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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개혁신앙이다
라은성 지음 / 페텔(PTL) / 2017년 8월
평점 :

'균형'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태도 중 하나다. 치우침이 없는 삶! 균형을 잃었기에 이리저리 흔들리며 살아가는 인생들이 너무나 많다. 이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다. 개신교 신자로서 그 균형에 대해 이야기하는 매우 훌륭한 책을 만난다. <이것이 개혁신앙이다>는 총신대 역사신학 교수였고 현재는 서울 공릉동에 위치한 새롬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라은성' 목사님의 저작이다. 탁월한 개혁신학자로 알려진 라은성 목사님의 말씀은 성경을 기반으로 역사신학자답게 기독교 역사와 건강한 개혁신학 교리를 넘나들며 바른 신학과 신앙을 가르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개혁신앙인은 무엇보다도 균형 잡힌 자입니다. p13
하나님의 주권과 그분의 말씀인 성경에 대한 말 할 수 없는 사랑을 이야기하는 개혁신앙은 치우침 없이 올곧다. 본서는 바로 이러한 신앙의 균형을 이야기한다. 책이 가지는 대표적 특징이 있다. 저자는 이 책을 단순히 개신교 개혁신학의 교리만을 가르치고자 쓴 게 아니다. 흔한 교리서가 아닌 교리와 신앙적 삶의 관계를 치밀하게 연관시킨다. 특별히 개혁신학의 교리가 신앙인의 삶과 맺는 실제적인 관계를 중시한다. 정확하고 바른 개혁신학을 배웠다면 거기에 걸맞은 개혁신앙인의 삶을 살아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본서는 매우 실천적이다. 이론적이면서도 실천적인 책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기에 저작이 가지는 가치는 실로 높다.
총 17 장에서 개혁신학 안에 포함된 다양한 신학과 신앙의 요소들을 골고루 다룬다. 그래서 내용이 매우 알차다. 교리적인 내용들은 독자층이 목회자나 신학생들로 한정적인 여타의 교리 책들이 뿜어내는 그 사변적이고 난해한 내용이 아니다. 철저하게 눈높이를 일반 신자들에게 맞췄다. 그렇다고 저작의 지적 퀄리티나 품격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풀어쓰면서도 핵심을 놓치지 않는 능력은 저자가 가진 가장 큰 은사가 아닌가 싶다. 진리의 진액이 한 권에 응축되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본서 한 권이면 기독교의 핵심 진리와 교리를 삶과 연관시켜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책의 구석구석에는 어느 것 하나 버릴 수 없는 주옥같은 내용들이 알알이 맺혀있다. 그중에서도 이 책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을 발견했다. 바로 개혁신앙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정의를 바로 세워주는 1장의 내용이다. 특별히 신념과 신앙을 구분해 주는 가르침은 저자의 지적 명성에 걸맞게 역시나 탁월하다. 순금과 도금에 비유한 신앙과 신념의 정의, 관계는 피상성에 머문 신자의 삶을 개혁하는 데 있어서 시초가 된다.
신념과 신앙은 고백으로 드러날 때까지, 삶으로 보일 때까지 분별하기 어렵습니다.(중략) 신앙은 항상 '순금'과 같습니다. 신념은 '도금된 납덩어리'와 같습니다. 도금된 납덩어리는 복음적 삶이나 메시지와 같습니다. p30
순금으로 알고 신앙생활했다. 은혜로운 복음적 메시지에 도취되어 잘 믿고 잘 걸어가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순금이 아닌 도금된 삶이었다... 조국 교회 안에 독버섯처럼 퍼져있는 도금과 같은 신앙의 현주소다. 저자의 날선 지적이다. 신념과 신앙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바른 교리에 기반을 두고 성경의 의미를 순전하게 해석하며 삶에 적용시키는 개혁신앙으로의 회복이 요구된다. 신앙 없는 신학은 교조주의에 빠지고 신학 없는 신앙은 열정주의에 빠질 위험이 상존한다.
한때 목적이 삶을 이끌고, 긍정이 힘이 된다는 요상한 책들이 인기였다. 성도들의 입맛에 맞게 달콤하고 말랑말랑한 마시멜로 복음과 저작들이 판을 친다. 홍수 속에 마실 물이 없다. 누군가 개혁신학과 신앙의 관계를 상세하게 설명해 줄 이런 책을 써주길 바랐다. 책을 펼치기 전에는 저자의 차갑고 날카로운 지성과 조국 교회 신자들의 삶을 염려하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목회자의 심성이 균형을 이루며 이처럼 아름답게 채색돼 있을 줄 미처 몰랐다. 이 시대에 보기 드문 보석 같은 수작이다. 나 혼자 보기 아까운 책!
이 책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더 크게 지탄받고 있는 조국 교회의 상황 속에서 우리의 무너진 모습들을 바로잡고 비뚤어진 신앙의 행태를 개혁하며 올바른 방향을 되찾는 데 있어 나침반과 같다. 초대교회 신앙의 야성을 잃어버린 채 제도화되어 시스템으로 길들여진 교회. 네 믿음을 보이라! 신념이 아닌 신앙으로 너희들의 삶을 증명하라! 이 불신의 시대가 지금의 조국 교회에 외치는 아우성이다. 몇 날 며칠 밑줄을 그으며 나 자신의 얕은 신앙과 형편없는 삶을 적나라하게 돌아보도록 만든 책이다. 한없이 부끄러웠다.
Back to basic!
신념이 아닌 신앙이었기에 초대교회 성도들은 로마의 원형 경기장에서 맹수의 이빨과 검투사들의 칼날에 생명을 내놓을 수 있었으며 자신의 눈앞에서 어린 자녀들이 굶주린 맹견에 의해 갈가리 찢겨 나가는 처참함을 지켜볼 수 있었다.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 결국 다시 원점이다. 이 책이 말하는 요지다. 성경과 바른 신학, 그리고 그것에 근거한 삶에의 적용과 실천, 기본과 균형을 잃지 않는 것, 이것이 개혁신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