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의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1 요괴의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1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미노루 그림, 김지영 옮김 / 넥서스Friends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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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레이코'의 신간이 나왔다. 이번에 출간된 <요괴의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1>는 전작 <요괴의 아이를 돌봐드립니다>의 후속 느낌이다. 히로시마 레이코는 이미 일본과 한국에서는 아동 판타지 문학의 대가로 불리는 작가다. 그녀가 발표하는 대다수의 책들은 출간과 동시에 불티나게 팔린다.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시리즈를 비롯해서 <십 년 가게>, <기묘한 모모 한약방>과 같은 책을 통해 레이코의 책을 만났다. 우리 집 1호가 소장하고 있는 시리즈이기에 나 또한 관심 있게 읽었다. 레이코 책을 읽다 보면 그녀의 탁월한 문학적 상상력과 독특한 창의력에 놀란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들을 작가가 만들어 낸 이상적 공간 속으로 끌고 들어온다. 그 안이 바로 작가의 창조력이 발휘되는 장소다.

<요괴의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1> 또한 작가의 무한 상상력과 탁월한 구성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우선 작품의 세계관은 인간과 요괴가 병존하는 세상이다. 이러한 시공간적 배경을 설정하는 데 있어 아동 문학계에서 레이코 작가만큼 탁월한 이가 드물다.

'야스케'라는 청년이 '센키치'라는 요괴 아이를 맡아 키우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센키치라는 아기는 야스케를 키워 준 양아버지 '센야'의 환생 인물이다. 그것도 요괴로... 배경 자체와 인물의 구성 자체가 예사롭지 않다.

주인공 야스케와 그가 맡아 키우게 된 센키치를 중심으로 요절복통할 만한 작은 이야기 몇 편이 책의 앞부분을 구성한다. 책의 메인 스토리는 야스케 집 주인의 쌍둥이 딸들이 '가짜 신'에게 납치된 사건이다. 이들의 구출을 위해 야스케와 센키치가 나서게 되는 이야기가 점입가경이다. 아동 독자들이 눈을 뗄 수 없을만하다.



레이코의 책을 읽으며 발견하는 점은 그녀의 작품에는 몇 가지 두드러지는 특징이 있다는 것이다. 선과 악의 대비라는 클리셰의 사용, 일본인 특유의 범신론적 세계관, 적절한 복선의 사용과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서는 대가 지불이 필요하다는 교훈적 내용이다.

가짜 신에게 제물로 바치기 위해 쌍둥이 아이를 납치한 마을 사람들은 단지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목적이었다.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바람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바람을 위해서 다른 이를 희생시켜서는 안된다! 메인 스토리 속 작가의 결말과 함께 주어지는 교훈이다.

책의 전반부 주인공 야스케와 우물의 수호자 '구로모리'의 만남을 후반부에 위기에 처한 야스케와의 연관성 속 복선으로 깔았다. 아동 문학이 갖출 것은 다 갖췄다. 이 책 또한 작가의 전작들과 다름없이 '레이코가 레이코'했다.

책의 제목이 요괴로 시작하기에 나의 옆 지기가 아이가 읽어도 되는 책인지를 묻는다. 그래서 아이와 같이 읽었다. 부모의 가이드가 필요한 책인지를 알기 위해서 말이다. 일본의 종교와 문화적 영향 속에 모든 사물과 생명체가 신적 존재로서 묘사되는 범신론적 세계관은 어쩔 수 없다. 아이가 어리다면 문학적 거름망으로 필터링해줘야 한다.

아이 책을 읽으며 시쳇말로 '진지충'이 된다. 작가는 인간과 요괴가 병존하는 세상을 책의 배경으로 설정했다. 그런데 너무 친숙해서 놀랐다. "왜 이리 낯익지?" 이유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 자체가 인간과 요괴가 함께 살아가는 곳이기에 그렇다. 연일 뉴스의 한 면을 장식하는 요괴 같은 인간들의 모습을 통해 책에 대한 이질감이 사라진다.

또한 육아와 요괴를 엮었다는 점도 신선하다. 요괴의 아이를 키운다는 발상 자체가 얼핏 새롭지만 30분마다 깨서 울어대는 아이와 씨름하며 독박 육아를 감당하는 엄마들에게는 익숙한 제목이다.

레이코의 책은 재미로만 끝나지 않는다. 마지막 뚜껑을 덮고 나면 묘한 여운이 남는다. 이게 바로 내가 말하는 아동 문학계의 '히가시노 게이고', 일본의 '백희나'인 히로시마 레이코라는 작가가 가진 문학적 저력이다. 벌써부터 2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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