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밖에 살 수 없다면 인문고전을 읽어라
김부건 지음 / 밀리언서재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십대 초반만 해도 누군가 [단 한 번밖에 살 수 없다면 인문고전을 읽어라]라는 제목의 책을 읽어보라며 권했다면 가볍게 웃으며 사양했을텐데 내일이면 반백의 나이에 접어드니 인문고전에서 골라 놓은 문장들이 새롭고 절실합니다. 이천년 전에 쓰여진 책, 천년 전에 또는 백년 전에 쓰여진 고전을 읽는다고 당장 눈앞의 문제들이 해결 될리는 없지만 속는다는 심정으로 한장한장 읽어나갑니다.

‘어제와 오늘이 별반 다르지 않게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모습이 어쩌면 우물 안 개구리와 같을지도 모릅니다. 어떠한 노력이나 시도를 해보지 않고 미리 자신의 한계를 긋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습니다. 진정 자신이 좋아하는 일, 진짜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무조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와 도전 정신이 필요합니다.‘(92쪽)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말은....하기엔 쉽지만 실천하기 얼마나 어려운지 아십니까??? 정말 반박하고 싶은 문장인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또 틀린 말은 아니라 책에 쓰여 있는 데로 ‘현재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면 우물 안 개구리와도 같은 삶은 아닌지 반성‘해 봅니다. 그리고 성공한 사람에겐 있고 저 자신에겐 없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건 기회였고, 시간이었으며, 용기였습니다. 지금의 자리가 편하면 사람은 누구나 안주하고 싶어합니다. 변화에 거부감을 들어내고 머물러 있으면서 앉은 자리에서 콩고물을 얻기를 바라게 됩니다.

‘제때에 맞춰 강을 건너가지 않으면 배에 실린 물건은 부패하고 말 것이다. -불제 취궐재 弗濟 臭厥載 [서경 - 반경 상] ‘(108쪽)

돈이 돌아야 돈의 역할을 다 하듯이, 사람의 시간도 돌아야 돈이 되든 성공이 되든 이뤄집니다. 저절로 생겨나는 것은 없습니다.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라는 티벳 속담(172쪽)이 있습니다. 한 발을 내딛는 것이 얼마나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수십년 동안 내 안에 고집처럼 쌓여 온 생각의 벽을 무너뜨리는 것도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잘못을 알고도 고치지 않는 것이 진짜 잘못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삶이 여러번 반복 된다면 자신의 잘못을 고치지 않고 여러번 실패를 거듭해보고 때론 고쳐도 보고 하겠지만 사람에겐 ‘단 한 번의 삶‘이 주어지고, 고리타분하다 여겨졌던 인문고전의 문장들이 오랜 세월을 뚫고 여전히 사람들에게 회자 되는 이유는 과학으로 세상이 아무리 발전해도 근본은 바뀌지 않기 때문입니다.

[단 한 번밖에 살 수 없다면 인문고전을 읽어라], 그야말로 한 번뿐인 인생을 위한 알짜 지침서 입니다. 삐딱하게 읽어도 반성하게 되고, 투덜 거리며 세상을 탓하다 읽어도 길은 있다는 희망을 발견하게 됩니다. 즐거운 일을 찾으시길, 행복한 일들을 만들어 나가시길, 인문고전에서 길을 발견하시길 바라며 추천합니다. 위로는 초고령 사회를 떠받들고 아래로는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절벽에 놓여있는 가장 힘든 우리 자신을 위해 긴 수명 만큼 유연한 삶의 다양한 가능성에 도전하시길 바래봅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단한번밖에살수없다면인문고전을읽어라 #김부건 #밀리언서재
#책추천 #책스타그램 #인문고전 #현대인을위한_인문고전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푸른 숨 특서 청소년문학 31
오미경 지음 / 특별한서재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다에서 숨을 참으며 생을 건져내는 해녀.
공부를 한 아방은 육지로 나가고 어멍 없이 줄줄이 딸린 동생들을 위해 상군인 할망 따라 숨을 참고 또 참아 내며 아기 상군 소리를 듣는 아직은 어린 영등의 이야기 한번 들어봐 주세요.

영등은 동갑인 연화나 춘자처럼 여자 이름 같지 않은 자신의 이름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할망이 들려준 영등 할망 이야기를 듣고 바다에서 돌고래를 타고 놀면서 위험에 닥친 어부들을 구해주는 씩씩하고 용감한 소녀, ‘영등‘과 같은 이름을 쓰는 자신 또한 남을 돕고 바람의 신이라 불리는 영등 할망과 대상군인 할망의 뒤를 이어 제주도 해녀의 길을 걷습니다. 하지만 든든한 할망이 물숨을 먹고, 일본이 삼천리 금수강산을 차지하듯 바다마저 저들 것이 된지 어느덧 열여섯 해가 되어가는 지금, 영등이 살고 있는 하도리의 바다는 시국에 아랑곳없이 평화롭기 그지없었으나 멀리 떨어진 모슬포에선 흉흉한 소문이 바람을 타고 넘어옵니다. 일본이 남의 나라 땅을 빼앗아 전쟁 기지를 만드는 것도 복장터지는데 해녀들을 위해 만들어진 해녀조합이 해녀들의 목숨값인 해산물 값을 처참한 수준으로 깎아내리고, 남은 대금에서 온갖 이유와 회비 명목으로 갈취를 하니 힘들게 일해도 영등을 비롯한 해녀들에겐 늘 먹고 사는 고단함이 눌러붙어 있습니다.

오미경 작가님의 [푸른 숨]은 제주 해녀에 대한 또다른 세상을 보여줍니다. 다큐멘터리에 등장하거나 여행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해녀들의 모습도 있지만 1920년대와 30년대의 제주 바다에서 삶을 이끌어 가던 열세 살, 열네 살의 소녀가 늦게라도 글자를 깨우쳐야만 했던 이야기, 독립과 권리에 대해 소신을 갖게 된 이야기, 우리는 즐거움으로 관광상품으로 둘러보는 바다에서 목숨을 잃는 해녀들의 이야기를 통해 바람과 태풍과 온갖 시련에도 굳은 의지를 꺾지 않은 이들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가장 두려운 존재가 신념을 꺾은 자기 자신이라는 말의 의미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육지와는 다른 환경에서 바다를 어머니로,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해녀 영등의 이야기를 많은 분들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과거를 잊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고통의 시간을 잊고 더 나은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강탈한 국토와 사람들에 대한 어떤 사과도 없이 과거사를 잊어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과연 이 책 [푸른 숨]을 읽고도 그런 말들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해 집니다. 어머니와 할머니를 잃은 바다, 상어에 목숨을 잃은 동무가 잠든 바다, 독립을 위해 긴 고초를 겪다 한줌의 재로 돌아온 선생님이 뿌려진 바다에 다시 숨을 참고 뛰어들 수 밖에 없는 이들의 이야기를 읽고도 그때와 지금을 나누어 과거와 미래라고 말 할 수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오히려 지금이 우리가 몰랐던, 잊혀지고 있던 제주의 만 팔천여 명의 신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고단한 삶에도 용기 내 자신들의 몫을 요구한 해녀들의 역사를 배워야 할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바람 불어 차가운 2월에 이 책 [푸른 숨]을 꼭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푸른숨 #오미경 #장편소설 #특별한서재 #일제강점기 #해녀
#제주도 #역사소설 #영등할망 #책추천 #책스타그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