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엠 바운즈 기도전집 - 『기도의 능력』 포함 8권의 기도서 완역 합본
E. M. 바운즈 지음, 김원주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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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에 관한 주옥같은 책들이 지금 시대처럼 쏟아져 나온 적이 드물다. 기독교 서점에 가면 기도에 관한 신앙서적들이 매대에 차고 넘친다. 사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서가에 기도에 관한 한권의 책을 더 얹는다고 특별히 더 티가 날만한 일도 아니지만 오늘 리뷰를 남기게 되는 본서는 여느 기도에 관한 탁월한 경건서적들 가운데서도 유독 돋보이는 명성을 지닌 기도에 관한 최고의 고전 중 한권인데 바로 기도의 사람 '이 엠 바운즈'가 쓴 '이 엠 바운즈 기도전집'이다.

19세기 초중반 미국 미주리주에서 출생한 이 엠 바운즈는 평생 매일 아침 4시에 기상하여 아침 시간을 기도로 깨운 그야말로 기도의 사람이다. 나는 이 엠 바운즈의 대표적 저서 가운데 한권인 <기도의 능력>을 올 봄에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은 그의 대표작인 <기도의 능력>을 포함한 8권의 저작을 한권으로 합본한 이 엠 바운즈가 기록한 기도에 관한 총서라고 보아도 무방한 기도에 관한 위대한 고전이다. 기도의 능력과 더불어 목적, 기도하는 성도들, 기도의 가능성, 진실된 기도와 기도의 본질적 요소, 필요성, 기도의 무기까지 한평생을 골방에서 기도로 씨름하며 하나님의 보좌를 움직였던 믿음과 기도의 사람이 삶으로 써내려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도에 대한 정수가 담긴 저작의 무게감은 대단하다. 분량에 있어서만도 840여페이지가 넘는 어마무시함을 자랑한다.

그러나 독자가 발견하게 되는 더욱 놀라운 사실은 책이 가진 내용의 깊이감이다. 각권의 책들이 결코 얕은 신학적 지식을 짜깁기하듯 허투로 쓰여지지 않았다는 점은 매권에서 흘러나오는 기도에 관한 실제적 교훈과 깊은 감동이 선사하는 영향력이 너무 크다는 사실로 증명된다. 저자가 쉬지말고 기도하라는 데살로니가전서 5장 17절의 말씀을 그대로 삶으로 살아낸 몇 안되는 사람 중 한명이라는 사실은 이 책의 권위를 더욱 더 공고하게 만들어 주며 그렇기에 책을 집어든 독자들은 책과 저자에 대한 신뢰를 갖고 한권의 책을 완독할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모든 내용들이 보석같은 교훈으로 반짝이지만 특별히 내 눈을 멈추게 만든 내용이 있다. 기도의 목적을 설명하면서 저자는 이 시대가 기도하는 시대가 아니라고 말한다. 위대한 활동과 운동의 시대이기는 하지만 보이는 것과 물질적인 것에 너무 치중하고 보이지 않는 것과 영적인 것은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시대라는 것이다. 저자 바운즈가 살다갔던 19세기의 시대 상황이 눈에 보여지는 물질적 현상에 치중했던 시대였다면 최첨단 우주 과학기술의 시대를 살아가는 21세기 지금의 시대는 무어라 더 할말이 있겠는가? 원초적이고 감각적인 자극으로 사람들의 눈과 귀와 감성을 사로잡는 이 물질 만능의 시대 조류 속에서 기도는 정말 가장 원시적이고 미신적인 그 무엇으로 치부되기 쉽상이다. 그렇기에 대다수 현대의 신자들은 교회를 다니지만 결코 깊은 기도의 생활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저자는 화려한 볼거리와 레져, 스포츠, 오락이 판을 치는 이 첨단 문명의 세대 속에서도 오직 기도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다. 온 우주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보좌를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최첨단 과학기술로 무장한 그 어떤 것도 아닌 오직 힘없고 초라한 모습의 노인이 골방에서 구부러진 허리와 머리를 조아린 채 하나님을 향해 간절히 기도의 제사를 올리는 것, 오직 그것 뿐이라는 지극히 단순한 사실이다.

또한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말씀인 항상 쉬지말고 기도하는 것에 대한 성경적 진의를 바운즈의 목소를 통해 직접들을 수 있음은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매우 귀한 깨달음이다. 항상 기도하라고 이야기하는 성경의 가르침은 우리의 일상을 모두 포기하고 매일 골방에만 틀어박혀서 기도에만 전념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바운즈가 설명해주고 있는 이 항상 기도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은 우리의 마음과 영혼이 의식적으로 항상 하나님과의 교제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즉 바른 신자는 일상의 의무들을 성실하게 감당하지만 언제나 우리의 마음이 일상의 업무로부터 돌아서게 될 때는 새가 둥지를 찾아가듯이 하나님의 품으로 날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상 속에서 항상 기도하는 신자의 삶을 실천하기 위해서 신자는 기도라는 거룩하고 경건한 영적 습관이 몸에 배어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기도의 사람 느헤미야에 대해 이야기하는 대목에서 황폐한 시온을 보며 슬퍼하는 지도자가 없는 이 세대와 교회에 대한 통렬한 슬픔을 토로한다. "종교의 부패와 부흥 세력의 쇠퇴 그리고 무서운 교회의 세속화 경향에 슬퍼하고 눈물 흘리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소위 낙천주의가 너무나 팽배하여 지도자들은 시온의 성벽이 무너져 내리는 것과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이 영적으로 병들어 가는 것을 보는 눈이 없으며 그로 인해 슬퍼하고 애통하는 가슴이 없다." 지금의 한국 교회를 향한 말씀과 같아서 책을 읽는 내내 마음 한켠이 아리었다. 나 또한 한국 교회 한명의 신자이기에 교회 세속화의 책임에 대해 결코 빠져나갈 수 없는 무겁고, 무서운 책임을 통감한다. 본서를 통해 교회의 세속화와 아픔에 대해 슬퍼하며 옷을 찢고, 재를 뒤집어 써야 할 기도하는 지도자가 없다는 사실에 대해 슬퍼하는 바운즈의 애통함이 전해져 온다. 영혼에 대한 관심도 없고, 참된 교회의 모습이 무엇인지도 모른체 오직 교회 성장에만 열을 올리는 작금의 상황 속에서 느헤미야와 같은 기도의 성도들, 기도하는 지도자들의 존재가 절실함을 느끼게 된 본문이다.

각권이 100여페이지 정도의 분량이기에 분책해서 보면 그렇게 많은 분량이 아니다. 그러나 왜 이 책은 가방에 가지고 다니기도 부담스러운 무게와 두께를 지닌 기도전집 한권으로 출간이 되었을까 생각했던 그 이유를 쉽사리 발견하게 된다. 저자가 말하는 기도에 관한 주옥같은 진리들이 각권을 통해서도 개별적인 주제 속에서 탁월함을 드러내지만 각권이 합해져서 테마와 테마가 서로 연결되고 보완되어 하나의 큰 틀 속에서 저자가 말하는 하나의 핵심이 빛을 발한다. 이 한권의 책을 관통하는 핵심적 주제는 바로 기도는 '열쇠'라는 것이다. 인류 구속의 역사를 포함한 모든 기독교 역사 속에서 보여지고 이루어진 하나님의 위대한 과업은 바로 기도라는 열쇠를 통해서 실행되었고, 완성되었다. 즉 기도가 없었다면 아무것도 이루어지거나 완성되지 않았을 모든 일들이 기도라는 열쇠를 돌림으로서 하늘 보좌를 움직일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그렇기에 자신의 삶을 통해 기도의 위대한 비밀을 깨달은 저자 바운즈는 이 기도의 비밀이 가진 강력한 힘을 모든 시대의 신자들이 받아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한글자 한글자 본서의 백지를 채워간 것이다.

2019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나는 얼마나 기도에 매진했는가? 얼마나 기도의 골방을 청소했는가? 새해가 되면 또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새해 계획 속에 '기도' 라는 그럴듯한 과제를 목표로 써넣을 것이다. 그러나 기도는 한두번하고 포기되어지는 그런 이벤트성의 과제가 아니다. 위에서도 이이기했듯이 눈에 보여지는 화려한 볼거리와 먹거리, 놀거리 등 결코 심심할래야 심심할 수 없는 첨단 문명의 재미있고 감각적인 시대를 살아가는 신자들에게 있어서 기도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이다. 세상이 보기에 한없이 미련한 십자가의 도에 반해 이 세대의 탁월한 철학들과 나이스한 사상으로 무장한 시대조류 속에 살아가는 현대의 신자들에게 있어 기도는 너무나 부끄럽고 초라하게 보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책을 통해 발견하게 되는 중요한 사실 한가지는 그러한 하나님을 대적하여 높아진 시대사조 속에서도 기도는 하늘 보좌를 움직일 수 있는 유일무이한 신자의 의무이며 특권이라는 불변의 사실이다. 기도가 유치한가? 기도가 미신적으로 느껴지는가? 기도하는 것이 창피한가? 그렇다면 이 책을 집어들고 읽으라! 식어져버린 기도의 가슴에 뜨겁게 불을 붙힐 기도의 불꽃이 매 챕터마다 활활타오르고 있음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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