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드이발소 2 - 맛있게 꾸며주는 이발의 달인 브레드이발소 2
(주)몬스터스튜디오 원작, 미디어-S 구성 / 형설아이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베이커리 타운의 천재 이발사 브레드와 그의 동료들이 펼치는 요절복통 이야기가 가득한 두 번째 책을 펼친다. 두 번째 책에서는 어떠한 이야기들이 우리를 즐겁게 해줄지 자못 궁금한 마음을 가지고 자리에 앉았다. 여섯 편의 에피소드 제목 하나하나가 흥미로움을 자아낸다. 우리 집 1호는 벌써 다섯 권을 완독했기에 책을 들고 앉은 내 옆에서 깔깔대며 마치 바둑을 복기하듯 눈으로 나의 책장을 따라 시선을 옮긴다. 재미있는 장면이 나오면 어쩔 줄 모르고 웃어대는 아이의 웃음소리에 책장 넘기는 시간의 더딤을 느끼지만 일반적인 책을 읽는 독서와는 또 다른 소소한 즐거움이 묻어난다.

이번 2권에서도 모든 이야기들이 재미있었지만 유독 한편의 에피소드가 재미와 함께 찐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책의 두 번째 이야기인 '윌크 이야기'가 그것이다. TV에서 방영하는 것을 놓쳤기에 필름북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된 윌크 이야기는 브레드 이발사의 조수인 우유 '윌크' 군의 출생비밀이 담긴 스토리이다. 나는 처음에 브레드 이발소 애니메이션을 접했을 때 왜 우유가 MILK가 아닌 WILK로 철자가 잘못 씌어 있는지에 대한 이유를 몰랐다. 작가가 그냥 재미있게 개성을 표현하기 위해서 캐릭터 중 하나의 이름을 엉뚱하게 작명한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본서의 윌크 이야기를 통해서 윌크가 태어날 때부터 이름의 첫 철자가 M이 아닌 W로 태어났으며 이것은 현대의학으로도 고칠 수 없는 심각한 결함이었음을 말해준다. 아들의 결함은 부모들에게는 매우 큰 슬픔이었으며 윌크가 자라서 학교에 갈 나이가 되었을 때 그것은 또래 밀크들에게 하나의 놀림감의 원인이 되었다. 자신이 정상적인 밀크가 아닌 윌크라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윌크로 하여금 세상과 담을 쌓게 했고, 깊은 슬픔의 근원이 되었다.

책을 읽으며 미처 깨닫지 못했던 브레드 이발소의 세계관을 엿보게 된다. 태어날 때부터 윌크는 정상적인 밀크가 아닌 윌크로서 소위 말하는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다. 뭔가 어리숙하고 실수투성이에다 똑똑하지 못한 윌크는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아이들의 전형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이러한 아이들은 장애인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세상의 편견과 차별을 극복해야만 하는 힘겨운 싸움을 이어간다. 숨고만 싶고 혼자 있고만 싶은 이러한 아이들에게 세상의 밝은 빛으로 손을 잡고 이끌어 줄 수 있는 그 누군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들을 편견 없이 그들 나름의 고유한 가치로서 존귀하게 바라봐 줄 수 있는 그 무엇 말이다.

 

 

윌크는 자신의 유일한 친구인 도넛 레인저 피규어를 품에 안고 골방에서 홀로 눈물짓지만 이내 자신의 장애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한다. 그것은 바로 천재 이발사 브레드를 찾아가는 것! 윌크와 브레드의 운명적인 만남! 브레드는 자신의 천재적인 이발 솜씨를 발휘하여 윌크의 W를 M으로 고쳐주기에 혼신의 힘을 다하나 결국 실패하고 만다. 그러나 브레드는 마침내 윌크를 향한 최고의 솔루션을 처방하기에 이른다. 유일한 희망이었던 브레드 이발사마저 자신을 고칠 수 없음을 알게 되어 슬퍼하는 윌크에게 브레드는 이렇게 말한다. "너는 이곳에 왜 많은 빵들이 찾아오는지 알고 있니? 바로 특별해지기 위해서란다. 모든 빵들은 저마다 특별한 매력을 갖고 싶어 하지! 그래서 이발소를 찾아와서 머리를 꾸미는 거란다. 그런 면에서 윌크, 넌 정말 행운아야! 생각해 봐. 다른 우유들은 모두 똑같이 MILK라고 인쇄되어 있잖아? 오직 너만이 윌크인 거야!"

브레드의 이 말에 윌크는 자신이 이상한 게 아니라 특별한 거였음을 깨닫는다. 다른 이들과 다른 자신의 장애가 결함이 아닌 자신만의 고유함과 특별함일 수 있음을 깨달은 윌크의 삶은 이후 초긍정의 삶으로 바뀐다.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발견함과 동시에 참된 가치를 깨닫게 해준 브레드 이발사의 말 한마디가 그의 삶을 바꾸어놓는 장면을 보며 한편의 만화를 통해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한편의 애니메이션이 이렇게 순기능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며 브레드 이발소가 가진 긍정적 가치에 높은 평가를 매기게 된다. 윌크의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의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아이들을 향한 작가의 숨겨진 메시지가 내포된 것인지 그 진의와 집필 의도를 확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브레드 이발소라는 필름북은 책을 펼친 우리의 아이들에게 자신이 세상에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며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특별하고 존귀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대한 긍정적 자기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히 선한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말 멋진 애니메이션이다!

오로지 때려 부수고 죽이는 것 아니면 훌러덩 벗고 나오는 폭력성과 선정성이 극에 달한 쓰레기 같은 애니메이션이 우리 아이들의 영혼을 갉아먹는 오염된 시대 가운데서 단연 브레드 이발소 필름북은 보석 같은 만화책이 아닐 수 없다. 부모로서 같은 돈을 주고 살바에야 이런 책 한 권을 더 사주고 싶다.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과 함께 어디 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 올가을에는 깨알 재미와 흥미 만점, 거기에 덧붙여 감동과 교훈을 선사하는 브레드 이발소 필름북 세트와 함께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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