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의 인생론 메이트북스 클래식 1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선미 옮김 / 메이트북스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로나19 팬데믹의 기세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면서 온 세계가 전염병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요즘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감염되어 병상에 있으며 코로나19로 인해 이미 유명을 달리한 사람들 또한 수없이 많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바이러스 하나가 그동안 온 인류가 쌓아놓은 찬란한 문명과 과학기술의 금자탑을 비웃기라 하듯 단 몇 개월 사이에 우리네 일상을 코로나 전과 후의 삶으로 갈라놓아버렸다. 너무나 당연시하게 여겼던 사람들과의 만남과 시간들이 마치 오래전 일처럼 아득하기만 하다. 이제 일상성의 회복은 정녕 요원하기만 한 것일까? 이러한 단상 속에서 집어 든 책은 삶의 측면을 쓰다듬으며 놓치고 지나쳤던 인생의 의미를 보듬는 저작으로서 그 유명한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인생론>이다.

숨 가쁘게 달려가며 나와 가족, 주변의 이웃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삶의 박차를 가했던 시간 속에서 요즘 코로나19라는 불청객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혜택(?)은 기나긴 인생의 여정 속에서 한 템포 호흡을 가다듬도록 만드는 여유인 것 같다. 인생에 대해서 제대로 생각해본 적 없는 대다수의 현대인들에게 왜 살아가고 무엇 때문에 살아가며 어디를 향해 달려가는가와 같은 인생의 궁극적 물음은 낯설기만 하다. 그렇기에 톨스토이의 인생론과 같은 책은 앞만 보고 달려가는 폭주 기관차와 같은 우리네 삶에 있어서 한 번쯤은 잠시 정차하여 숨을 고르도록 하기에 안성맞춤인 저작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을 아는가? 레프 톨스토이가 한때 자살을 생각했던 사람이라는 것을... 목을 매달 것인가, 권총을 사용할 것인가와 같은 자살의 방법을 고민했던 사람이 바로 온 인류의 지적 토양에 한줄기 단비를 뿌린 위대한 성학이었다는 사실이 매우 이질적으로 다가온다. 톨스토이 스스로가 임종 전 선택한 책은 위대한 저작 <전쟁과 평화>,<안나 카레니나>와 같은 책이 아니라 바로 이 책 인생론이다. 스스로가 자부심을 느끼며 임종 전 자신의 딸에게 읽어달라고 부탁했다는 책 인생론은 그가 앞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가는 모든 인류에게 남긴 숙성된 삶의 열매와 같다. 총 140개의 매우 짧은 격언을 한 권으로 묶은 인생론이 함의하고 있는 삶의 지혜와 통찰은 매우 현실적이다. 위대한 문인이자 사상가가 온 인류에게 전하는 메시지치고는 학구적이거나 사변적이지 않기에 난해하지도 않다. 동서양 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에 크나큰 영향을 끼친 수많은 정신적 스승들이 남긴 다양한 격언과 경구들을 그대로 옮겨온 것들도 있고, 톨스토이 그만의 언어로 좀 더 미세하게 세공하여 정리한 교훈들도 있다. 또한 톨스토이 스스로가 그의 파란만장한 삶이라는 교실 속에서 직접 체득한 인생의 다양한 경험과 격언을 아낌없이 설파하기도 한다.

 

 

"인간의 행복과 불행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산이나 재물에 달려 있지 않다. 행복과 불행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다. 현명한 사람은 어디를 가든 집이라고 느낀다. 전 세계가 고귀한 영혼의 집인 것이다."

"당신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당신은 울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모두 기뻐했다. 이 세상을 떠날 때는 당신은 기뻐하고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울도록 삶을 살아야 한다."

너무나 짧고 간결한 한두 문장의 격언이지만 천천히 곱씹을수록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이 마음과 영혼에 미치는 그 깊은 울림과 향기가 남다르다. 마치 우리면 우릴수록 진득하고 구수한 진액이 우러나오는 사골 곰탕의 그것과 같다. 그리고 인간 내면의 물가에 이는 잔잔한 물결의 파동과 같이 그 심연을 잡아 흔드는 고요한 정동이 책을 읽는 이의 마음에 부드럽게 밀려들어온다. 바로 이러한 것이 여느 자기 계발서와 같은 캐주얼한 도서들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위대한 고전의 힘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멘토 목사님께서 청년 시절 무신론자의 삶을 살아가던 중 본서를 통해 인생과 신앙의 참된 의미를 발견하고, 다시금 하나님 앞으로 회심토록 하는 데 있어서 큰 영향을 끼친 책 중 한 권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필독 도서 리스트에 올려놓았던 책을 이번 기회에 읽게 되었다. 한 문장 한 문장 금언이라고 표현해도 지나치지 않을법한 인류 역사에 한 족적을 남긴 위대한 성학들의 격언들이 마음 한편을 후벼판다. 본서를 통해 저자는 기나긴 항해로 비유되는 인생의 뱃길 가운데 만나는 높은 파도, 광풍과 같은 고난의 시간 속에서 깊은 깨달음과 힘을 얻고 달려갈 수 있도록 다함없는 교훈과 격려를 베푼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서평의 서론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림으로 인해 뒤를 돌아보는 자기성찰과 옆의 이웃을 보듬는 타자에 대한 관심이 희박해져가는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이 책이 가지는 장점과 혜택은 매우 크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시대에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바이러스에 의해 인간성마저 잠식되지 않기를 바란다면 이 책은 단연코 읽어봐야 할 필독서 중 한 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