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 글쓰기 수업 - 논픽션 스토리텔링의 모든 것
잭 하트 지음, 정세라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 몇 년간 책을 읽고 서평을 썼다. 망각에 저항하기 위한 몸부림으로서의 서평이지만 글은 쓸 때마다 어렵다. 어떻게 써야지만 독자에게 쉽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을까? 어떤 형식의 글이 팔리는 글이 되어 독자의 선택을 받는가?

글쓰기에 대한 막연한 의문 속 만난 책이 <퓰리처 글쓰기 수업>이다. 저자 '잭 하트'는 다년간 퓰리처상 심사위원으로 일하며 수많은 수상 작가들을 길러낸 글쓰기 장인이다. 그런 그가 나와 같은 '글린이'들을 위해 책을 냈다.

특별히 논픽션 내러티브라는 특화된 장르의 글쓰기에 대한 저자의 담론이 가득하다. 인류는 선사 시대부터 동굴 벽화 등에 수렵과 채집의 이야기를 새겼다. 인간의 본성이 이야기에 특화된 존재이며 스토리텔링이 인간의 DNA 안에 내재한다는 사실이 우리가 얼마나 이야기에 열광하는 존재인지를 증명한다.

어린 시절 호랑이와 곶감 이야기를 들려주시던 할머니는 우리의 훌륭한 스토리텔러였고 우리는 그 시간을 통해 내면에 잠재된 이야기 욕구를 채웠다.

 

스토리 : 공감을 일으키는 인물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일련의 행위.

내러티브 : 사건을 일어난 순서대로 기술한 것.

플롯 :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재료를 고르고 배치하는 것.

 

저자는 사실에 기반한 논픽션 글쓰기에 있어 우선 용어를 한눈에 정리해 준다. 구조, 시점, 목소리, 캐릭터, 장면, 액션, 대화 등 글쓰기에 있어서 염두 해야 할 다양한 테마를 실제적으로 조언한다.

책을 통해 얻는 통찰은 초고에 대한 고민이다. 저자는 속도감 있게 작업하라고 충고한다. 초고를 탈고하듯 하지 말라는 말이다. 그냥 손가락이 가는 대로 쓰라! 이후 자신이 쓴 문장을 큰 소리 내어 읽으며 장황한 수식을 가지치기하고 단순화시키라!

더불어 행위성이 약한 동사, 지저분한 형식어들, 불필요한 완료 시제 사용을 피하는 것! 짧고 굵게! 심플, 단순하게, 군더더기 없는 글이 좋다.

 

 

또한 저자를 통해 내가 가장 많이 실수했던 부분을 정확히 지적받았다. "해설은 내러티브의 적이다. 모든 설명은 최소한으로 줄여라!" 시시콜콜 독자의 입에 떠먹여줄 필요 없다. 독자를 유아로 여기지 말라는 의미다.

 

인생에서든 문학에서든 어마어마한 위험이 반드시 극적인 것만은 아니다. 흡인력 있는 스토리를 쓰려면 거창한 시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작지만 의미있는 시련도 훌륭한 스토리가 될 수 있다.

세상사를 보편적인 스토리 요소들로 나눌 줄 알게 되면 그때부터는 어디서든 스토리가 보인다.

 

서평을 쓰고 생각의 단문을 휘갈기지만 어려운 것은 바로 소재 찾기다. 독자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대단한 그 무엇에 대한 갈망! 그러나 저자는 위와 같이 말한다. 세상의 모든 것이 이야기 소재다. 내가 먹고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이 이야기가 되고 그것을 글로 풀 때 나는 이미 스토리텔러다.

독자에게 먹히는 가장 강력한 주문은 "이것은 실화입니다"라고 한다. 암전 후 스크린에 "이 영화는 실화에 바탕을 두었습니다!"라는 문구는 관객들의 기대감과 호기심이라는 이름의 아드레날린 수치를 증가시킨다. 그만큼 사람들은 평범한 일상 속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이야기들에 병적으로 열광한다. 글쓰기 소재는 우리의 삶 자체다!

앞으로도 나는 계속 책을 읽고 서평을 쓰며 사유의 단상을 이리저리 싸질러 놓을 것이다. 생각과 스토리의 풀어짐이 스토리텔링의 DNA를 발현시켜 나의 호흡을 증명하기에 글쓰기는 항상 즐겁다. 지난 며칠간 <퓰리처 글쓰기 수업>을 통해 저자 잭 하트에게 직접 글쓰기 첨삭 지도를 받은 것 만 같다.

탁월한 글쓰기 장인을 통해 멘토링 받은 듯한 느낌. 글쓰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답답함이 있는가? 그렇다면 <퓰리처 글쓰기 수업>을 통해 잭 하트에게 개인 과외를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