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 - 국내 유일 장별 해설 수록 현대지성 클래식 77
존 메이너드 케인스 지음, 현동균 옮김 / 현대지성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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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내려가면 기업은 고용을 늘릴 것이고, 급여를 받은 사람들의 소비와 저축의 증가는 기업을 위한 소득과 재투자로 이어져 경기는 활성화되며 시장경제는 스스로 균형을 찾을 것이다.

하지만 실물경제는 기계의 매뉴얼과 같이 정확한 수학적 공식대로 결괏값이 도출되지 않는다. 시장경제는 마치 살아있는 생물체와 같아서 때마다 바뀌는 다양한 정치사회적 상황과 미래 변동이라는 불확실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시장경제의 현상을 일관된 틀에 박제화시킨듯한 느낌의 고전적 견해와 달리 경제 화두를 철학적 지평 위에서까지 조망하며 인간 본성의 영역까지 관통한 위대한 경제학자의 저작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 / 존 메이너드 케인스 지음 / 현대지성 펴냄>이 현대 자본주의 시장판에도 심심찮게 소환되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1936년 발간된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은 주류 고전 경제학 이론이 미처 설명하지 못한 다양한 문제에 대한 반론을 통해 거시경제학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기념비적 저작이다.

책은 총 6편 24장 550여 페이지에 달하는 중량적 무게감과 정치경제학 고전으로서의 진중함을 두루 갖추었다.



케인스는 기존 고전 경제학의 약점과 한계에 대해 치열한 연구와 깊은 사유 끝에 탄생시킨 저작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에서 경제 난제에 관한 대안적 비판과 해결책을 제시한다.

1929년 미국의 경제 대공황으로 말미암아 전 세계에 경제 위기가 찾아왔고, 1933년 뉴딜정책을 통해 정부의 적극적 시장경제 개입이 시작되었다. 이를 통해 시장이 스스로 경제적 혼선을 정리할 것이라는 고전경제 이론의 맹점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케인스는 경제를 움직이는 가장 큰 힘 중 하나를 수요로 보았고, 특별히 유효수요라는 개념은 케인스 이론의 핵심이다.

경제를 움직이는 힘은 앞으로 팔릴 것이라는 예측과 믿음 안에서 결정된다. 정해진 디폴트 값 안에서의 예상이 아닌 향후 미래 전망이 기업의 고용과 산출을 자극한다는 견해는 시장경제가 가진 유동성과 생명력에 대한 철학적 이해와 맞물린다. 케인스가 철학을 전공했기에 저작에는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사유가 알게 모르게 묻어나며 이 또한 본서를 읽어가는 깨알 재미 중 하나다.

본서에는 케인스가 주장한 다수의 이론이 등장하지만 실업에 관한 이해는 참으로 명징하다. 고전학파는 스스로 일하지 않기로 선택한 자발적 실업에 방점을 둔 반면 케인스는 기업이 채용을 하지 않기에 일자리가 없어서 일할 수 없는 비자발적 실업에 무게를 둔다.

청년실업문제와 노인 일자리 문제가 대두된 작금의 한국 사회 현상 속 실업은 케인스가 주장한 일하고 싶은 욕구가 넘치지만 일자리가 없는 비자발적 실업의 형태다. 위에서 언급했듯 기업은 잘 팔릴 것이라는 미래 예측과 전망 안에서만 움직이는 집단이다.

가령 S 전자가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출시하려고 할 때 예상되는 유효수요의 전망이 직원 채용과 공장 가동의 문제를 결정한다. 기업은 결코 현재의 경제 상황, 즉 올해 많이 팔리고 있다고 채용을 늘리며 새로운 설비를 무분별하게 확충하는 나이브 한 조직이 아니다.

케인스 이론의 핵심은 공급이 아닌 수요가 시장경제 전체의 상황을 움직이며 수요의 부족으로 인한 비자발적 실업과 경기 침체의 위기는 정부라는 제3의 힘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정부 역할론에 대한 강조로 이어진다.



'warm heart, cool heads' 사람과 사회를 배려하는 공감과 도덕적 능력, 냉철한 논리적 증거와 분석을 통한 판단은 경제학을 하겠다는 이들에게 필요한 미덕임을 보여주는 케인스의 스승 '알프레드 마셜'의 명문이다.

이를 볼 때 따스한 소명의식과 차가운 이성의 머리로 경제적 고통 가운데 있는 이들의 삶을 위해 애쓴 '존 메이너드 케인스'에게서 재야의 경제학자 <진보와 빈곤>의 '헨리 조지'의 삶이 오버랩된다.

한 달여간 긴 호흡 속에 읽은 책의 마지막 뚜껑을 덮으며 떠오르는 생각은 경제학의 모든 화두는 인간 본성이 가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기인한 두려움에서 발아한다는 사실.

더불어 더 많이 갖고 소비하고자 하는 소유에 대한 근원적 욕망과 욕구라는 인간 본연의 모습 속에서 경제학의 모든 시작과 끝이 출발하고 끝맺는다는 이해가 싹튼 시간이다.

본서는 오늘도 지갑을 열고 닫아야 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의 아들들로 살아가야 하는 모든 이에게 사회와 인간을 이해하는 훌륭한 정치경제학 저작으로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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