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2 - 고려 시대 ~ 조선 전기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 2
최태성 지음, 신진호 그림 / 다산어린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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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최태성! 두둥 두둥!" BTS의 경쾌한 노래가 시그널 뮤직으로 흘러나오며 등장하는 최태성 선생님을 EBS 수능 강의를 통해 만났다. 이웃집 삼촌 같은 푸근한 이미지, 담백한 입담과 해박한 역사 지식으로 청중을 단숨에 휘어잡는 매력 있는 강사며 스토리텔러다.

본인을 EBS의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소개하는 그의 EBS 강의 경력은 20년을 훌쩍 넘겼다. 오랜 수업의 노하우가 농축된 아트 판서라 불리는 시대별 타임라인 강의는 그야말로 예술이다. 한국사는 암기 과목이라고 무조건 암기를 강요받던 때가 생각난다.

최태성 선생님은 한국사를 시대의 흐름 속 중요한 인물과 사건 중심의 스토리텔링식 강의로 수강생과 청중이 가진 한국사는 암기 과목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을 한 번에 불식시킨다. 한마디로 너무나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역사 수업!

최근 최태성 선생님이 어린이들을 위해 매우 좋은 책을 집필했다. <어린이를 위한 역사의 쓸모>시리즈다. 이번에 고려 시대부터 조선 전기까지의 역사를 다룬 두 번째 책을 펼쳤다.

책의 제목이 역사의 쓸모다. 과연 역사는 쓸모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역사는 시험을 위한 과목일 뿐 일상생활에서 큰 쓸모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최태성 선생님은 이 책을 통해 역사는 매우 쓸모 있는 학문임을 강조한다.

바른 사관과 역사의식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 바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이정표다. 또한 부끄럽고 비뚤어진 역사를 통해 나는 그렇게 살지 말아야겠음을 다짐하게 만드는 반면교사이기도 하다. 이처럼 과거를 통해 현재의 모습을 성찰하며 미래를 조망케 하는 것이 역사의 쓸모다.

이 책은 이제 막 역사의식에 눈뜨는 어린이들에게 바른 사관을 갖도록 돕는 어린이 인문학 도서다. 고려 시대부터 조선 전기까지 굵직한 사건과 인물을 총 12개의 주제로 나눠 재미있게 기술했기에 지루할 틈이 없다. 앉자마자 순식간에 페이지가 넘어간다.

대한민국 대표 역사 강사이며 스토리텔링의 대가답게 역사적 사실을 이야기로 꿰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최근 독서를 하며 작가가 멋지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다.



1장 왕건은 힘이 세서 후삼국을 통일했나요?라는 질문을 통해 강한 사람의 비밀을 파헤친다. 통일신라 말기 후삼국으로 분열된 정세 속 후백제의 견훤과 후고구려의 궁예가 등장한다. 궁예의 몰락 후 왕건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다.

역사가 증명하듯 후삼국은 왕건의 고려로 통일된다. 앞선 후삼국의 지도자들은 물리적 힘에 있어서는 왕건보다 낫다. 하지만 필연 힘센 자들이 역사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잔인함과 무자비함으로 신하들의 간담을 녹이며 민심을 피폐케 하는 지도자에게 소망이란 없다.

왕건은 포용과 관용의 정책으로 신하들과 백성의 마음, 심지어 자신을 대적하는 원수들의 마음까지도 돌려놓았다. 후삼국 통일의 비밀은 강력한 권력이 아닌 부드럽고 넓은 왕건의 사람됨이다.

저자는 어린이 독자에게 진정한 강함이 무엇인지 역사를 통해 배우라고 조언한다. 옆의 친구에 대한 진심 어린 우정과 이해, 포용이 진짜 강함이다. 힘이 세다고 힘없는 친구를 깔보거나 무시하는 태도는 견훤과 궁예와 같은 역사의 산증인들이 보여 준 몰락의 예를 통해 경고받아 마땅하다.

2장에서는 고려의 4대 왕 광종의 이야기를 통해 준비하며 참고 때를 기다리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는 점을 흥미롭게 풀었다. 고려 초기 강력한 호족 세력의 견제 속 7년간 실력을 키우고, 자신의 때를 기다리며 인내한 광종은 왕권 강화라는 개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다.

저자는 어린 독자들에게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인내하며 실력을 키우면 언젠가는 반드시 실력을 발휘할 날이 올 것이라는 역사의 명징한 진리를 설파한다. 역사는 '낭중지추'라는 고사 성어가 틀리지 않음을 보여준다. 주머니 속 송곳이 자신을 숨기려 해도 뚫고 나오듯 타인과 비교할 수 없는 탁월함을 가진 이는 애써 숨으려 해도 세상에 드러날 수밖에 없다.

매 챕터가 알알이 꿰어진 보배다. 자칫 무겁고 지루할만한 역사적 주제를 마블코믹스 버금가는 스토리로 재탄생시키는 저자의 손이 미다스의 그것과 같다.

43명의 역사, 사회 교사들이 극찬했다. 주제와 연결된 인생과 삶에의 적용이 기막히기에 그렇다.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바른 사관의 정립과 인생을 바라보는 식견을 고양토록 돕는 최고의 어린이 인문학 도서! 자녀들의 인생에 신의 한 수가 될만한 저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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