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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드이발소 1 - 컵케이크들의 화려한 변신 ㅣ 브레드이발소 1
(주)몬스터스튜디오, 미디어-S / 형설아이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요즘 유아들과 초등 저학년들에게 핫한 애니메이션을 꼽으라면 몇 편 떠오르는 것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레이션과 의외로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가진 애니는 역시 <브레드 이발소>가 아닐 수 없다! 나 또한 우리 집 1호가 넋을 잃고 시청하는 모습을 보고 잠시 옆에 앉아 함께 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만화의 매력 속에 빠져들었던 적이 있다. 이후로 아이와 함께 틈틈이 챙겨(?) 보고 있는 만화도 바로 이것이다.
애니메이션의 배경이나 스토리는 단순하다. 도시의 작은 빵집 안에서 다양한 모양을 지닌 빵들은 저마다 먹기 좋고 예쁜 모습으로 손님들의 선택을 기다리며 매장의 매대에 오르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빵의 제조과정 중 찌그러지거나 실수로 못난이가 되어버린 빵들은 이러한 기회를 얻기가 어렵다. 이런 슬픔을 가진 빵들에게 '빵생역전'의 기회를 줄 수 있는 빵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이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식빵 '브레드' 이발사이다. 천재적인 이발 실력을 가진 브레드는 자신의 이발소를 찾는 수많은 빵들의 헤어스타일을 책임짐으로써 그들이 다시금 용기를 얻고 손님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멋지고 예쁜 빵들로 재탄생시켜준다.
이렇듯 만화의 주요 배경은 바로 브레드 이발소이며 이곳에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의 일상적인 에피소드가 가히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재미를 선사 하기에 어린이들은 물론이거니와 어른들에게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그런데 반가운 소식은 그동안 TV 애니메이션으로만 볼 수 있었던 브레드 이발소를 필름북으로 만나볼 수 있도록 책으로 출간되었다는 것이다. 이미 TV에서 볼 수 있었던 브레드 이발소의 주요 에피소드가 그대로 수록되어 있지만 책장을 넘기는 것 자체는 TV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책을 받아들고 놀랐던 점은 아이들의 책이라고 허투루 만들지 않았음을 확인하면서였다. 우선 종이의 질과 컬러의 선명도가 매우 뛰어나고 좋다. 진짜 TV에서의 장면들이 생생하게 살아서 다가오는 것 같은 또렷한 느낌이 손끝에 전해진다. 현재 총 5권이 출간되었고 각 권마다 '베이커리 타운'과 브레드 이발소에서 완소 캐릭터들이 펼치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매우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기에 여느 아동 도서 못지않게 아이들의 관심을 끄는 데에 있어서 큰 지속성과 저력을 가진다.

브레드 이발소에는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몇몇 주요 캐릭터들은 브레드 이발소를 빛내는 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되는 캐릭이다. 대표적으로 브레드 이발사의 조수로서 매사에 실수를 저지르는 조금 어리숙하지만 마음씨만큼은 정말 순수하고 착한 '윌크'가 있고, 브레드 이발소의 캐셔 직원으로서 시크한 매력이 돋보이는 '초코'는 브레드 이발소 애니메이션에 입문(?)하고자 하는 시청자나 독자라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인물들이다. 그 외에도 브레드 이발소의 똑똑한 애완견 '소시지', 베이커리 타운 최고의 꽃미남 '버터', 윌크의 절친 동생 '치즈' 그리고 브레드 이발사의 적수인 베이커리 타운의 독보적 빌런인 '감자칩'까지 이들 모두는 매 에피소드에 깨알 재미를 선사한다.
더불어 TV에서도 느꼈지만 브레드 이발소의 작가는 정말 세밀한 감성과 유머의 소유자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브레드 이발소의 캐셔인 초코의 시크한 매력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항상 초코의 아침 출근 모습은 어깨에는 백을 걸치고 한 손에는 아메리카노 커피를 손에 든 모습으로 연출한다. 차가운 도시녀의 이미지 그대로다. 그리고 윌크는 우유이지만 MILK의 첫 자인 M이 태어날 때부터 거꾸로 뒤집여서 WILK로 태어난 것으로 설정함으로써 윌크가 어딘가 모르게 정상적인 밀크들과는 달리 어리숙하면서도 독특한 점을 가진 캐릭터임을 우회적으로 암시해 준다. 또한 언어유희 또한 수준급이다. 윌크가 좋아하는 DVD의 주인공 도넛 레인저는 파워 레인저에서 치즈가 입고 있는 옷인 사우스페이스는 노스페이스에서 영감을 얻은 듯 하다.
1권에서는 총 6개의 에피소드가 실렸고 중간에 브레드 이발 교실이라고 브레드 이발사가 손님들의 헤어스타일을 멋지게 꾸며주는 모습을 짤막하게 그려 넣었다. 나는 윌크가 브레드 이발소에 입사하기 위해서 테스트를 받는 이야기는 TV에서 못 봤기에 책을 펼쳐들고 흥미롭게 완독했다. 책이 도착했을 때 아이들이 난리가 났는데 아이들을 진정시키느라 진땀을 뺏다. 그만큼 브레드 이발소를 아는 아이들에게 이 책이 내뿜는 영향력이 작지 않음을 느끼게 만드는 경험이다. 아울러 국내에서 만들어졌다고 하니 순수 토종 애니메이션도 이렇게 성공적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필름북이다. 또한 책의 내용이 상당히 교훈적이라는 점은 책이 아이들에게 주는 보너스다. 절망과 슬픔 가운데 있는 못난이 빵들의 고민을 해결해 줌으로써 그들에게 살아갈 희망과 소망을 선사하는 브레드 이발사의 존재는 빵들에게 있어서는 그 자체가 복음이다. 더불어 적절한 유머 코드가 믹스되어 한번 펼치면 손에서 뗄 수 없게 만드는 흥미 유발자로서의 책이 가진 매력은 그야말로 측정불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