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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롬! 기초 히브리어 - 이스라엘 언어와 문화를 한 권에 쏙! ㅣ 샬롬! 히브리어
임채의 지음, 이나현 감수 / 시원스쿨닷컴 / 2021년 9월
평점 :

구약성경은 히브리어와 약간의 아람어로 구성되어 있다. 기독교 신자가 구약성경의 언어로 알고 있는 히브리어는 단지 소수의 목회자들에게나 허용된 언어로 이해된다.
원어 성경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쉽게 접할 수 없는 고대어에 대한 높은 장벽이 히브리어는 신학교를 가지 않으면 배울 수 없는 난공불락의 언어라는 이미지를 형성시켰다. 상형문자와 같은 자음과 깨알 같은 점과 선으로 이루어진 모음, 문장을 읽어가는 어순 또한 한국어와 반대다. 모든 것이 생소한 히브리어를 조금은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꾸며진 책이 오늘 리뷰하는 <샬롬! 기초 히브리어>다.
보통 한국의 신학교에서 목사 후보생들은 '켈리' 박사가 쓴 <성경 히브리어>라는 책을 통해서 히브리어를 공부한다. 매우 좋은 책이다. 하지만 히브리어 초심자들에게는 조금 어렵다. 구약 성경을 읽어내기 위한 신학교 교재이다 보니 실용 히브리어와는 느낌이 다르다. 이 책 <샬롬! 기초 히브리어>의 가장 큰 특징은 실용성이다. 당장 이스라엘을 여행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실생활 히브리어의 용례를 제시한다.
저자는 7년간 이스라엘에서 공부하며 실제 그 땅에서 살았다. 실용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이자 장점은 문장 위주의 학습이다. 단어와 함께 문장을 통으로 공부한다. 자음과 모음이 모여서 단어가 되고 단어들이 모여 문장을 이루며 말이 된다는 기초적인 언어의 규칙을 성실하게 따른다.
모든 언어가 동일하듯 히브리어 알파벳인 '알레프베트'를 통해 자음을 익히고 장, 단, 반모음으로 이루어진 모음 체계를 공부한다. 이후 쉬운 단어들을 암기하면서 단어들을 조합시켜 문장을 완성한다.
현재형 평서문을 베이직으로 공부하면서 히브리어의 두려움을 걷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가 초심자들을 위해 배려한 부분이다. 기초 히브리어 교재라는 책이 가진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다.

본문은 총 10장 30개의 유닛으로 구성된다. 각 유닛은 해당 학습의 주요 단어를 설명하고 문장으로 구성한다. 해당과의 뒷부분은 연습문제와 그날의 학습을 정리할 수 있는 섹션으로 채웠다.
각 파트가 끝나면 저자가 이스라엘에서 생활하며 경험한 다양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단순한 어학책이 가지는 딱딱함과 건조함을 탈피했다. 책은 이처럼 문화와 여행을 위한 일종의 가이드북 역할까지 겸한다. 독자는 본서를 통해 언어를 공부하는 목적이 한 나라를 이해하는 전체적인 작업임을 깨닫는다.
בְּרֵאשִׁ֖ית בָּרָ֣א אֱלֹהִ֑ים אֵ֥ת הַשָּׁמַ֖יִם וְאֵ֥ת הָאָֽרֶץ׃
베레시트 바라 엘로힘 엣 하샤마임 베엣 하아레츠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창세기 1장 1절)
오래전 히브리어를 공부했다. 생경한 단어를 외우고 문장으로 조합하여 해석하는 훈련을 했다. 매주 단어 시험을 치르는 등 힘겨운 노력을 기울인 결과 띄엄띄엄 성경의 명문을 읽어내려갈 때 맛보는 그 환희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히브리어 선생님은 수업 시간마다 우리에게 히브리어의 유려함과 아름다움을 극찬하셨다. 언어는 인간을 이해하고 문화의 속살을 들여다보며 한 공동체의 세계관을 조망할 수 있는 무형의 축적된 유산이다. 유대인을 이해하고 그들의 문화와 신앙의 뿌리를 엿볼 수 있는 히브리어는 언어 자체로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성경을 원어로 만날 때의 그 벅찬 감동이 신자를 히브리어나 헬라어 등의 성경 원어로 이끈다. 내가 믿는 진리를 진리의 원천이신 그분의 목소리로 직접 듣고 싶다는 신앙적 열망!
공부했던 단어들이 홍수 속 떠밀려간 가재도구처럼 망각의 물결 속에 흔적도 없다. 히브리어 교재를 펼쳐놓고 한참을 망연자실했다. "아! 다시 시작해야 하는구나!"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고 다시 시작해야만 하기에 마음을 가다듬는다. 그리고 본서 <샬롬! 기초 히브리어>를 만난다. 실용 히브리어를 통해서 다시금 히브리어의 매력에 빠져든다.
이스라엘 여행, 사업 목적의 출장, 유학, 성지 순례, 성경 공부 등 히브리어를 공부하려고 하는 목적은 제각각이다. 하지만 이 책이 종교를 떠나서 이 아름다운 언어에 접근하려는 독자들 모두에게 제목 그대로 샬롬(평안, 평화)으로서 다가오는 시간을 선사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