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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펄전의 전도 ㅣ 세계기독교고전 56
찰스 H.스펄전 지음, 김귀탁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7년 11월
평점 :
본서는 설교의 황태자라 불리었던 19세기 영국의 '찰스 스펄전' 목사가 신학생들, 목회자들, 다양한 부류의 신자들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성경적 전도관에 대한 담론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쉽게 말해서 전도에 관한 설교라고 보면 된다. 저자가 근대 개신교의 워낙 큰 영적 거인이었기에 그의 이름은 교회를 다닌다고 하는 사람이라면 익히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본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전도에 관한 개념과는 사뭇 다르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배우고 알고 있는 그 전도의 개념이라는 것이 무조건 자신의 교회에 숫자를 늘리기만 하면 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음에 대해 저자의 안타까움은 그것이 한낱 숫자놀이에 불과하며 하나님께서 진정한 신자들에게 요구하시는 참된 전도의 모습이 아님을 역설함으로 표현된다. 대형마트 하나가 들어오면 주변 상권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임으로 동네 상권과 경제 생태계를 뿌리채 흔들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형교회 하나가 들어오면 주변 작은 개척교회의 성도들을 진공청소기처럼 흡수해버리고, 그것을 마치 자신들이 전도를 잘해서 부흥한 것과 같이 기뻐하는 작금의 교회 모습을 스펄전 목사가 목격했다면 땅을치고 통탄하며 강도 높은 신랄한 비판을 가했으리라!
진정한 성경적 개념의 전도란 하나님의 구원의 복음을 알지 못하고 죽어가는 불신자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고 권면하여 그들을 교회로 이끄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회심과 중생을 경험하여 마침내 성화되어져 가는 그 단계에까지 이르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본서를 통해 독자는 전도의 올바른 개념, 전도자의 자격, 희생, 장애물, 사명, 상급 등에 대해서 설교의 대가가 직접 자신의 목소리로 친절하게 베푸는 가르침을 받아누릴 수 있다.
그러나 본서의 내용 가운데 필자에게 가장 깊은 깨달음과 감동을 준 두 가지 내용이 있다. 첫째는 본서의 구판이 <스펄전 전도설교>라는 제목이었음을 발견하면서 실제로 저자가 신학생들과 목회자들 즉, 교회 강단에서 말씀을 전하는 설교자들을 위한 가르침이었다. 설교에 대한 실질적인 기법들을 가르쳐주는 설교학 교과서는 아니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영혼 구원을 위한 설교의 특징과 설교자의 자세에 대한 저자의 진중한 가르침은 제법 효율적이면서도 무게감있게 다가온다.
설교의 최종 목표는 영혼의 회심이며 영혼을 얻기 위한 설교는 어차피 그 설교를 듣고 받아들이는 대상이 지성과 이성, 감정을 지닌 존재들이기에 반드시 이성적이고 지식적이어야 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을 동반해야하며 그러면서 동시에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장 언어'의 옷을 입고 전달되어져야 한다는 것, 더불어 영혼을 구원하기 위한 설교자는 항상 수준높은 영적인 삶을 살아야 하며 더불어 삶을 대하는 태도는 항상 진지해야 한다는 사실.
언제까지 삶에 변화가 없는 묽은 죽과 같은 윤리적이고 도덕적이며 엔터테이먼트적인 설교에 만족할 것인가? 저자는 성도의 삶에 복음이 충만할 때 교회와 성도들의 삶은 자연스럽게 윤리적이고 도덕적이 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성적이며 지성적 체계 안에서 이루어진 명확한 복음을 설교자의 따뜻한 마음이라는 그릇에 담아 전달할 때 전도자는 영혼 구원이라는 열매를 거둘 수 있다고 말한다. 주일 아침 교회를 찾은 성도들을 잠재워서도 안되지만 그렇다고 강단에서 개그콘서트가 펼쳐져서도 안된다. 이는 영혼을 섬기는 설교자들이 두고두고 가슴에 새겨야 할 금언일 것이다.
둘째는 본서를 통해 영혼을 사랑하는 설교자의 따스한 마음과 진지한 태도였다. '한 영혼만이라도' 를 끊임없이 외치며 애끓는 심정으로 밷어내는 열정의 설교와 잃어버린 영혼을 붙잡고 단장의 고통 속에서 피를 토하는 골방에서의 기도는 본서에서 강조하는 목회자들에게 요구되어지는 덕목이다. 그외에도 주옥같은 가르침들이 가득하지만 이곳에 전부 소개할 수 없음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렇기에 본서는 독자가 직접 손에 들고 읽어보아야 할 가치가 충분하다.
본서를 읽다보면 교회 성도들의 머릿수 늘리기에 급급함으로 한 영혼의 회심을 간과한 채 진정한 성경적 전도 설교가 사라져 버린 캐쥬얼하게 변질된 현대 교회 강단을 향해 통렬하고 따끔한 질책을 아끼지 않았던 20세기의 선지자 에이든 윌슨 토저 목사의 외침이 바로 앞 세대를 살다간 찰스 스펄전 목사의 가르침과 묘하게 오버랩된다. 영혼 구원을 위한 전도의 성경적이면서 깊이 있고 균형잡힌 건강한 가르침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본서는 가장 잘 쓰여진 전도에 관한 저작중 한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