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역사다 - 누가 예수를 신화라 하는가, 개정증보판
리 스트로벨 지음, 윤관희 외 옮김 / 두란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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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존재와 역사성에 대한 의문은 뿌리가 깊다. 초대교회 이단 아리우스부터 현대의 자유주의 신학까지 예수의 존재를 부인하고 부정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작년에 지인 목사님께서 <예수는 역사다>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물으셨다. 제목은 많이 들어봤지만 아직 본 적이 없었다. 당신은 매우 감명 깊게 보았다는 평과 함께 강력 추천하신다.

원작이 책이란다. 목사님의 추천으로 인해 읽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1년의 시간이 흐르며 다양한 책에 밀려 잊고만 있었다. 이번에 기회가 주어져서 드디어 <예수는 역사다>를 만난다. 저자는 미국 '트리뷴'의 경험 많은 저널리스트다. 극강의 무신론자이며 영적 회의론자였던 그가 아내의 회심을 지켜보며 몸부림치듯 예수의 실존을 파헤치겠다는 각오로 불가지론의 세계로 발을 딛는다.

나는 개신교인이다. 책을 펼치는 순간 저자 '리 스트로벨'과 함께 역사적 예수의 증거를 발굴하기 위한 여행의 동행이 되어버린 나의 모습을 본다.

저자는 총 12명의 각 분야 최고의 석학들을 만나 인터뷰를 한다. 신학, 철학, 역사, 과학, 심리학, 고고학까지 베일에 싸인 역사적 예수의 결정적 증거를 벗기는 데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특별히 다수의 신약학 전공 교수들과의 만남을 통해 역사적 사실로서 증명되는 예수 실존의 사료적 정황과 다양한 증거를 수집한다. 예수는 신화적 존재이며 신성이 없고 보통 인간보다 조금 뛰어난 선지자의 한 사람일 뿐이라는 집요한 공격은 저자의 출발점이자 의문 자체다.

선입견을 버리고 상황을 봐야 한다는 것. p16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한 문장이다.

선입관은 팩트를 잡아먹는 포식자다. 편견은 실체를 파악하는 데 있어 장애물이 된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자신의 모든 신념과 선입견을 내려놓고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명확한 이성과 사실적 근거에 바탕을 두고 사건을 보도하는 기자라는 직업의 특성과는 상관없이 자신은 이미 예수가 거짓이라는 충분한 증거를 선입견으로 가지고 있었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고무적인 사실은 그래도 그가 자신이 가진 예수에 관한 선지식을 내려놓고 첫 장부터 새롭게 시작했다는 점이다.

 

 

본서는 저자가 법률 기자 출신 언론인이기에 매 챕터를 시작할 때 자신이 예전에 다루었던 다양한 사건들을 예화로 제시한다. 사건 속에서 새롭게 드러난 증거와 선입견으로 호도된 진실의 내막을 목도하며 신화와 설화 속에 감춰진 예수의 역사적 사실을 밝혀나가는 작업과 자연스럽게 연관시킨다.

반면 이미 신자인 내게 신선한 충격과 깊은 통찰로 다가온 내용이 있다. 연구실에서 평생토록 성경을 연구하고 파헤쳤던 최고의 석학들 입에서 동일하게 고백되는 한 마디가 나의 내면에 깊은 정동을 일으킨다. 어렴풋 믿어왔던 예수와 복음에 관한 사실이 부인할 수 없는 명확하고 명징한 역사적 팩트로 다가올 때의 그 말 할 수 없는 충격!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과 증거가 현존하는 최고의 지성들이 가진 예수에 대한 개인의 믿음을 더욱 견고케했다는 고백!

다메섹 도상, 부활한 예수를 만났을 때 기독교 핍박자 사울의 어두웠던 지성의 장막을 찢고 들어오는 한 줄기 찬란한 진리의 빛이 그의 이성과 내면을 관통하며 전 존재를 흔들어놓았다. 이 노학자들의 동일한 고백과 느낌이다. 감정이 아닌 명확한 이성과 날카로운 지성으로 만나는 예수, 사도 도마의 불신앙에 기인한 증거가 아닌 진리를 진리로서 확증케하는 오류 없는 증거가 신자의 불명확함을 명확함으로 밝힌다. 마치 핍박자 사울의 그것과 같이...

 

예수의 역사성을 부인하는 자유주의 신학자들은 역사적 조사를 통해서는 신앙의 대상으로서의 예수를 발견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신앙적 대상으로서의 예수가 역사에 뿌리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상징에 불과한 존재라는 것이다. 현대판 가현설이다.

 

신학적 진리는 역사적 진리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중략) 기독교 신앙 역시 사실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사실에 뿌리를 두고 있지 않은 것은 바로 자유주의자들의 신앙입니다. 그들은 몽상을 추구하지만 기독교는 몽상이 아닙니다. p185

 

이른 새벽 일어나 마른 입에 밥 한 숟가락 내 마음대로 떠넘길 수 없는 인간 실존의 나약함 앞에 내게는 예수의 역사적 실재를 고민하는 것 자체가 사치다. 그냥 죽는 게 나을 것 같다는 극심한 고통의 순간, 생의 끈을 놓고 싶은 진짜 삶의 벼랑에 몰려 본 적 있는가? 그런 주장을 고상한 학문의 이름으로 포장한다. 건강이 있고 아직 먹고 살 만하기에 그렇다.

무신론자, 불가지론자, 신앙적 냉소주의자, 영적 회의론자, 신학적 자유주의자들에 특화된 변증서인가? 반은 맞고 반은 아니다. 어쩌면 믿고 있다고 하지만 진짜 뭘 믿고 있는지를 모르는 나를 포함한 이 시대의 두루뭉술한 신자들이 먼저 집어 들고 읽어야 할 책이다.

한 명의 강고한 무신론자의 회심기!? 21세기 도마가 묻고, 성경과 역사가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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