍼지던 것을 기억한다. - P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