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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전문의도 실천하는 치매 예방법 - 9가지 치매 원인을 이기는 하루하루 생활 습관
엔도 히데토시 지음, 장은주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7월
평점 :

'9988234'라는 말을 들어봤는가? 99세까지 88하게 살다 2~3일 앓고 죽자(4:死)라는 일종의 100세 시대 표어다. 누가 만들었는지 참 재미있다. 하지만 99세까지 사는 일에 있어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은 88하게 사는 삶, 즉 삶의 질이 가진 중요성이다. 악담 중의 악담으로 "벽에 ×칠 할 때까지 살아라!"라는 말이 있듯 아무리 오래 살아도 옛 어른들이 말한 소위 노망 즉, 치매로 고생하며 오래 사는 것은 누구나 원하는 100세 시대의 삶은 아니다.
치매 없이 삶을 즐기며 건강하게 오래 살다가 고통 없이 떠나는 인생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치매는 정말 예방할 수 없는 노년의 불청객인가? 35년간 치매 전문의로서 일한 일본의 '엔도 히데토시'. 그가 집필한 시원스러운 답변이 일품인 책 한 권을 만난다. 중장년층 독자들을 염두에 둔 듯 활자, 줄 간격, 글 밥 적음 등의 가독성이 매우 우수하다.
저자는 우선 치매의 9가지 위험 인자를 말한다. 교육 조기 중단, 고혈압, 비만, 난청, 흡연, 우울증, 운동 부족, 사회적 고립, 당뇨.
치매는 아직까지 현대의학으로 완치하기는 어렵지만 기본적인 생활습관 개선으로 충분히 예방하거나 발병 시기를 늦출 수 있는 질환이다. 저자가 언급한 치매 위험 요인은 40대부터 주의해야 할 성인병 위험 요인을 중복해서 포함한다. 이는 중장년 시기에 성인병 예방을 겸한 생활습관 개선을 신경 쓰면 그것이 노년의 치매 예방으로 직결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책에서는 40대부터 반드시 숙지하고 실천해야 할 다양한 실천법을 소개한다. 맵고 짠 음식 덜먹기, 녹황색 야채와 육류 섭취를 균형감 있게 늘리기, 이어폰 소리 줄이기, 사람들과 어울리기, 주 3회 이상 빠른 걷기 이상의 유산소 운동과 적정한 무산소 운동하기, 일상에서 계단 오르기, 책상에 너무 오래 앉아 있지 않기 등 깨알 조언이 가득하다.

간혹 휴대폰을 손에 쥐고 휴대폰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가끔 방금 사용했던 자동차 키를 어디에 뒀는지 깜박할 때가 있기에 남일 같지 않다. 건망증이다. 그런데 돌봄의 필요 여부로 결정되는 '경도인지장애'라는 것이 있다. 치매는 아니지만 치매 전 단계다. 경도인지장애를 방치하면 치매로 직결되기에 건망증이 심해지면 의심을 해봐야 한다.
나는 요즘 해야 할 일들을 다이어리에 꼼꼼히 적는다. 예전부터 메모의 습관을 가지고 있었지만 더 열심히 한다. 어떤 일을 하려고 생각했다가 잊어버린다. 심지어는 인터넷에 접속한 이유도 깜박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더욱 더 경각심을 갖고 실천하는 일이 바로 메모의 습관이다. 일종의 자구책이다.
또한 80대에 발병하는 치매는 40대부터 서서히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된 결과라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40대 또는 그 이전부터 건강한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책을 읽으며 가장 와닿았던 몇 가지 생활 습관 중에 계속 뇌를 사용하고 단련하라는 내용이다. 이를테면 장기나 바둑, 머리 쓰는 보드 게임 등도 좋다. 그러나 가장 격려가 되었던 솔루션은 공부와 독서였다. 어학 공부를 비롯해서 다양한 학습과 독서가 치매 예방에 그렇게 좋단다. 책 좋아하는 나로서 그야말로 복음이다!
200여 페이지의 짧은 책이라서 주말 이틀 만에 여가 선용하듯 완독했다. 책의 요지는 심플하다. 식습관 개선, 운동, 생활 습관 개선! 건강한 음식 먹으며 운동 열심히 하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사람들과 많이 웃으면서 즐겁게 지내라! 끝! 정말 간단하지 않은가? 그러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배워서 알고는 있어도 실천하지 않는다면 자루 속 구슬일 뿐. 자루 속 구슬을 보배로 만들고 싶은 독자들에게 가볍지만 무게감 있게 일독을 권해볼 만한 책이다.
보너스! 책에는 <치매 자가 테스트>표가 첨부되어 있다. 높은 점수는 치매 고위험률을 나타낸다. 나는 최하 점수다. 마음을 쓸어내린다. 하지만 자만하지 말라! 책의 저자가 나에게 던지는 '마음의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