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튼 미스터리 탐정사무소 : 숨은 미스터리를 찾아라!
서울문화사 편집부 지음 / 서울문화사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십여년 전 놀이문화에 열풍을 불러일으킨 것 중 하나가 바로 보드게임이며 다양한 보드게임을 할 수 있는 장소로서 보드카페가 한때 유행이었던 적이 있다. 사람들과 둘러 앉아 다양한 게임들을 펼쳐놓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이에 열중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예전에는 다양하고 다채로운 보드게임들의 전신으로서 태곳적 보드게임이 있었으니 바로 주사위 게임이나 숨은 그림 찾기, 미로찾기 등이 그것이다. 대표적으로 주사위 게임은 주사위를 던져서 목표지점에 가장 빨리 도달하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것인데 중간 중간 장애물이있고, 목표지점에 도달할 때 쯤 잘못 걸려서 뱀을 타고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가는 등의 변수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게임이었다.

이렇듯 나의 어린시절을 수놓았던 다양한 원시적 보드게임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숨은 그림 찾기는 어린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어른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세대를 초월한 게임 중 하나다. 어린이들의 학습 참고서 뒷편에는 항상 머리를 식힐 수 있도록 숨은 그림 찾기등이 부록으로 실려있었고, 어른들의 일간지나 스포츠 신문 등에도 숨은 그림 찾기가 있을 정도로 관찰력과 집중력을 요하는 숨은 그림 찾기는 단순하면서도 대상물을 찾았을 때의 그 성취감은 이루말할 수 없이 큰 국민 게임 중 하나다. 이러한 추억을 소환하며 오늘 서평으로 소개하게 되는 책은 바로 <레이튼 미스터리 탐정사무소 : 숨은 미스터리를 찾아라!>이다.

<레이튼 미스터리 탐정사무소>는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다. 본서는 이 애니메이션을 모티브로하여 제작된 어린이 놀이 워크북이다. 특정한 이야기나 줄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고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숨은 그림과 다른 그림을 찾는 것, 그리고 그림자를 보고 그림자와 동일한 그림을 찾는 것,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명장면들을 제시하고 다른 그림을 찾는 미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에 등장하는 미션의 배경은 실제로 애니메이션에서 등장하는 장소로 설정되어 있기에 평소 이 만화를 시청한 적이 있는 어린이는 매우 친숙한 배경을 토대로 제시되는 미션을 흥미롭게 수행할 수 있다.

책을 펼쳤을 때 수 많은 사람들이 배경마다 빽빽하게 채워져 있고, 온갖 잡동사니 물건들 또한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상황 속에서 마치 숨은 그림 찾기의 레전드격인 '윌리를 찾아라!' 가 연상되기도 한다. 하지만 본서가 가지는 특징은 인물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숨은 아이템을 찾는 미션이 추가되어 있고, 물건의 그림자만을 보고 찾는 추가 미션까지 주어진다는 점에서 '윌리를 찾아라!'와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문제를 풀어야 하는 아이들은 초고도의 집중력과 관찰력, 예리한 사고력을 요하는 각 미션을 통과할 때마다 짜릿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뒷편의 정답을 보고 싶은 유혹을 인내로서 참고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가는 모습 속에서 마치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카트리에일'로 분한 자신의 모습 속에서 묘한 흥분도 느껴볼 수 있는 워크북이다.

사실 어른들이 붙잡고 풀면 손쉽게 찾을 수 있겠지만서도 어디까지나 본서는 아이들을 위한 워크북인 점을 감안할 때 손쉽게 찾을 수 없는 아이템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는 것도 본서가 가지는 특징 중 하나다. 사실 나 또한 아이와 함께 책을 펼쳐들고 "이 정도야 금방 찾지!" 라고 외쳐놓고서는 한두개의 물건 아이템을 찾지 못해 아이 앞에서 허둥지둥 하며 당황스러운 모습을 들켜버리곤 했다. 그럴 때마다 "해답을 봐요!" 라고 조르는 아이를 진정시키며 끝까지 우리 힘으로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서 끙끙대곤 한다. 사용연령이 4세이상으로 부모가 옆에서 가이드를 해준다면야 가능할 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7세 이상은 되어야지 미션을 이해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을 듯 싶다.

요즘 음식점에 가면 부모들이 잠시도 가만히 있지않는 어린 아이들을 위해 스마트폰, 태블릿을 쥐어주고 유튜브를 플레이해준다. 그럼 아이들은 그 조그마한 화면 속에서 펼쳐지는 디지털 신세계의 정보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며 스스로 사고하고 생각하며 사유하는 능력은 저만치 밀어놓고, 유튜브라는 현대 문명이 창조한 제 2의 神이 던져주는 기계적 시혜를 넙죽넙죽 받아먹곤 한다. 그러면서 점점 이 세대의 아이들은 스스로의 창조적이고 창의적인 사고 능력보다는 외부로부터의 길들임에 익숙한 인간들로 자라간다. 이는 본인과 타자에 대한 몰이해로 이어지고, 인간관계의 어려움으로 직결되며 그 결과 사회성 부재의 아이들은 자신밖에 모르는 극도의 이기적인 성향을 가진 인간들로 변해갈 수 밖에 없다. 여담이지만 창문을 열고 아무렇지도 않게 차창밖으로 담배꽁초를 던져버리는 짐승같은 인간의 모습을 목격한 아침이라서 그런지 이러한 생각들은 굳어져만 간다.

디지털 문명의 이로움이 분명 있다. 하지만 아이들의 놀이만큼은 아날로그의 잇점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아는가? 아이들은 충분히 자신의 생각과 사유의 능력을 갖고 창의적이며 창조적 사고 속에서 커나가야 한다. 놀이의 규칙을 이해하고, 준수하며 자신 앞에 닥친 미션을 골머리를 앓아가며 해결해 나갈 때 아이들은 그 놀이 속에서 인내심과 문제해결 능력,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워갈 수 있다. 본서는 작은 놀이 워크북이지만 아이들의 사고와 정체성, 가치관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4~7세의 아이들에게 있어서 집중력과 관찰력, 사고력, 규정과 규칙을 준수하는 마음을 키우는 데 있어 매우 유용한 책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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