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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와 광기에 관한 사전 - 99가지 강박으로 보는 인간 내면의 풍경
케이트 서머스케일 지음, 김민수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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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가지 강박으로 보는 인간 내면의 풍경‘이라니 누구나 한두 가지 강박은 당연히 있겠지 하면서 남의 집 불구경 하듯 [공포와 광기에 관한 사전]을 읽기 시작했는데, 왜? 조금씩은 다 제 얘기 같고 막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극단적인 몇몇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말 나오는 강박, 공포증, xx광, xx병 마다 혹시...나도? 하는 마음에 가슴 졸이며 읽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1부 제일 처음 나오는 증상은 ‘개공포증‘ 입니다. 학교에 가기 전엔 그야말로 농사지으시는 부모님과 함께 시골에서 자랐습니다. 그 시절엔 집집마다 누렁이 한 마리씩은 다 키웠는데 늘 목줄이 잘 묶여 있었던터라 평상시와 같이 개 옆을 지나가는데 그날따라 화가 난 누렁이가 제 등에 올라타! 물어버렸습니다. 대여섯 살때 였던 것 같은데 희미하게 떠오르는 기억은 개에게 물려서 아팠던 것 보다 동네분들이 몰려와 저를 문 개의 꼬리털을 잘라다 태워서 등에 발라줬던 것 입니다. 그 매캐한 머리카락 타는 냄새와 소주 냄새와 된장 냄새까지도. 어릴적 이런 기억이 있으면 성인이 되어서도 개를 무서워하게 되고 그 공포감이 심각한 경우엔 실제로 개가 보이거나 존재하지 않더라도 개를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일상적인 생활이 어렵다는 걸 이제야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전 아마도 냄새에 대한 기억이 더 강렬해서 개공포증은 없이 살아왔나 봅니다. 살아 있는 것들, 거미, 고양이, 곤충, 동물, 말, 며칠 전에 서울 한복판 놀이터에서 어린아이의 신고 전화로 잡혔다는 뱀을 비롯해 공원에 무법자인 비둘기 같은 조류와 축축한 피부를 자랑하는 양서류, 진드기와 쥐 등등 공포증을 불러일으키는 존재들을 확인하고 그 공포증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쓰였다는 황당한 실험들과 현재까지 사용 되는 적응 훈련들 이야기까지 읽다보니 자꾸만 제가 가지고 있던 증상들(?)이 튀어 나와 또다른 공포를 느껴야만 했습니다. 2부에서는 손발톱뜯기강박증이, 3부에서는 인형공포증이, 4부에선 휴대전화부재공포증 등등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인식하지도 못했던 여러 증상들을 일상으로 여기며 살고 있었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특히 6부에 등장하는 ‘서적수집광‘편을 읽으며 책에 나온 사례보다 내가 더 심각한 것 같은 느낌적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진짜 병적일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좀 심각해져가고 있는 제 상태를 돌아보며 ‘정리를 좀 하면서 살아야 겠다‘하고 결심도 해봅니다.

시대에 따라 공포와 광기는 거대한 부를 이루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병으로 인정을 받아 법정에서 정상 참작이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증상발현자들은 치료를 가장한 신체적ㆍ정신적 학대 또는 사회적 배척과 죽음에 이르기까지 고통을 받아야 했고, 이로인해 자신의 공포와 광기를 감추는데 급급한 삶을 살거나 평생 이해받지 못하고 외롭게 살아야 했습니다. 전쟁 등으로 사회가 불안해 지면 이로인한 부담감에 집단 히스테릭이 발병하여 기절, 구토, 호흡곤란 등 다양한 증상들이 전염병처럼 번질 수 있다는 것도, 말은 안 하지만 우리 주변에 열 명 중 두세 명은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것도, 숫자 4와 13에 대한 공포증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이전까지는 경험해 보지 못한 진짜 [공포와 광기에 관한 사전]을 들춰보며 이렇게 다른 면이 있었구나, 내가 느끼는 불안과 허전함 만큼이나 다른 사람들은 다른 것에서 공포와 심각한 고통을 받을 수 있구나하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타인에 대한 다양한 각도의 이해와 이전에는 몰랐던 문학작품 속 인물들의 ‘공포와 광기‘의 행동들이 보여지는 이유 이외에도 여러 가지 상호 작동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생각해 보는 즐거운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추천합니다. 책에 소개 된 강박증상들이 등장하는 문학작품들을 찾아 읽다보면 전에는 미처 몰랐던 세상의 이면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오히려 공포로 느꼈던 것들이 충분히 극복가능한 일이라는 걸 배울 수도 있습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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