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최고의 권위를 가지며 하나님을 믿는 모든 신자들의 삶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매우 가치있는 책이다. 아니 단순히 책이라기 보다는 살아있는 하나님 그분의 말씀 자체이며 그분에 대한 생생한 증언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겠다. 그러나 참으로 안타까운 사실은 나를 포함한 많은 신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해가 시작되면 대부분의 신자들이 세우는 신앙의 목표 중 하나가 올해는 꼭 성경을 1독 해보겠다는 다짐이지만 창세기, 출애굽기를 지나 제사법이 등장하는 레위기에 들어서면서 대부분 그 결심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이렇게 성경을 1독한다는 것은 이 숨가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의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내가 믿는 하나님 그분의 말씀, 내가 따르는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이야기들이 가득한 성경을 읽지 못한다는 것은 하나님을 믿는 신자들에게 있어서 어불성설이다. 그런데 이번에 만나게 된 본서 <성경 1독 플러스 만화성경>는 신구약 66권을 통독해보고 싶은 신자들에게 일종의 복음 그 자체로서 다가온다. 만화로 성경을 읽는다는 발상 자체가 어쩌면 조금 불경스럽다고 여겨질지 모르지만 본서는 말씀의 틀을 벗어나지 않고 철저히 하나님 중심적인 기반 하에 만화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성경 일독의 어려움을 느끼는 조국 교회의 대다수 신자들에게 성경을 좀 더 재미있고, 친근감있게 접할 수 있도록 돕는 충분한 역할을 감당해준다.
중세시대 로마 카톨릭은 일반 신자들에게 성경을 읽을 수 있는 기회 자체를 막아버렸고, 말씀을 강론하는 사제들 또한 일반인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라틴어로 미사를 집례함으로서 철저히 성경과 말씀에 대한 접근성을 차단해버렸다. 그렇기에 하나님의 말씀이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 시대상을 빗대어 중세 1000년의 암흑시대라고 말한 것이다. 이렇듯 성경이 일반 신자들에게 철저하게 금지되고 차단되었던 시대가 있었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만화라는 조금은 가벼운 듯한 도구의 힘을 빌려 탄생하게 된 만화성경을 보면 놀랍기만 하다.
본서는 구약과 신약으로 나뉘어져서 출간된 것 중에서 신약편에 속한다. 마태복음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신약의 내용들이 만화에 의해서 재탄생되는 새롭고 흥미로운 만화성경은 그만큼 책장이 술술 넘어갈 정도로 재미와 감동이 있다. 중간 중간 해당 성경에 대한 기본적인 배경지식을 설명해주는 페이지가 함께 수록되어 있기에 독자로 하여금 자신이 읽게 되는 성경의 주요 주제와 줄거리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도록 실제적인 도움을 준다. 그리고 이러한 설명은 만화성경이 만화로서 다 표현하지 못하고 행여나 놓칠 수 있는 부분을 부족함없이 채워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또한 내용전개가 빠르고 중간 중간 독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 또한 해설자의 친절한 해제로서 삽입되어 있기에 정말 편안한 마음으로 손쉽게 읽어내려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만화로 성경을 읽는다고 결코 흥미와 재미로서만 끝나는 책은 아니다. 책을 받고 어린 시절 만화방에 앉아서 설까치가 등장하는 공포의 외인구단이며 아기공룡 둘리 등의 만화책을 탐닉했었던 예전의 추억을 소환해주는 면도 없지않아 있었지만 재미로서만이 아닌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깊은 감동과 은혜가 책의 전면에 흐르고 있다는 점은 그 옛날 나의 동심을 고양시켜준 만화책들에 비할바가 못된다. 믿음이 있는 신자라면 신앙과 믿음의 눈으로 이 책을 볼 때 만화라는 이질적인 도구에 덧입혀진 복음의 정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고, 그 안에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귀한 시간이 될 수도 있다.
또한 구약 뿐만 아니라 신약 또한 내러티브적인 요소가 강한 책들이기에 더욱더 만화성경의 파워와 가치는 빛을 발한다. 내러티브적인 요소들은 활자라는 제한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의 한계성 속에서는 아쉬움으로 다가올 때가 많다. 보통 일반적인 성경을 읽으면서 떠올랐던 생각 속의 이미지들이 단순히 머리속에서만 맴돌다 사라져버렸다면 본서는 그러한 무형의 이미지들을 눈에 보여지는 시각적인 방법으로 재현시키고 있기에 성경의 이야기들은 색깔을 입고 형상을 부여받아 종이라는 인쇄물 위에 자신의 진가를 펼침으로서 수 많은 독자들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문을 열어젖힌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바로 성인들 뿐만 아니라 이제 막 글을 떼고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아이들에게 성경을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드는 매우 중요한 매개체의 역할을 감당한다는 점이다. 사실 일반적인 성경을 어른들도 읽기 버거워하는 현실 속에서 아이들은 오죽하랴...내가 이 만화성경을 펼쳐들자 곧장 초등학교 1학년 첫째 녀석이 나의 옆에 다가와 앉는다. 만화라는 그 하나가 아이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만약 내가 깨알같은 성경전서를 들고 앉아서 펼쳤다면 과연 우리 아이가 내 옆에 와 앉아서 관심을 보였을까?
요즘 대중 매체를 통해 넘쳐나는 잡다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아이들이 보고 듣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 너무나 많음을 실감한다. 초등학교 3학년만 되어도 남자아이들은 스마트폰으로 음란물을 보고, 여자아이들은 유튜브를 통해 메이크업하는 법을 배운다는 실로 믿기지 않는 요지경 같은 세상. 그렇기에 우리 아이들이 이러한 미디어의 공해 속에서 온전히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그 말씀의 진리 안에서 자유함을 얻고 기쁨을 누리는 사람으로 자라갔으면 하는 마음이 부모로서 크다. 그렇다면 깨알같은 글씨의 일반적인 성경보다는 본서와 같은 만화성경을 통해 아이들이 성경 말씀을 좀 더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면야 이보다 더 좋은 도구가 어디있겠는가? 성장하면서 아이들의 지적수준과 집중력이 더 넓어지고 깊어질 때 어느 순간 어른들이 읽는 일반 성경에 대한 사랑과 관심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기에 이번 기회를 통해 아이들에게 만화성경을 권해보는 것은 어떨까?
본서는 결코 복음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며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만화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성경 일독에 도전하는 모든 이들에게 매우 의미있는 선물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