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크린 언 발을 녹여주며
돌담처럼 우두커니
빗물에 불던 너의 신발 - 서귀포 돌담 중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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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짙게 안개가 낀 새벽, 이 도시의 유령들은 무엇을 할까.
숨죽여 기다렸던 안개 속으로 소리 없이 걸어나와 산책을 할까. <흰> - P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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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혼자 아기를 낳았다. 혼자 탯줄을 잘랐다. 피 묻은 조그만 몸에다 방금 만든 배내옷을 입혔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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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매달려 야윌 대로 야윈
가까스로의 겨울 감

눈동자가 또랑한
까만 까치 한 마리가 곁에 앉자

욌구나, 날 위해!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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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곳, 매일 여닫는 문, 빌어먹을 내 삶을 아끼지 않아. 이를 악문 그 숫자들이 나를 쏘아보고 있었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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