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지압법 - 1분만 누르면 통증이 낫는 기적의 건강법
후쿠쓰지 도시키 지음, 김나정 옮김 / 길벗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무술 고수가 상대의 급소와 혈도를 찍으니 몸이 굳어버린다. 몸이 굳어진 사람을 또 다른 무림 고수에게 데려가니 치유하는 혈도를 찍어 마비된 사지를 풀어준다. 오래전 빛바랜 중국 무협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장면이다.

 

인체에는 기(氣)가 흐르고 기가 출입하는 자리가 있다. 기가 흐르는 길을 '경락'이라고 하며 기의 출입구는 '혈자리'라고 칭한다. 이러한 경락과 혈자리를 손으로 누르고 문지르는 방식으로 자극을 주어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는 대체의학적 행위가 바로 '지압'이다.

 

지압은 앞서 이야기한 중국 무협영화의 혈도를 누르는 행위가 전혀 근거 없는 일이 아님을 증명한다. 즉 지압은 이미 2천 년 전 고대 중국에서 시작된 엄연한 의료 행위였다. 이러한 지압에 관한 매우 유익한 책 한 권이 출간되었다. <1분만 누르면 통증이 낫는 기적의 지압법>은 일본 침구술의 대가 '후쿠쓰지 도시키'원장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손쉬운 지압법을 소개한 책이다.

 

책은 총 6개의 주요 주제로 지압의 효과를 설명한다. 응급처치, 만성 질환, 정신 건강, 여성질환, 현대 질병, 미용과 다이어트라는 굵직한 건강 테마를 지압과 연결시켰다.

몸에 흐르는 14개의 경락과 경락의 길목에 있는 다양한 혈자리에 대한 내용이 자세한 인체 삽화를 통해 그려졌다. 지압은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비교적 안전한 민간 치료법이다. 저자는 다양한 증상에 맞는 대증적인 혈자리를 포인트화해서 매우 상세하고 쉽게 설명한다.

흔히 우리는 과식 후 급체를 했을 때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이 연결되는 손등 부위의 움푹한 부분을 지압한다. 잠시 후 트림이 나오면서 거짓말처럼 속이 편안해지는 경험을 한다. 이때 누르는 혈자리가 바로 '합곡'혈이다. 합곡혈의 주요 대증 효과는 고혈압과 저혈압이다. 그러나 합곡은 전신에 활력을 더하며 다양한 통증에도 효과적인 만능 혈자리이기에 소화를 촉진하는 기능도 있다.

이렇듯 우리네 일상에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의학지식 없이 행했던 민간요법과 같은 지압 행위들이 사실은 전부 중요한 경락과 혈자리의 하나였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지압을 처음 시도하는 초보자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기초적인 지압술을 잘 풀이해놓았다는 점이다. 지압의 효과, 경락과 혈자리 찾는 법, 지압의 강도와 빈도, 혈자리를 잘못 찾을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등을 Q&A를 통해 해결해 준다.

또한 저자는 매 챕터가 끝나는 말미에 자신이 일하고 있는 침구원의 환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베스트 질환 5개를 선정하여 스트레칭을 이용한 질환 치유법을 설명한다. 마치 앨범의 보너스 트랙 같다.

개인적으로 약간의 생활 요통이 있다. 심각한 것은 아니기에 생활에 큰 지장은 없지만 오래 앉아 있으면 뻐근한 통증이 느껴진다. 책을 통해 요추 5번 양옆에 위치한 족태양 방광경의 '대장유'라는 혈자리가 요통에 효과를 보이는 혈점임을 배웠다. 골반 위에 위치하기에 손을 뒤로 돌려 충분히 셀프로 지압할 수 있다.

책을 보며 따라 했다. 신기하게 금세 허리가 시원해지는 느낌적인 느낌! 저자는 혈자리를 일시적으로 눌렀다가 떼면 물이 흐르는 호스 끝을 막았다가 놓을 때와 같은 효과를 갖는다고 한다. 지압으로 인해 잠시 정체되었던 혈류가 손을 떼는 것과 동시에 힘 있게 방출됨으로써 혈행과 순환이 좋아지면서 다양한 증상들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14개의 경락과 361개의 혈자리를 모두 외우고 찾아서 짚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일상에서 만나는 대표적인 증상들의 완화를 위해 필수적인 혈자리 몇 개를 알아두고 수시로 지압할 수 있다면 훌륭한 민간 대증치료법 하나를 습득하는 것이다.

소화불량, 멀미, 요통, 치통, 어깨 결림, 코막힘, 두통, 졸음, 딸꾹질, 코피, 눈 피로 등과 같이 현대인들이 일상에서 만나는 일반적 질환과 증상은 다양하다. 이 책을 읽었다면 병원을 찾기 전 셀프로 해당 혈자리를 눌러보는 것도 해볼 만한 시도다. 서두에서 언급한 혈도 하나로 사람을 마비시킬 정도의 고수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과식 후 급체를 가라앉게 함으로서 주위 사람들에게 '무면허 명의'라는 기분 좋은 칭찬 정도는 들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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