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뒤 어느 밤, 윌리엄이 내게 말했다. "루시, 요리는 내가 할게.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지 마. 그냥 내가 하고 싶어서 그래.""기분 안 나빠." 내가 그를 안심시켰다. 나는 음식에 흥미가 있었던 적이 결코 없다. - P57
"커피는 쓰고 맛없는데 왜 마셔?""아빠도 처음 마실 때는 써서 좋아하지 않았는데, 자꾸 마시다 보니까 이 안에서도 좋은 맛이 있더라. 그리고 사람마다 좋아하는 게 달라. 아빠는 흰 우유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리사는 지금 흰 우유를 제일 좋아 하잖아." - P100
3월의 그날 아침에 내가 몰랐던 것은 이것이다. 나는 다시는 내 아파트를 보지 못하리란 사실을 몰랐다. 친구 한 명과 가족 한 명이 그 바이러스로 죽으리란 것도 몰랐다. 딸들과의 관계가 내가 결코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달라지리란 것도 몰랐다. 내 인생 전체가 뭔가 새로운 것이 되리라는 것도 몰랐다. - P22
역사에서 우연이라 회자되는 것들은 필연적으로 벌어질 일의 조건이 성숙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하나의 계기 같아요. - P43
그런데도 여전히 시인을 처음 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오히려 놀라울 지경이지만, 아무튼 저 말에 담긴 미묘한 뉘앙스가 때로 불편하게 느껴진다. 대체로 저 말 뒤에 따르는 말은 이런 것이기 때문이다."너무 젊으시네요. 시인은 교과서에만 봤는데!" - P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