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를 본받아 (리커버 양장 에디션) - 라틴어 원전 완역판
토마스 아 켐피스 지음, 박문재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인 '토마스 아 켐피스'는 14세기 독일에서 태어나 네덜란드로 건너가서 공동생활형제단이라는 수도단체의 일원이 된다. 본서는 수도사들의 경건을 진작시키기 위한 목적이 강하지만 하나님을 믿고 그리스도를 추구하는 모든 신자들에게 있어서 영적 반향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기능 또한 가진다. 각 장마다 독자로 하여금 그리스도를 본받기 위한 우리 마음의 태도와 삶의 자세에 대해 성경에 기초한 깊은 묵상으로 인도하는 본서의 내용은 고전으로서의 깊이감이 느껴진다.

본서는 CH북스를 통해서 이미 접한 적이 있는 저작이었지만 이번에 산뜻한 양장 리커버 에디션으로 재출판 된 것을 보면서 고전이라는 무거운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현대의 젊은 그리스도인들에게 더욱 더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한 출판사의 기획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존 번연의 <천로역정>과 더불어 기독교 3대 고전이라는 타이틀이 따라다니는 본서 역시 고전으로서의 중후함과 묵직함은 그대로 간직하며 리커버 에디션을 통해 더 넓은 독자층에게 다가가려는 출판사의 노력의 결과물이다.

책은 총 크게 4권으로 영적 삶의 유익한 권면들과 내적인 삶의 권면들, 내적인 위로, 그리스도의 몸의 성찬에 관한 경건한 권면들로 나눠져 있다. 각 권의 큰 주제 안에서 저자는 신자가 그리스도 안에서 영적인 삶을 누리기 위해서 필요한 경건의 덕목들을 상세하게 제시한다.

첫 권에서는 날마다 성경을 읽고, 욕망을 절제하고, 고독과 침묵을 사랑하며, 말을 조심하고, 시험과 유혹을 피하며, 겸손과 낮아짐으로의 삶의 자세를 지향하는 등의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또한 둘째 권에서는 자기성찰과 내면의 삶을 가꾸기 위한 내용들이 소개되고 있고, 셋째 권에서는 이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한 사람의 신자로서 겪게 되는 모든 일상의 어려움 속에서 어떻게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가고 그 안에서 내적인 평안과 위로함을 얻을 것인가에 대한 가르침이 가득하다. 그리고 마지막 권에서는 대주제에서 드러나듯이 신자로서 그리스도의 몸의 성찬에 참여하는 경건한 태도와 자세가 수록되어 있다.

14세기 중세 신비주의 영성의 흔적이 남아 있기에 개인적으로 모든 내용을 동의하지 않는다. 본서가 말하는 가장 큰 핵심으로 '금욕'과 '자아죽임'은 결국 그러한 인간의 경건의 노력으로 '신인합일'을 지향하고 신자의 경건 행위를 통해서 하나님과 화목되어진다는 곡해된 신학적 결론에 이르게 됨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필자는 본서가 가진 기독교 고전으로서의 가치는 폄하하지 않는다. 다만 본서에서 저자가 말하려고 하는 경건 진작의 방법과 '내용 그 자체' 만을 컨텍스트 안에서 기꺼이 수용할 뿐이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21세기 지금의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 그토록 외쳐보지만 삶의 내면이 견고하지 못하기에 작은 시련과 고난을 만나게 될 때 신자의 삶은 바람 앞에 촛불과 같고 곧이어 어지러운 무질서와 불균형의 삶의 행태로 어그러지는 모습들을 볼 때 진정한 경건의 훈련과 능력이 필요함을 깨닫는다.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하고 돈을 벌고, 공부를 하고 성공과 성취를 향해 달려가도 그 마음 안에 채워지지 않는 존재적 공허함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 그 진리안에 거할 때만이 채워 질 수 있는 것과 더불어 본서의 '내용 그 자체' 만을 주목하며 읽어내려갈 때 경건 진작의 방법과 영적 생활의 태도 변화와 같은 작지만 큰 유익들을 얻을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