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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류 속의 섬들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이동훈 옮김 / 고유명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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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으로만 알고 있던 [노인과 바다]를 지난해 드디어 읽었습니다. 읽고 나서 왜 그책을 읽는 것을 두려워했나 싶어졌고 그 덕분에 [해류 속의 섬들]에 무모한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노인과 바다에 이은 헤밍웨이 바다 3부작 마지막 소설‘이라는데, ‘국내 최초 완결판‘이라는데 옳거니! 하고 손을 번쩍 들었습니다. 내가 읽어보겠노라!고.

유명한 화가인 토머스 허드슨은 바하마 섬인 비미니에서 술과 고양이들과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세 번의 허리케인도 이겨낼 정도로 단단히 지은 언덕 위의 집에서 코코넛 야자수 그늘이 드리워진 문을 열고 나와 조금만 걸어도 푸른 바다와 하얀 모레, 바닷속을 헤엄쳐 다니는 큰 물고기들의 어른거리는 그림자를 볼 수 있었고 낮에는 수영을 즐기고 밤에는 상어들에 사냥당하는 물고기들이 물을 튀기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해 겨울이 가고 봄도 거의 다 지날 무렵, 토머스 허드슨의 아들들이 섬에 왔습니다. 장남 톰, 둘째 데이비드, 막내 앤드루까지. 이 섬에서 5주를 보내고 톰은 프랑스 남부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자신의 어머니에게로, 데이비드와 앤드루 역시 파리에서 자신들을 기다리는 어머니에게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파리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톰은 그때도 유명한 화가였던 아버지 덕분에 수 많은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자부심과 함께 영특했고, 둘째 데이비드는 볼때마다 수달이 생각나는 머리털을 가지고 있으면서 운동과는 거리가 먼 토론가였고 다정하고 정의로운 성품을 지닌 소년이었으며, 막내는 가장 토머스 자신을 닮았다 여겨지는 소년으로 소형 전투함 같은 장난꾸러기에 조숙하고 뛰어난 운동선수이자 악의적인 한편 선의를 지닌 그런 아이(61쪽) 입니다.

매일 바다에 나가고 배를 타고 수영과 낚시를 하며 일 년에 5주를 제외한 나머지 시간동안 떨어져 지내며 서먹서먹했던 사이가 친밀해 질 때 즈음이면 이별을 하기를 반복하는 토머스 허드슨과 세 아들들의 일상적이거나 비일상적인 나날들에 대한 묘사가 마치 글로 그려진 풍경화 같습니다. 특별한 사건이라고 해야 정오의 뜨거운 햇살 아래 데이비드의 낚시대에 걸려든 거대한 물고기와 6시간 반이 넘는 사투를 벌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데이비드의 손에는 물집이 잡히고 맨발로 버티던 발은 온통 피투성이가 되었으나 마지막 순간에 물고기는 용솟음 치듯 물 밖으로 튀어올랐다가 그 위용을 드러내고는 결국 바닷속으로 사라졌던 일이 전부입니다. 둘째 아들의 또다른 면을 발견한 토머스와 곁에서 이들의 모습을 구경하고 도와주려 했던 어른들, 물고기를 놓치기는 했지만 내심 자랑스러워 하는 데이비드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펼쳐졌습니다. 즐거움의 시간이 끝나고 헤어짐의 이별 이후 드리운 어둠이 낮의 바다와 밤의 바다처럼 느껴졌습니다.

아이들과의 추억, 환호가 빛나던 날들, 토머스의 그림에 생생히 새겨진 그날의 바다, 그러나 헤밍웨이의 삶이 그러했듯 비극적인 소식이 전해지고, 또 다른 비보까지 겹쳐지며 그는 홀로 쿠바의 아바나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행복한 추억들로 가득한 기억과는 다르게 세상은 전쟁 중이었고 헤밍웨이가 남긴 마지막 하드보일드 소설은 그의 마지막을 예견하듯 끝이 납니다. 막연하게 구름에 가려져 그 끝을 알 수 없던 헤밍웨이라는 거대한 산을 직접 입구에라도 가본 느낌입니다. 기쁨도 슬픔도 글로 적혀있지는 않지만 간결하고 단단한 글에서 절제된 아픔을 대면하는 것, [해류 속의 섬들]을 통해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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