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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
그래디 헨드릭스 지음, 강아름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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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아홉 살의 평범한 주부 퍼트리샤 캠벨은 일중독자이자 정신의학과장에 출사표를 준비 중인 남편 카터와 두 아이(코리, 블루 남매)를 키우고,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 미스 메리-감당할 수 있는 자식들이 없어 막내 아들인 카터가 함께 사는 것을 원해- 같이 살고 있습니다.

전직 간호사였던 퍼트리샤의 일상생활은 무난했고, 잘 관리 되는 동네 올드 빌리지로 이사와 적응하면서 고상한 북클럽 ‘마운트 플레전트 문학회‘에 가입하는 것이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에 좋은 기회를 제공하리라 기대를 했습니다. 북클럽을 주관하는 마저리는 그달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을 배정하고 적합한 사회자를 지명해 작품의 배경과 저자의 삶 등에 관한 이십 분짜리 발표로 모임을 시작하는 전통을 만들어 놓은 상태였고 이 달의 사회자가 예의 평범한 주부 퍼트리샤이며 선정 된 작품은 [울어라 사랑하는 조국이여]였습니다. 단지, 북클럽 모임이 있는 오늘까지 퍼트리샤에게 생긴 다양하고 엄청난 재난급 일들만 없었다면 퍼트리샤는 분명 그 책을 다 읽고 사회자가 되기에 충분했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책을 안읽은 상태에서 북클럽 모임은 시작 되었고 마저리가 원하던 사회자의 모습은 없었으며 퍼트리샤는 책을 1쪽도 읽지 못했다고 자백을 합니다. 북클럽 멤버들이 하나둘 집으로 돌아가는 와중에 키티 스크러그스가 다른 쿡클럽에 참여해보는 건 어떤지 의향을 묻습니다. 퍼트리샤의 호기심이 발동해서 어떤 책을 읽는지 질문하자 키티의 작은 숄더백에서 나온 책은 [사랑의 증거-교외에서의 격정과 죽음의 실화]라는 범죄실화소설로 호러소설 매니아인 퍼트리샤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습니다. 패미니스트인 메리엘런, 마저리의 북클럽 멤버였던 슬리크 페일리, 그레이스 캐버노까지 새로운 호러북클럽이 결성 되었고 시간은 흘러 1993년 5월, 퍼트리샤의 딸 코리가 열네 살이 되었습니다.

이상 행동을 보이는 앤 새비지 부인을 돌보기 위해 올드 빌리지에 나타난 제임스 해리스, 치매 증상이 깊어져 자신의 아빠를 죽인 ‘호이트 피컨스‘가 나타났다고 소리치는 시어머니 미스 메리, 더이상 감당이 안되어 치매노인을 돌봐주고 아이들 케어도 해 주는 그린 부인을 소개 받아 여전히 호러북클럽은 매달 소설들을 읽어갑니다. 그리고, 그린 부인이 사는 동네에 지난 5월부터 이상한 사건들이 발생 합니다. 남자아이 둘이 죽었고, 앤 새비지 부인의 집안 청소 등을 도와 주던 프래신은 실종되었으며 숲에서 백인 남자가 자신을 불렀다고 말하던 아이는 어느날 사라졌습니다. 퍼트리샤는 사건이 발생하는 시점에 동네에 등장한 제임스 해리스를 의심하지만 남편도, 심지어 아이들도 제임스를 굳게 믿고 있습니다.

호러북클럽으로 [내 곁의 이방인], [사이코] 등등 소설을 읽던 퍼트리샤가 과연 초대 받아 집으로 한 걸음 이미 들어와버린 존재와 어떤 싸움을 어떻게 하는지, 표지의 철철 넘쳐 흐르는 피는 과연 등장하는지, 등장한다면 누구의 것인지 궁금하다면 직접 읽어보길 권합니다. 다시 삼 년의 시간이 흐르고 퍼트리샤의 심적 의심은 여전하지만 이젠 모든 이들과 얽혀버린 동네의 이방인 제임스가 도대체 감추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살금살금 훔쳐볼 때가 되었습니다.

가끔, 인외의 존재가 자신에 관한 책이 나오면 호기심에 다가와 함께 읽는다고 합니다. 피철철...기대해도 좋습니다. 추억의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와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를 발견하며 재미있게 읽고, 아줌마의 무서움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호러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꼭 추천합니다.

*출판사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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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하지 않는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장편소설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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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소년이 온다] 출간 이후 꾼 꿈에서 시작된 한강 작가님의 [작별하지 않는다]는 그 시작이 꿈이었던 것 처럼 현실과 꿈이 동시에 존재하고, 삶과 죽음이 혼재 되어 있으며 때론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공간을 채우는 ‘눈‘과 검은 나무들이 이식 된 땅으로 다가옵니다.

표지에 보이는 흰벽은 처음엔 거대한 빙하로 보였고, 다시 보니 구름인가 싶었는데 작가님과 영상을 만드는 후배가 흰천의 양쪽 끝을 잡고 서서 허공인 듯한 공간을 뒤덮어 만든 벽이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아마도 저 흰색의 천이 없었다면 빈 공간으로 생각했을 그곳에 잔인하고 힘겨운 기억들이 존재했었다는 걸 눈앞에 펼쳐보인 것이 아닐까 상상을 하며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어갑니다.

이야기를 이끄는 이는 분명 경하입니다. 인선과는 대학을 졸업하는 해에 입사한 잡지사에서 프리랜서 사직작가로 소개 받아 처음 만났습니다. 삼 년동안 매달 함께 출장을 다녔고 퇴사한 이후 이십 년을 알고 지낸 동갑내기 친구 인선이 보내 온 문자에는
경하야.
라고 단출하게 떠있을 뿐입니다. 인선의 성격을 아는 만큼 다급한 사연이 있음을 직감하며
응. 무슨 일이야?
라고 답을 보낸 뒤 기다립니다. 그리고 ...지금 와줄 수 있어?라는 문자가 왔을 때 경하의 기억속 장면들이 부상을 합니다. 서울에 살지 않는 인선, 팔 년전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제주도로 내려간 이후 사 년 만에 여읜 후 여전히 그 집에서 혼자 머물렀던 그녀였기에 자주 왕래하던 사이는 간격이 생겼고 서로 얼굴을 본 것은 지난 해 가을이 마지막이었습니다. 경하가 인선에게 꿈속에서 본 벌판의 검은 나무들과 내리던 눈을 비집고 바다물이 밀려들어왔다고 이야기를 꺼내며 통나무들을 심고 먹을 입혀 눈이 내리는 모습을 영상에 담아보자는 말을 꺼냈을 때 인선은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았지만 아무도 쓰지 않는 버려진 땅이 있으니 그곳을 쓰면 되겠다고(47쪽) 했고 그 겨울에 하려던 작업은 여러 해를 거치며 흐릿해져가는 꿈처럼 사라진 줄 알았는데 인선은 통나무들을 작업하고 있었습니다. 홀로.

인선의 어머니가 들려 준 제주의 이야기, 온 마을이 친척이고 인척이던 시절이 무너져 겨우 살아남은 몇몇만이 아픔을 가슴에 묻고 살아냈는지, 열일곱 살먹은 언니가 어른인 줄 알고 그 소맷자락에 눈을 뜨지도 감지도 못하고 그 팔에 매달려 걸었다는 열세 살 아이였던 시절의 어머니와 건너마을 외삼촌이 숨어지내다 수감 되고 이송 되고 세상에서 사라진 이야기, 인선의 아버지가 그해 열아홉 살의 나이에 여동생 셋, 남동생 하나를 지키려 했으나 지키지 못한 이야기가 시멘트에 막힌 긴 광구에 켜켜이 쌓여있다가 세상에 드러난 참혹했던 흔적들이 작별하지 못한 기억들과 만납니다.

손을 다쳐 입원한 인선의 나지막한 부탁으로 제주도 한라산 너머 중산간 마을 옛집에 홀로 남은 앵무새 아마를 살리기 위한 여정이 시작 되었습니다. 폭설로 결항 되기 전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산길에 막히기 전 마지막 버스를 타고 인선의 집에 도착한 경하에게 찾아온 삶과 죽음의 그림자, 빛과 어둠, 눈송이들 사이사이를 차지하고 있는 공간들이 타들어가는 죽처럼 스며들어 비극과 아픔이 바다에 모두 삼켜지기 전에 글이 되고 문장이 되고 영상이 되어 세상 밖으로 날아오릅니다.

[작별하지 않는다]의 마지막 문장 ‘심장처럼.고동치는 꽃봉오리처럼.세상에서 가장 작은 새가 날개를 퍼덕인 것처럼.‘

다 읽고도 작별할 수 없어 제목만 쓰다듬어 봅니다. 녹아 사라지기 전에.

#작별하지않는다 #한강 #장편소설 #문학동네 #완독챌린지 #독파
#책추천 #책스타그램 #제주43 #한강_눈3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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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소년
레이먼드 조 지음 / 엘릭시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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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암 고등학교 1학년 3반 장민준, 소년은 이 년이 지난 지금 밤에도 쉬지 않는 도시에서 제2막이 펼쳐지는 노을 뒤의 세계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토바이를 볼 때마다 형이 생각난다고 말하는 소년, 지난 겨울 형과 바이크를 타고 해안도로를 달렸던 시간을 추억하는 소년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영상 및 문화 콘텐츠 작가 겸 디렉터로 활동하는 레이먼드 조의 스토리 작가로서의 첫 소설 [마지막 소년]은 글자를 통해 영상을 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발휘하며 이른바 뒷세계, 지하 세계, 또는 암흑 세계에 기생해 사는 이들 속에 폭력적이지만 기준을 가진 순수한 소년의 마지막 변신의 과정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엄마의 남자 친구들을 때렸다는 말에 충격을 받기도 전에 엄마와 사귀었던 남자들의 쓰레기 같은 행동들이 나열 되고 결국 열일곱 살이 되던 해에 엄마의 가출이 잦아지면서, 빚을 받기 위해 찾아오는 이들과 자신에게 그럴 능력도 의무도 없다고 당당히 말하는 소년이 비참한 엄마의 죽음에 이성을 잃고 직접 젊은 보스를 찾아가 따졌으나 되돌아오는 것은 세상 무서운지 모르고 사는 약점 많은 사람 취급이었습니다. 젊은 보스는 ‘형 ‘이 되었고 짝수날과 홀수날에 각기 다른 사업장을 돌아가며 점검하는 팀장 자리에 앉게 된 소년은 여전히 스무 살이 안된 미성년자로 ‘바람‘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인과는 다른 우주선 위의 그들만의 세상에 사는 이들의 지상 유희의 장소 ‘더블린‘과 나이는 어리지만 타고난 신체능력으로 팀장 자리를 꿰찬 민준, 그리고 민준이 좋아하게 된 누나 ‘이영선‘, 영선의 죽음과 함께 사라진 형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한 소년의 마지막 질주는 때론 냉혹하고, 때론 순수하며 숨겨진 비밀과 나름의 반전이 피가 난무하는 결투 장면 뒤에 숨어 있습니다. 예리한 통찰력은 여러 순간에 민준의 목숨을 구해주고 추한 그들만의 세상을 밖으로 드러내는 역활을 합니다.

[마지막 소년]의 반전은 마담이라 불리는 남자와 강남 경찰서 형사과 강력팀 우선우 경장이 여자라는 점, 다들 사람의 목숨보다 권력과 돈과 지위를 위해 눈 감고 입을 봉한 어른들의 세상이 또한 허상에 지나지 않음을 알게 되는 점 입니다. 실제 뉴스에서 본 것만 같은 사건들이 등장하고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고 폭력으로 해결하려다 안되면 더큰 폭력을 끌어들여 서로를 죽이려 드는 세상 한 복판에 던져진 기분으로 소설에 빠져 있다가도 민준의 말투와 초월한 듯한 말들 사이에서 오는 간극이 신선하다 싶어져 웃고 있노라면 민준이 애용하는 무기인 쇠줄칼 ‘죠스‘가 순간 공격을 해오는 것 같습니다.

한 편의 누아르 영화를 본 것 같은 책 [마지막 소년]에 나오는 말을 옮겨 적어 봅니다.
˝누가 죽였냐고?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지 못한 사람이지!˝(49쪽)

*출판사 제공 도서
#마지막소년 #레이먼드조 #장편소설 #엘릭시르
#책추천 #책스타그램 #미스터리대상수상 #하드보일드_성장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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