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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드이발소 시즌 3 : 3 설탕의 복수 ㅣ 브레드이발소 시즌 3 애니북 3
서울문화사 편집부 지음 / 서울문화사 / 2022년 9월
평점 :
품절

인기 애니메이션 브레드이발소 시즌 3의 필름북이 출간되었습니다. 우리 집 1호는 이제 브레드이발소를 볼 나이가 지났지만 책이 도착하자마자 흥미롭게 책장을 넘기고 순식간에 완독해버립니다. 2호는 아직 글을 모르기에 책을 들추며 그림만 눈으로 훑어보네요.
베이커리 타운의 천재 이발사 '브레드'와 착하지만 어리숙한 조수 '윌크', 시크함이 매력인 이발소 캐셔 '초코'가 펼쳐가는 요절복통 애니메이션 '브레드이발소'는 이제 국민 애니메이션이 된 지 오래입니다. 그만큼 많은 어린이 시청자들에게 인기 폭발인 프로그램이죠.
시즌 3까지 선보였고, 이번에 다섯 편의 이야기가 필름북 형태로 출간되었습니다. 작은 소재에서 큰 재미를 만들어내는 브레드이발소는 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한번 시청하면 헤어 나올 수 없는 마성의 매력이 있다는 것이지요.
시즌 3 필름북의 타이틀은 '설탕의 복수'입니다. 맛있는 빵을 만드는 데 있어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설탕이 빵들에게 무시당하며 소홀하게 취급을 당합니다. 이에 작은 각설탕들이 자신들을 불합리하게 대우하는 빵들을 향해 복수하기 위해서 브레드이발소를 찾는다는 이야기이죠. 그리고 작은 각설탕들은 천재 이발사 브레드를 통해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하게 되는데요...
그동안 브레드이발소 책을 자주 접하며 느낀 점은 아동 도서답지 않게 매우 교훈적이며 가르침이 풍부한 도서라는 것이죠. 시즌 3의 책에서도 변함이 없네요.
빵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설탕의 존재를 빵들이 무시하고 차별합니다. 정작 없으면 당장 빵 사회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사실이 자명함에도 작은 가루인 설탕은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합니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이죠. 당장 없으면 사회 시스템에 큰 구멍이 생기는 다양한 노동자들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인간 사회의 부조리와 불공정함을 빵의 사회를 통해 느낍니다.
또 하나의 에피소드는 '골목 이발소'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천재 이발사 브레드가 장사가 잘되지 않는 세 개의 이발소를 찾아가서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사업 아이디어를 컨설팅 해줍니다. 마치 TV프로그램 백종원 셰프의 '골목 식당'과 같은 느낌이지요. 저마다의 장점이 있지만 단점이 더 크기에 장점을 상쇄시켜버리는 골목 이발소를 성공적인 이발소로 재탄생시키는 브레드만의 솔루션이 돋보입니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은 너무나 평범해서 인기가 없다? 정말 그럴까요? '이달의 아이스크림' 이야기에서는 다양한 맛을 뽐내는 아이스크림 대회에서 아무 특색 없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모든 이들의 편견을 깨고 우승을 차지합니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라는 한계를 넘어섰을 때 새로운 맛의 아이스크림으로 재탄생한 것이죠.
자신의 한계를 규정하는 것은 타인이 아닌 자신임을 깨닫습니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이라는 평범함의 틀 속에서 자신과 부모를 원망하기만 한다면 계속 그러한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바닐라 아이스크림이기에 더 다채로운 맛을 가미할 수 있는 무한 가능성이 있음을 발견했을 때 개성 넘치고 톡톡 튀는 최고의 '인싸' 아이스크림이 될 수 있었던 것이죠.
마지막으로 엄마 케이크의 변신은 여섯 가족의 살림을 책임지며 여유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엄마 케이크가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고귀한 헌신을 무겁지 않은 색채로 표현했습니다. 결혼과 동시에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아내이며 엄마의 애환이 예쁜 그림으로 펼쳐집니다.
너무나 당연시되는 가사와 집에서의 아내와 엄마의 역할이 사실은 당연한 것이 아님을 느끼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그녀의 부재였습니다. 가족에게조차 생일을 축하받지 못하는 엄마 케이크의 변신은 무죄입니다. 책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답니다.
책의 마지막 몇 장은 아동 도서답게 약간의 액티비티를 제공합니다. 간단한 도형 퀴즈, 영어 퀴즈 등이 책을 그냥 덮기 아쉬워할 아이들을 위한 배려로 주어집니다. 또한 본서는 애니메이션 필름북의 특징인 매우 컬러풀한 고급 종이를 사용해서 아동 도서답지 않은 고퀄리티를 갖추었답니다.
항상 느끼듯 책은 재미와 흥미를 넘어서 작은 감동과 교훈을 선사합니다. 브레드이발소 애니메이션이 건강한 만화로 부모들과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하죠. 돌아오는 주말 아이들과 함께 재미와 교훈이 가득한 <브레드이발소 시즌3 3 : 설탕의 복수>를 읽으며 즐거운 대화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