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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1 -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다 ㅣ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1
천위안 지음, 이정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11월
평점 :
도원결의를 맺는 모습의 세 사람으로 기억되는 소설 [삼국지]에선 조조는 유비, 관우, 장비의 적이며, 간사한 인물로 멸망한 한 왕조의 마지막 승상 자리에 앉아 어린 헌제를 핍박하다 나중엔 자신이 스스로 나라를 세우는 인물로 나왔기에 실제 역사속의 조조에 대해서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단을 했습니다.
그러다 어느 시점부터 ‘조조‘를 중심으로 한 ‘조조의 리더십‘ 등에 관한 책이 나오면서 난세의 간웅으로만 인식하고 있던 인물이 혼란스러운 그 시대를 평정한 진정한 영웅이 아니었나 되돌아보게 되었고 이제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를 통해 현대 심리학 기반의 분석작업으로 ‘삼국지‘속 인물들을 재평가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읽다가 시대를 꿰뚫는 제목들을 만날 때면 그저 놀라울 뿐입니다.
- 맹목적인 모방은 덫에 걸리는 꼴이다 (155쪽)
- 잘못을 덮으려고 속죄양을 찾지 마라 (162쪽)
- 설득하고 싶거든 직접적으로 말하지 마라 (200쪽)
- 갈림길에 섰다면 조언 구하기를 즐겨라 (272쪽)
후한 말기의 난세는 분열인 동시에 새로운 왕조(국가)의 등장을 위한 초석입니다. 난세의 간웅 조조에겐 살아남아 강한 자가 되기까지 비상하리만큼의 기술들이 존재했습니다. 위기를 감지하고 임기웅변일지라도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언변이 뛰어났으며 헌제의 황명을 거짓으로 꾸며 자신의 위치를 견고히 하는 행동에 있어서도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동탁을 죽이려다 들킨 조조가 꺼내들었던 칼을 동탁에게 받치는 보검이라며 위기를 모면하고, 여포가 자랑하러 골라온 말을 보자 ˝그럼 가서 한번 타보겠습니다.˝ 하고는 다혈질의 동탁과 여포를 뒤에 남긴채 도망을 치게 됩니다. 조조를 믿었던 동탁은 자신이 조조를 신뢰하고 있기에 자신의 등을 맡겼는데 조조는 기회가 되었다면 동탁을 죽이려 했음을 드러나는 장면입니다. ‘도둑이 제 발 저리다‘라는 말처럼 조조의 마음에 동탁에 대한 배신이 있었기에 가족까지도 버리고 도망침으로써 ‘투명도착각 Illusion of transparency‘ 작용이 발휘되어 스스로 ‘도둑‘임을 자처하게 된 것입니다. 만약 조조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면 동탁은 끝까지 조조를 믿었을 것입니다. 어디까지나 만약에.
자신의 착각으로 쫓기는 신세가 된 조조는 도움을 주려했던 여백사의 집에서마저도 강한 자기방어 기재가 발동하여 착각과 오해로 말미암아 여백사의 가족들은 물론 아버지의 친구인 여백사까지도 죽이는 만행을 저지릅니다. 조조의 이런 초창기 행보를 보면 그가 과연 살아남아 새 왕조를 열었다는 것이 불가사의해 보입니다만, 그 비밀의 열쇠는 ‘심리면역력 psychological immunity‘에 있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좌절을 겪습니다. 한 번 넘어졌다고 해서 두 번 다시 일어서지 못한다면 인생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조조에겐 이렇듯 좌절되고 원수를 갚으려던 의도가 물거품이 되는 순간에도 살아남아 자신의 뜻을 이루겠다는 높은 심리적 면역력이 있어 살아남았고, 살아남았기에 강한 자로 위세를 떨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속은 좁더라도 자신의 잘못에 대해 약한자를 앞세워 방패로 삼는 것이 아니었기에 따르는 자들이 있었고, 적으로 만났던 인재들-관우 등-에 대해서 최대한의 예의를 갖추었기에 추후 황제로 추대되는 인물이 될 수 있었습니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난세의 영웅을 기다리는 마음이 굴뚝같은 지금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를 통해 눈앞의 문제에 현혹되어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보며 심리학 작용들을 발견하는 즐거움 또한 누릴 수 있어 유익하고 재밌었습니다. 인간의 심리만큼 복잡한 것은 없습니다. 전에는 일방통행으로 누군가 이미 깔아놓은 길로 목적지에 다다랐다면 이번엔 전혀 다른 도구를 이용해 새로운 길을 연 기분입니다. 심리학 용어들이 다소 어려웠으나 우리의 일상과 정치가, 심리학이 결코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습니다. 2천 년간 필독서의 자리를 기켜온 ‘삼국지‘ 만큼 이 책 또한 읽어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추천합니다. 곧 이어 출간 될 2권도 기대됩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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