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의 결혼 생활
조엘 R. 비키.제임스 라벨 지음, 정충하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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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행복의 출발점인가? 아니면 불행의 전주곡인가? 한국은 미국, 오스트리아, 영국에 이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이혼율을 자랑한다. 결혼을 할 때 누구나 행복하고 아름다운 부부생활과 가정을 꿈꾸지만 결혼 생활의 실제는 결코 녹녹하지 않다. 장밋빛 단꿈을 기대하며 결혼이라는 열차에 올라탄 수많은 부부들이 서로에게는 물론이거니와 자녀들에게도 지울 수 없는 상처와 생채기를 남긴 채 이혼이라는 정거장에 내리는 이유는 그들 안에 바른 결혼관이 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안타까움과 의문 속에서 만난 정말 보물 같은 저작 한 권이 있다. 특별히 개신교 신앙을 가진 신자들에게 있어서 성경적이고 바른 결혼관을 제시해 주는 너무나 탁월한 책이 아닐 수 없다. 미혼 시절부터 지금껏 결혼과 가정에 관한 다수의 책을 접했고 관련 교육까지 받았지만 이번에 만난 이 책만큼 결혼에 대해 성경적, 신학적으로 완성도 높은 책은 처음이다. 청교도 개혁주의 신학자로 정평이 나있는 믿고 보는 저자 '조엘 비키' 교수와 그의 동료 '제임스 라벨' 목사가 공저한 <크리스천의 결혼 생활>은 17세기 영국 29명 청교도들의 결혼에 관한 저작 속에서 발견한 성경적이며 청교도 개혁주의적 결혼관을 집대성한 탁월한 저작이다.

본서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부에서는 결혼의 제정과 존귀, 목적, 은택들을 다룬다. 태초에 하나님께서 결혼을 제정하셨고 그렇기에 결혼은 그것 자체로 존귀하다. 중반부에서는 좋은 결혼의 시작과 결혼의 존귀함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에 대한 매우 실제적이면서도 상세한 고찰이 이어진다.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좋은 결혼의 시작은 상대가 아닌 바로 내가 좋은 배우자로서 준비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영혼 안에 참된 구원의 은혜와 경건이 있는가? 그것은 그리스도와 하나 됨으로 요약된다. 이는 결혼에 앞서 하나님과의 인격적 만남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서 다른 책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던 매우 귀중한 조언 중 하나는 아내를 선택할 때 또는 남편을 선택할 때 고려되어야 할 요소 중 하나가 경건과 더불어 '적합함'이라는 내용이다. 신앙적으로 경건하지만 함께 인생이라는 멍에를 메야 하는 배우자가 자신과 여러모로 비슷하지 않고 물과 기름처럼 이질적인 부분이 많다면 그러한 결혼은 많은 문제를 만들어낸다. '웨이틀리'라는 청교도 목회자는 책에서 "당신에게 적합한 동반자를 선택하라. 적합함이야말로 결혼 생활의 모든 문제를 극복하게 하는 최고의 도움이다."라고 말하다. 즉, 결혼 자체가 두 사람을 조화롭게 만들지는 않는다는 너무나 중요한 조언이다.

마지막으로 책의 중후반부에서는 존귀한 결혼을 지켜나가기 위한 실제적 지침으로서 남편과 아내의 상호 의무, 아내의 의무, 남편의 의무를 매우 상세하게 기술한다. 언제든지 파기될 수 있는 계약이 아닌 언약 개념으로서의 결혼, 사랑과 순결, 도움과 화평의 상호 의무, 복종과 도움으로 대변되는 아내의 의무, 사랑과 권위로서의 남편의 의무 그리고 아직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과 이미 결혼한 사람들을 향한 깨알 조언이 양약과 같다. "결혼의 행복은 배우자의 행위가 아니라 당신의 행위에 달려 있다. 남편이 아내의 순종 여부와 상관없이 아내를 사랑하거나 혹은 아내가 남편의 사랑 여부와 상관없이 즐겁게 남편에게 순종한다면 결혼의 멍에는 쉽고 가벼울 것이다."p149

보이지 않는 영원한 것을 보여주는 일시적인 것이 바로 결혼임을 '존 파이퍼'는 자신의 책 <결혼 신학>에서 이야기했다. 살아보니까 결혼은 실제다! '레이너'라는 청교도는 이렇게 말했다. "결혼은 오직 단맛만 있는 순정 꿀이 아니라 그 안에 어느 정도의 쓴맛이 섞여 있는 혼합 꿀이다." 결혼에 대한 기막힌 비유다. 결혼에 관한 성경적이고 균형 잡힌 관점을 이보다 더 효과적으로 제시한 책이 또 있을까 싶다.

이 책의 두드러진 특징은 저자들이 29명 청교도 목회자들의 결혼에 대한 저작을 연구하고 그 안에서 발견한 진리들을 제시한 후 본인들의 논지를 확장시키고 부연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점이다. 더불어 본서가 기존 교계에서 출간된 수많은 결혼에 대한 저작들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점은 성경적이면서 청교도 개혁주의 유산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17세기 청교도들은 삶의 모든 영역을 하나님의 주권 앞에 복종시키며 삶의 정황 속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성경에 비추어 살펴보기를 즐거워했다. 그렇기에 그들이 펼치는 결혼에 대한 생각들은 지극히 성경적이고 더 나아가 개혁주의적이다. 유튜브를 통해 신자들의 이혼을 너무나 쉽게 용인하는 어느 목회자의 강연에 열광하는 신자들의 모습을 보며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듣기에 매우 나이스하고 달콤하다. 그 목사님의 말씀은 너무나 관용이 넘치며 잘못된 결혼을 통해서 아파하며 이혼을 생각하는 신자들에게 크나큰 위로로 다가온다.

그러나 신자에게 있어 결혼을 바라보는 관점은 인기에 영합한 인본주의적 견해가 아닌 오직 성경(sola scriptura)이다! 그리고 이 책은 바로 철저하게 성경에서 도출된 결혼에 관한 보석 같은 진리가 가득한 보물 상자와 같다. 바른 신자로서 진리를 알고 사랑하며 기뻐함으로 진리를 위해 살다 죽기 원하는가? 지금처럼 다양한 가치관이 혼재한 포스트모더니즘의 현대 문화 속에서 결혼만큼 격렬한 공격을 받는 주제도 없다. 이제 결혼과 가정이라는 전통적 가치는 현대인들에게 한물 간 유물과 같다. 이처럼 결혼의 의미가 세속화되고 퇴색되어만 가는 시대 속에서 신자들이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성경은 결혼에 대해 뭐라고 말하고 있는가이다. 매 페이지에 수록된 모든 내용들이 그야말로 영롱한 보석과 같아서 나의 마음과 지성에 전부 쓸어 담고 싶은 욕심으로 적잖이 밑줄을 그으며 완독했다. 제한된 서평 속에 주옥같은 내용들을 전부 소개할 수 없음이 유감이다. 그렇기에 성경이라는 진리의 우물 속에서 길어올린 맑고 청명한 청교도 개혁주의 유산이 가리키는 결혼에 대한 진리의 정수를 결혼을 준비하는 청년 신자들과 지금도 결혼과 가정을 하나님의 뜻대로 경작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수많은 그리스도인 부부들에게 '강추'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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