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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의 5가지 원리 - 참된 믿음을 추구하는 프로테스탄트의 외침
제이슨 앨런 외 지음, 조계광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19년 8월
평점 :

요즘에는 좀 덜하지만 예전에는 서울역이나 지하철 같은 공공장소에서 전도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 적이 많았다. 보통 여러가지 구호들을 외쳤지만 가장 강렬한 문구 중 하나인 <예수 천당, 불신지옥>이라는 전도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에서 복음을 전하곤 했다. 나는 그리스도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분들의 전도활동에 대해서 어떠한 부정적인 감정이나 폄하하는 느낌을 말하지 않는다.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그렇게 외칠 수 있는 용기가 나에게는 없기에 감히 그분들의 활동에 대한 어떠한 평가도 나는 사양한다. 출판사로부터 선물 받은 책을 펴들고 이 책의 전면을 관통하는 단 하나의 조용하고 평범하지만 강력한 단어 하나를 발견했으니 그것이 바로 SOLA(오직) 라는 라틴어 단어 하나이다. 그리고 500년이 지난 종교개혁적 의미에서 그 SOLA가 함의하는 바가 바로 방금 내가 서두에서 이야기한 길거리 복음전도자들이 외치는 복음의 구호 속 함축된 의미와 같음을 발견하며 나는 이 작은 책이 가지는 진중한 무게감을 느낀다.
500여년 전 마틴 루터라는 위대한 종교개혁자에 의해서 시도된 개혁의 바람이 들불처럼 중세유럽에 퍼져나가게 되었는데 로마 카톨릭의 부패한 교권주의와 타락상으로부터의 벗어남일 뿐 아니라 1000년간 묻어둔 진리에 대한 진리의 재발견의 순간이었다. 이 때 가장 중요한 종교개혁의 5가지 슬로건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Sola Scriptura, Sola Gratia, Sola Fide, Solus Christus, Soli Deo Gloria이다. 즉 오직 성경, 오직 은혜, 오직 믿음, 오직 그리스도, 오직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5가지의 종교개혁을 상징하는 명제들을 통해 개신교는 로마 카톨릭과의 확연한 차이를 보이게 된다. 그리고 그 차이를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오직을 뜻하는 SOLA라는 단어의 유무이다.
본서는 5명의 개혁주의적 신학을 견지하고 있는 현직 신학교 교수들과 목회를 담당하고 있는 저자들이 한가지씩의 주제를 가지고 각각의 주제를 신학적 성경적으로 이야기한 것을 하나의 제목하에 엮은 모음집이다. 저자들은 동일하게 이 책이 말하는 Sola에 주목한다. 오직이라는 의미를 지닌 이 단어 하나로 인해서 500년전 수 많은 믿음의 사람들이 형언할 수 없이 끔찍한 고문을 당하고, 목이 잘리며, 화형에 처해지는 극심한 핍박과 순교의 현장을 통과해야 했다.
오직 성경만이 우리를 구원으로 이끄는 하나님의 진리를 간직한 특별계시라는 사실에 대해서 로마 카톨릭은 성경으로만은 부족하며 교회의 오랜 전통이 첨가되어야 함을 강조했고, 오직 은혜로 구원을 받는다는 가르침에 덧붙여 교회안에서 행해져야 하는 신자가 가지는 의무의 필요성을 말했으며 오직 믿음에 대하여 인간의 공로가 더해져야 함을 강조했기에 인간의 선행 등의 조건이 요구되어졌다. 그리고 그것은 구원에 대한 믿음의 불충족성을 의미하며 나아가 인간의 행위가 하나님의 은혜와 신인협력하기에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이라는 다섯번째 Sola를 인정하지 않게 된다. 또한 위대한 종교개혁자 존 칼빈은 병든 영혼들을 치유할 수 있는 길은 '오직 그리스도' 라고 말한다. "구원의 길은 그리스도의 고난 안에 있고, 죄의 빚을 탕감받는 길은 그분이 정죄당하신 사실 안에 있으며, 저주에서 놓여나는 길은 그분의 십자가 안에 있다(갈3:13)
이렇듯 종교개혁자들이 내건 5가지 개혁의 기치는 500년이 지난 지금의 우리들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오는가? 세상은 기독교가 세상에서 가장 편협한 종교이며 독선과 아집으로 똘똘뭉친 사람들이 그리스도인들이라고 말한다. 타 종교를 인정하고 관용하는 여타 다른 종교들과는 달리 유독 개신교만이 자신들에게만 구원이 있다고 강조함을 조소하며 비난한다. 그런데 이러한 세상 사람들의 손가락질과 비아냥거림과 비난에 대해 처음에는 나도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던 적이 있다. 그러나 나이를 먹고 작은 지식이지만 조금씩 개혁주의적 개신교가 말하는 성경의 진리들을 배워가면서 발견하게 되는 사실은 본서에서 말하는 이 5가지의 Sola에 함축된 타협할 수 없는 진리가 가지는 그 배타성과 유일성이다. 마틴 루터를 보름스의회에 소환한 카를 5세는 마틴 루터에게 "너의 진리에 대한 모든 견해를 철회하고 나라와 교회를 평안케하라!"고 말했다. 이러한 강요 앞에 마틴 루터는 양심을 거스르는 것은 안전하지도 않고, 옳지도 않기 때문에 나는 아무것도 철회할 수 없습니다. 달리 어찌할 길이 없습니다. 하나님 나를 도와주소서!"라고 말했다.
왕과 귀족들 앞에서 순식간에 목이 달아날 수 있는 이 긴박한 상황 가운데서 루터는 진리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철회하지 않았다. 그뿐인가? 이름도 빛도 없이 화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수 많은 믿음의 선배들 또한 그들이 가진 개신교 진리의 정수인 이 5가지의 Sola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이유가 그들이 화형당하는 유일한 이유였다. 시대를 막론하고 진리는 진리였기에 미움을 받았고, 핍박을 받았다. 타협할 수 없고, 양보할 수 없기에 진리이다. 섞이고 희석될 수 있다면 그것은 진리가 아니다. 진리가 가진 그 유일성과 배타성, 고결함과 순결함은 진리를 진리되게 한다. 그리고 본서에서 말하는 개신교 5가지의 Sola는 이러한 의미에서 지금을 살아가는 현대의 신자들에게는 명확함과 묵직한 의미로서 다가온다.
어제 이름만 대도 알 수 있는 담임목사직 부자 세습으로 몇년간 교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서울의 교인수 10만명을 가진 초대형교회의 부자세습에 대한 결정이 해당교회가 속한 총회의 회의로 일단락 되었다. 담임목사 퇴임 후 5년 후에는 세습이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실질적으로 세습의 길을 열어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이다. 이 결정으로 어제 하루 SNS가 뜨거웠다. 실망과 분노의 목소리들이 들끓었다. 한국 교회는 이제 정말 죽었다라는 자성과 한숨 섞인 목소리들이 SNS를 타고 전해져온다. 한 사람의 평범한 신자로서 부끄러웠다. 그러면서 이 책의 마지막장을 덮었다. 자신의 몸이 화형주에 묶여 타들어가는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이 5가지 Sola를 외치며 세상 권력과 타협하지 않고, 의연히 죽음을 선택했던 믿음의 선배들과 로마 원형 경기장에서 맹수들의 먹잇감이 되어 죽어가면서도 신앙을 붙들었던 수 많은 초대교회 신자들의 그 죽음이 어제 뉴스와 묘하게 오버랩되며 허탈함이 몰려오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