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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잔상들
장혜령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2월
평점 :
아주 오랜동안 누군가의 심연에 쌓여 있던 글들은 묵혀둔 시간만큼 무겁고 젊음 만큼이나 가볍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생기넘침이 있습니다. 시인으로 등단하여 첫 책으로 십 년 넘게 적재 되어 왔던 사랑에 관한 글들을 모아 [사랑의 잔상들]이라는 산문집을 내고, 산문과 시, 어느 경계선에서 소설 [진주]를 쏟아내고, 시집으로 남들과는 방향성 조차 차별화한 작가의 그 첫 산문집을 오늘 다 읽었습니다.
사랑이라 쓰여 있지만 기억으로 읽히는 잔상들, 나도 저기 있었던 것 같은데 나는 왜 이런 기억을 남기지 못했나 아쉬워하며 찬찬히 장혜령 작가님의 기억속을 따라가 봅니다. 읽었던 책들에서의 문장들, 보고 즐겼던 영화에 관한 글들, 사라진 그림들을 통해 들려주는 사랑, 그저 평범한 출퇴근 길이더라도 한강을 건너는 전철에서 창 밖으로 시선을 옮기면 딴 세계로도 갈 수 있는 사람, 먼 타국의 거리를 배회하고, 히치하이킹을 시도하고, 낯선이를 태워 준 그 여인의 이야기를 들어줄 주 아는 사람, 오래 된 기억들은 마음에 무덤이 되어 자리를 차지 하고, 사람이 죽는 것은 어쩌면 더이상 무덤이 만들어질 자리가 없어서 일지도...라며 내 안에 무덤이 더 생길 수 있는 자리가 있나를 살펴보게 만드는 장혜령 작가님 덕분에 속좁은 사람이 왜 단명하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원근법의 시각은 사랑을 표현하는 데는 어울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사랑하는 사람은 거리의 위상을 무너뜨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무엇이 가깝고 먼지 알지 못한다. 그는 다만 어린아이처럼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크게 볼 수 있을 뿐이다.‘ (133쪽)
책의 초입을 헤매고 있을 때 작가와의 북토크가 있어서 힌트를 얻어가며 읽은 덕분에 징검다리 건너듯 [사랑의 잔상들]을 만났습니다. 어두워서 사방이 분간이 안 될때 올려다본 밤하늘의 별자리처럼 에필로그에 추가 된 이야기들이 반짝거려 좋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론 [희랍어 시간]의 한강 작가님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도 분명 좋아할 것 같습니다. 제가 그렇습니다. 직설적 표현으로 보이고 읽히는데 그 안에 다른 것이 실려 있는 느낌이라 저는 제가 좋은 방향으로 읽으며 즐겨봅니다.
겨울의 잔상들이 남은 지금, 장혜령 시인의 산문집 [사랑의 잔상들]을 권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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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포스터(도서출판 어떤책) : 오성윤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