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어리석은 판단을 멈추지 않는다 - 의도된 선택인가, 어리석은 판단인가! 선택이 만들어낸 어리석음의 역사
제임스 F. 웰스 지음, 박수철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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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TV 예능에서 절약하는 생활태도로 늦깍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 연예인이 있다. 방송에서 그가 던지는 말 중의 하나가 '스튜핏' 이라는 단어로서 의미는 누구나 잘 알고 있듯이 '어리석은' 이라는 뜻이다. 절약하지 않고 낭비하는 사람들에 대한 지적을 유행어로 만든 것 같다. 대중매체를 통해 '어리석음' 이라는 단어의 재해석된 의미를 들으면서 우연찮게 본서를 접하게 되었고, 그럼 도대체 본서의 저자는 어리석음에 대해서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에 대해 보게 된다.

저자는 세계 인류 역사 가운데서 권력과 탐욕, 부패의 한축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인간의 어리석음이라고 이야기하며 이 인간의 어리석음은 변질된 학습의 결과로서 표출되어짐을 역설한다. 무엇인가 진리라는 현상에 대해서 그것이 명확한 진리임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학습의 결과로서 굳어져 버린 인간의 판단은 어리석음에 의존하게 되고 그것은 자연스럽게 진리와 정의에 대해서 입바른 말을 허용치 않으며 눈을 가리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것은 인류 문명이 태동한 이래로 지배와 피지배의 정치 권력이 존재한 모든 역사 가운데서 거의 예외 없이 존재했으며 현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도 동일하다.

또한 본서에서 강조하는 키워드는 '스키마'이다. 인간에게 있어서 하나의 신념체계를 의미하는 스키마는 그것이 종교적 신념일 수도 있고, 정치적 신념일 수도 있다. 스키마는 인간의 행동과 선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침으로서 앞으로 주어진 상황에 대한 인간 본래의 선택과 그 결과에 대해 어떠한 변명도 불허한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목총으로 훈련하는 미군의 영상을 보고 자신들이 미국과의 전쟁에서 손쉽게 승리할 것이라는 그들만의 군사적 신념은 일본으로 하여금 진주만 공습이라는 오판을 이끌어 냈다.

그렇지만 또한 역사의 아이러니는 일본의 기습이 있을 것이라는 두명의 미군 공군장교들의 예견을 그들만의 스키마로 애써 무마해버린 미군 수뇌부의 오판으로 진주만 공습이라는 뼈 아픈 희생을 대가로서 지불해야만 했다. 이렇듯 저자는 역사의 모든 수레바퀴 속에서 인간의 선택과 판단은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어리석음을 증명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음을 역설한다.

본서는 각주만 40여페이지 총 630여페이지가 넘는 결코 적지 않은 분량의 저작으로서 그리스, 로마, 중세, 르네상스, 종교개혁, 계몽주의, 근대 산업화, 현대에 이르기까지 특별히 서양사의 굵은 역사적 물줄기를 따라가며 각 역사의 단계마다 있어 왔던 인간의 어리석은 판단에 의해 얼룩진 역사의 명암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독자는 교실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역사의 베일 뒤 숨겨진 인간 어리석음의 극치를 발견하는 흥미로운 작업을 저자의 친절한 안내에 따라 수행할 수 있는 혜택을 맛볼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선택과 판단의 기로에 서고 이미 수립되어진 자신만의 신념체계 안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선택과 판단을 시행한다. 책을 덮으며 당장 오늘 아침 무엇을 먹을 것인가? 무슨 옷을 입을 것인가? 누구를 만날 것인가? 부터 어느 학교를 갈 것인가?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가? 누구와 결혼할 것인가? 에 이르기까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수 없는 선택과 판단의 연속으로서의 인생 속에서 비단 어리석음의 판단과 선택은 인류 역사라는 거대한 장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실감한다. 개개인의 신념 체계를 통한 판단과 선택이 모아지고 모아져서 어쩌면 인류 역사 속에서 나비효과와 같은 예측할 수 없는 어리석음의 결과들을 도출해내는 것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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