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영업자입니다
이인애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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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정말 몰랐습니다. 사죄부터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자영업자입니다]를 읽기 전까지 정말 몰랐습니다. ‘오늘을 버티는 사람들, 코로나 시대 한국 자영업자의 매일매일을 그려낸 하이퍼리얼리즘 소설!‘이라는 문장을 표지에서 봤으나 외면했습니다. 29년째 같은 직장에서 유리지갑 월급쟁이 회사원으로 살았기에 자영업 하시는 분들의 상황을 몰랐고 솔직히 알고 싶다는 생각이 안들었습니다. 사업을 할 만큼의 용기도 없었고, 자금도 없었기에 ‘나‘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했고 소비자 입장에선 그래도 ‘사장님‘ 아닌가 싶은 마음에 그림의 떡을 바라보는 심정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이퍼리얼리즘 소설‘, 아주 작고 작은 부분을 제외하면 사실과 동일한 진짜 리얼한 소설이라는 단어에 이끌러 [안녕하세요, 자영업자입니다]를 펼쳤을 땐 놀랐습니다. 실제로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발생하기 직전에 같이 일하던 직원이 서핑을 배우고 싶다며 해외로 가겠다며 퇴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소설의 첫장에 똑같은 이유로 신입직원이 퇴사를 했고 주인공 ‘대한‘이 퇴사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하니 순간 작가님이 혹시라도 실제로 우리 회사에서 퇴사한 그 직원과 아는 사이인가 싶어 식겁을 했습니다. 대한은 퇴직금 5000만 원가량과 함께 일을 했던 팀장이 힘써준 덕분에 실업급여까지 받으며 태어나서 처음으로 만져본 큰돈에 책에 표현된 문장처럼 ‘미친놈도 아니고 ‘없으면 만들까?‘ 하는 생각‘(17쪽)이 불현듯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 동네에 스터디 카페를 개업하고 ‘자영업자‘가 되었습니다.

스터디 카페를 위한 시장조사와 부동산을 알아보는 시점부터 불안불안 했는데 다행히 완전한 호구는 아니어서 한시름 놓을까 싶을 때 여지없이 등장하는 무지의 목소리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너무 쉽게 시작했고 너무도 몰랐던 자영업자가 되는 길을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으며 시작은 했고 소설을 읽는 독자인 저 역시 쉽게만 봤던 ‘자영업‘이라는 세계가 사실은 무시무시한 칼날 위에 선 것 같은 위치임을 배웠습니다. 독서실과 스터디 카페가 사업자 등록 방법부터 전혀 다른 비자유업종과 자유업종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고, 인테리어 공사 기간 중에는 대부분의 건물주는 임차료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퇴직금 이외에 대출까지 받아 시작한 스터디 카페가 경쟁자 없이 승승장구 할 땐 대박이었으나 한달 미뤄진 수능도 끝나고 수도권 거리두기의 영향과 방학으로 수익이 반토막 나면서 대한은 급기야 마음의 병을 얻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자영업자입니다]는 코로나19로 3년 동안 이전에는 겪어보지 못한 힘든 시간을 보낸 자영업자분들의 애환을 전혀 모르는 이들 조차 이해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역할과 함께 섣부른 퇴사와 창업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지 본보기를 나타내는 소설입니다. 2020년 봄에만 해도 더운 여름엔 이 사태가 모두 끝날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가을, 겨울, 그리고 2021년에도, 2022년 현재에도 여전히 코로나19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더 무서운 것이 밀려 온다는 말들은 계속 들려오고 소비자 물가는 치솟고 이제 참을 만큼 참았다는 소리들도 들려옵니다. 그래서 더욱 서로 모르기에 이해 할 수 없었던 소비자와 자영업자 간의 장벽이 이 책을 통해 하나의 소통의 통로가 놓였기를 바래봅니다. 이인애 작가님이 힘든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계신 자영업자분들, 그리고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아낸 모든 분들을 응원하셨듯 저 역시 응원과 추천의 글을 남깁니다. 지금이라도 ‘자영업‘을 쉽게 생각하고 계신 분들은 꼭 이 책 [안녕하세요, 자영업자입니다]를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그나저나 서핑 배우러 해외로 가겠다며 퇴사한 그 직원은 어떻게 되었나 궁금합니다. 관광객이 없어 오롯하게 서핑을 즐기고 있을지,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와 자영업자가 되었을지 정말 궁금합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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