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드이발소 4 - 개성만점 베이커리타운 브레드이발소 4
(주)몬스터스튜디오 원작, 임광천 구성 / 형설아이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요즘 인기 애니메이션 <브레드 이발소> 필름북 세트를 읽으며 발견하는 것은 요절복통 폭소 코드가 매회 수록된 에피소드 속에 잘 녹아져 있다는 것과 동시에 작은 감동과 교훈을 선사하는 스토리가 가진 순기능이다. 그런데 오늘 네 번째 책을 읽고 리뷰를 쓰기 위해서 자리에 앉은 순간 브레드 이발소 필름북이 독자들에게 주는 또 하나의 유익은 바로 일상의 소중함과 의미에 대한 환기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거나 등교한 후 일하고 공부하며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고, 퇴근과 하교 후 잠시 저녁 시간을 보낸 후 곤한 몸을 잠자리에 누이는 이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매일의 삶 속에서 현대인들에게 다가오는 일상이 가진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브레드 이발소 4권에서는 이 일상 속에 숨겨진 작은 행복들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

브레드 이발소의 캐셔로서 시크한 차도녀의 이미지로 알려진 초코의 모습은 항상 무표정함이다. 어느 날 무딘 감정의 소유자로 느껴지기도 하는 그녀를 웃게 만들어야 하는 미션이 베이커리 타운 빵들에게 내려진다. 그것은 다름 아닌 '행복한 중소기업 보조금 '을 받고 싶어 하는 이발사 브레드가 직원인 초코의 웃음기 없는 표정 덕분에 매번 자신의 이발소가 정부의 보조금 지원에서 제외되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초코를 웃게 만드는 빵에게 상금 7천 원을 주겠다고 이벤트를 열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빵들이 초코를 웃게 만들겠다는 야심찬 도전장을 내밀지만 초코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수많은 도전자들의 재치와 우스꽝스러운 동작에는 조금의 요동도 없던 초코가 자신의 물건을 갖고 방문한 택배 기사에게 택배 물건을 건네받고는 미소 지었던 것이다. 결국 '초코를 웃겨라 대회'의 우승은 얼떨결에 택배 기사가 차지하게 된다.

또 하나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홍차의 달인'이다. 어느 날 브레드가 자신의 조수 윌크에게 홍차 한 잔을 부탁했는데 차에 대해 문외한인 윌크는 차가 뱃속에 들어가면 다 똑같지 뭐가 다르겠냐는 생각으로 녹차를 가져다준다. 녹차를 맛본 브레드는 윌크에게 홍차와 녹차도 구분 못한다고 면박을 주게 되고, 윌크는 이번 기회에 차를 맛있게 끓이는 전문가가 되어서 사장님께 인정받겠다는 결심하에 차의 대가로 알려진 찐빵 도사를 찾아간다. 그의 밑에서 제자로서 수련을 한 후 유통기한이 지난 차 세트를 비싼 돈을 주고 찐빵 도사에게 사기당하듯 사가지고 하산한 윌크는 홍차를 끓여서 사장님께 드리려고 하다가 자신이 끓인 차의 맛을 보고 실망하며 울게 된다. 그때 윌크가 흘린 눈물과 콧물 방울이 홍차 잔에 떨어지게 되는데 마침 브레드가 그 홍차를 마시고서는 환희와 감격에 빠진다. 이후 브레드는 윌크를 차의 대가로 인정하며 앞으로 자신의 홍차를 끓여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윌크는 브레드의 홍차 잔에 약간의 침을 뱉어서 가져다드리는데 이게 바로 '로얄 윌크티'가 된다.

수많은 흥미로운 일이나 재미있는 이벤트도 초코를 웃게 할 수 없었지만 초코를 웃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택배로 배달되어 온 자신의 새 핸드백이었다. 참된 행복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온다. 자신에게 좋고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매우 소소한 일상의 요소 하나가 우리를 웃음 짓게 만들고 행복하게 만든다. 5만 원짜리 뷔페 레스토랑의 음식보다 동네 떡볶이 맛집에서 먹는 매콤 달콤한 쌀떡볶이와 김말이 튀김 하나에 더 행복할 수 있음을 보며 일상의 행복은 정말 작은 것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것 같다. 마치 초코처럼 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일상은 뉴노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맛보고 있다. 감정적 피로도는 쌓여만 가고, 일상의 행복은 요원하기만 하다. 그러나 이러한 와중에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님을 '초코를 웃겨라' 에피소드를 통해 배우게 된다.

또한 윌크에게 녹차와 홍차도 구분 못하냐고 면박을 주었던 브레드가 정작 유통기한이 지난 데다가 윌크의 눈물과 콧물까지 빠진 차를 맛보고 런던 템스강에 떨어지는 빗소리 같은 천국의 맛이라는 회화적 극찬을 하는 모습이 마치 원효대사가 밤중에 잠을 자다 갈증을 느끼던 차 해골바가지에 든 물을 맛있게 마셨던 일화를 떠올리게 만든다. 즉 마음가짐이 우리의 감정과 기분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지 않은가?

브레드 이발소 필름북 네 번째 책은 우리가 찾을 수 있는 행복은 소소한 우리네 일상 속에서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이며 우리의 마음가짐 하나가 우리의 일상을 행복하게 바꾸어 갈 수 있다는 교훈을 선사해는 것 같다. 작은 교훈적 이야기 속에 적절한 웃음 코드를 버무린 애니메이션 한편으로 오늘도 우리의 책 읽는 시간은 가장 즐겁고 행복한 시간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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