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로 대학 가다 - 세계적 명문대에 진학한 남매와 제자들의 확실한 성공 비결
이미영 지음 / 학지사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놀이터에 아이들이 없다. 학교를 마친 아이들 대부분이 학원을 가기에 그렇다. 한창 뛰어놀아야 할 시기에 기본적으로 3~4개의 학원을 소화해 내야 하는 이 시대 대한민국 아이들의 자화상이다.

옆 친구가 함께 협력할 대상이 아닌 내가 더 좋은 대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밀어내야 하는 경쟁자가 될 수밖에 없는 교육 구조가 지금의 대한민국을 경제 강국으로 만들었다. 땅덩어리는 작고, 천연자원은 희소한 분단된 나라가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자구책은 사람이다.

무서운 사교육비를 감당할 수 있는 소위 가진 이들의 자녀들은 사교육의 시혜로 부모의 사회적 지위와 부를 대물림한다. 반면 다수의 평범한 가정의 자녀들은 상대적 학업의 열세를 느끼며 가난을 대물림 받는 사회적 양극화의 골은 깊어만 간다.

줄 세우기 교육의 부작용이 사회 곳곳에서 곪아 터진 상처처럼 터져 나오는 가운데 새로운 대안에 대한 성찰의 목소리 또한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

과연 대한민국 공교육 회복의 묘수는 없는가? <IB로 대학 가다 / 이미영 지음 / 학지사 펴냄>는 바로 이와 같은 물음에 대한 답으로 가득한 책이다.

IB를 말하면 여전히 많은 이들이 미국의 아이비리그 대학을 떠올린다. IB는 International Baccalaureate의 약자다. 국제 바칼로레아는 1968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설립된 비영리 교육재단에서 시작된 교육 프로그램이다.

IB 교육이 추구하는 목표는 무한 경쟁으로 옆 친구를 밟고 일어나야지만 성공하는 구조의 대한민국이 표방하는 비인간적 교육 목표와는 달리 다른 문화와 사람들을 존중하며 함께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지식과 탐구심, 배려심 많은 전인적 바른 인간상 구현이다.

이 책은 싱가포르 국제 학교에서 IB 한국어 교사로 일하고 있는 현직 교사가 IB 교육 문외한들에게 IB 교육의 장점을 소개한다. 단순히 IB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나열이 아닌 저자와 두 자녀가 함께 경험한 IB 교육의 생생한 현장 스토리를 통해 대한민국 공교육의 문제와 대안으로서의 IB 교육의 필요성을 함께 고민해 볼 수 있는 생각거리로 가득하다.



책은 먼저 저자가 싱가포르로 이민을 떠나면서부터 시작된다. 우여곡절 끝에 싱가포르에 안착한 저자의 가정이 IB를 만나게 되고, IB 국제 학교의 한국어 교사가 되면서 경험한 다양한 삶의 이야기가 진부함 없이 진솔하게 다가온다.

그러면서 그 안에는 한국의 학부모에게 낯선 IB 교육 시스템의 철학이 잔잔하게 녹아있기에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IB 교육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기에 충분하다. 더불어 IB를 통해 공부하여 세계 유수의 명문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의 수기와 그러한 자녀들을 둔 학부모들의 수기가 IB 교육이 가진 잠재력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돕는다.

IB는 초, 중, 고교의 전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본서에는 초, 중, 고교 시절을 IB에서 공부한 학생들의 직접적인 경험담이 실려있다. 이는 IB 교육 시스템에 대한 막연한 오해를 불식 시켜주기에 충분하다.

더불어 IB 교육 철학과 프로그램의 개념을 소개하는 마지막 챕터를 통해 "도대체 그렇게 좋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IB 교육이 뭐야?"라는 독자의 예상 물음에 친절하게 답변한다.

교사 중심의 일방적이고 막연한 주입식과 암기식 학습법으로 대변되는 대한민국 공교육의 현실은 1%의 기득권층을 생산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나머지 99%는 대학 입학이라는 경쟁에서 도태되어 상위 1%를 위해 헌신하며 사회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지탱하는 일개미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소시민들이다.

IB가 가진 교육 철학의 매력은 이러한 불공평하고 비인간적인 사회 시스템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모든 아이들이 자기주도적 학습을 통해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성을 함양하며 함께하는 동료를 진정한 친구로 여기며 공부하도록 격려한다. 이러한 IB 교육은 이미 전 세계가 인정했고, 세계 유수의 명문 대학이 IB 출신들을 격하게 환영하는 이유다.

지옥 같은 12년의 학창 시절을 맛보았기에 필자의 아이들에게 여전히 변치 않는 지옥을 맛보게 하고 싶지 않았다. <IB로 대학 가다>를 통해 IB 학교에 가게 될 아이들을 위해 선행 학습을 하게 된 시간이 너무나 소중했다.

대한민국의 모든 아이들이 서로를 죽여 그 핏값으로 성공을 보장받는 '오징어 게임'같은 교육 시스템에서 하루 속히 자유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본서를 강력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