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예배의 감격에 빠져라
김남준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22년 2월
평점 :

우리는 주일이기에 교회에 간다. 주일이 돌아왔고, 그래서 예배한다. 무엇 때문에 누구를 왜 예배하는지에 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주일이고, 신자이기에 관성적으로 예배당을 찾는 일만큼 서글픈 모습은 없다.
<예배의 감격에 빠져라 / 김남준 지음 / 생명의말씀사>는 30년 전 초판 출간 이래로 약 13만 부 이상 팔린 예배에 관한 스테디셀러다. 형식적이고 무미건조한 예배의 모습이 일상화된 우리네 신앙의 현주소에 폭탄을 던진 저작이다.
성도라 칭함 받으며 오랜 시간 예배했지만 예배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모른 채 습관적으로 자리만 채우고 갔던 수많은 이들의 아까운 시간과 헛된 노력에 대한 안타까움이 책의 전면에 흐른다.
하나님과의 깊은 인격적 만남이 예배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정형화된 틀 안에서 지루함과 졸음, 잡생각으로 점철된 무감각한 예배의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있는가? 그리고 그렇게 드려지는 무력한 예배의 삶에서 탈피하여 진짜 예배를 통해 살아계신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는 가슴 떨리는 예배의 본질은 무엇인가?
저자인 김남준 목사님은 우리의 예배가 충분치 않은 이유가 신앙적 무지와 영적 무기력에 있음을 말한다.
신앙적 무지가 예배를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일종의 가벼운 쇼로 만들었고, 이는 곧 쉽게 얻는 구원, 깨어짐과 자기 성찰이 없는 방만한 기독교 신앙을 용인하는 결과를 가져왔음을 지적한다.

본서는 총 9장으로 논지를 전개한다. 핵심은 예배를 통해 신자는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는 것이며 생명력 있는 감격의 예배는 신자의 삶을 회복시키고, 회복된 신자의 삶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삶으로 승화된다.
예배를 견디는 것이 일상화된 우리네 예배 풍경 속 저자의 지적은 제법 매섭다. 예배를 견디도록 만든 책임은 전적으로 설교자에게 있다. 회중들을 지루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모종의 압박이 설교자로 하여금 끊임없이 값싼 유머를 남발하게 만들며 그것을 듣는 성도의 영혼은 고사되어간다.
깊은 진리의 말씀이 강단에서 사라져 가는 교회의 설교는 설교자의 가벼운 유머와 생각 없는 애드립이 대체한다.
저자는 참된 예배자, 신령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세 가지의 방편을 말한다. 첫째는 성경에 대한 바른 설교가 하나님과의 만남이 있는 생동감 있는 예배의 가장 중요한 조건임을 강조한다.
바르게 선포되는 성경 진리에 대한 깨달음이 없을 때 성도의 영혼은 영적 방종을 성령 안에서의 자유함으로 착각하며 영적 무지로 치닫는다. 진리는 회중의 눈높이에 맞춰 가능한 쉽게 이해되도록 설파되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진리 자체의 농도가 옅어져서는 안 된다.
순도 높은 설교는 듣는 이들의 지성을 일깨워야 할 정도로 날카롭고 예리해야만 한다. 한 주간 설교를 준비하는 설교자들이 누구보다 많이 공부해야 하고, 연구에 매진해야만 하는 중요한 이유다.
더불어 예배를 통해 신령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길의 두 번째 요소는 순도 높은 설교가 선포될 때 그것을 나의 것으로 취하려는 말씀에 귀 기울이는 성도의 능동적이며 열렬한 갈망이다. 아무리 설교가 탁월해도 귀를 닫고, 기대하지 않는 마음으로 와서 앉아 있다면 예배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는 일은 요원하다.
세 번째 요소는 성령의 일하심이다. 한 주간 목숨을 걸고 준비한 설교자의 순도 높은 말씀, 말씀에 내 삶을 걸겠다는 절박함으로 귀 기울이는 신자의 필사의 예배 태도, 거기에 더해 성령의 임재하심이 더해질 때 죄 고백과 용서하심의 은혜 속 더 깊고 깊은 신령한 은혜의 예배 가운데 들어갈 수 있다.
그 밖에도 저자는 예배와 삶, 봉헌, 참회, 찬양, 성수주일이라는 다양한 주제를 통해 예배 속 결핍과 회복되어야 할 예배의 참모습을 누구보다 진지하게 다룬다.

오래전 읽었던 본서의 리뉴얼 복간을 펼치며 가장 기본을 다루는 책의 가치가 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결코 퇴색되지 않았음을 확인하게 된다. 책장을 덮으며 나의 부족함과 죽은 시체와 같이 살아가는 게으름과 영적 무지, 한없는 무기력함을 부드럽게 질타하시는 성령의 음성 앞에 얼굴이 붉어진다.
반복되는 예배 현장 속 기대감 없이 자리만 채웠던 경험들이 죄스럽다. 예배할 때 예배자의 최대 관심은 삶이어야 하며 살아갈 때 예배자의 최대 관심은 예배여야 한다는 저자의 순환적 가르침이 무지한 지성을 뒤흔든다.
실낱같은 기대조차 없이 드려지는 예배의 무미건조함을 떨쳐버리고, 복음 앞에 아멘으로 반응했던 첫사랑의 순간을 회복하기 원하는가?
그렇다면 집어 들고 읽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