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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바이크 진화론 - 라이더와 마니아를 위한 프레임.휠.컴포넌트 100년사를 정리한 자전거 구조 교과서 ㅣ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나카자와 다카시 지음, 김정환 옮김 / 보누스 / 2018년 11월
평점 :

날씨 좋은 주말마다 도시 근교에서 자주 보여지는 진풍경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몸에 딱 달라붙는 바이크 저지와 팬츠를 입고, 번쩍이는 선글라스, 멋진 헬멧과 함께 날렵한 바이크를 타고 열을 지어 시원스럽게 질주하는 한무리의 바이크 라이더들의 모습이다. 지인 중에도 로드바이크의 매니아가 있는데 날씨만 좋으면 주말마다 양평, 가평, 춘천 가리지 않고 라이딩을 나갈 정도로 바이크의 매력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어필되는 것 같다. 반드시 로드바이크가 아니더라도 자동차가 내뿜는 배기가스로 인한 환경오염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는 요즘 일반적으로 자전거는 이제 우리의 일상에서 매우 친숙한 대체 교통수단이 되어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직장인들, 학교에 가는 학생들, 심지어는 아이를 뒷 좌석에 태우고 조심스럽게 질주하는 주부들의 모습까지 심심찮게 발견하게 된다.
인류가 태동한 이래 수많은 교통수단이 생겨났고, 과학기술의 비약적 발전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파격적인 교통수단들을 탄생시켰으며 그로 인해 이제 인류는 우주여행도 가능한 시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우주여행과 같이 일반인들의 피부에 잘 와닿지 않는 이야기는 차치하고 비근한 예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약 2시간 30분이면 도착하는 기차가 생길것이라고 그 누가 예상을 했겠는가? 그러나 놀랄만한 사실은 이제 그러한 생각들은 현실이 되어 우리네 일상이 되어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빠르고 편리한 교통수단들이 대거 등장했지만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하면서도 원초적인 교통수단을 꼽으라면 단연코 자전거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자전거, 특별히 경주용 자전거인 로드바이크에 관한 흥미로운 책 한권을 만난다. 로드바이크 진화론이라고 이름 붙여진 본서는 로드바이크의 역사와 각종 하드웨어의 개발과 변천 과정을 짜임새 있게 전한다. 자전거를 건강을 위한 운동과 취미로서 즐기는 자전거 인구가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 요즘 로드바이크의 흥미로운 변천사를 일목요연하게 다루고 있기에 자전거 매니아들에게 있어서 본서의 출간은 매우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총 4개의 chapter로 구성되어 있는데 자전거 문외한으로서 바이크 라이더, 매니아가 아닌 나는 생소한 전문용어들이 많이 등장하는 본서가 조금은 어렵게 다가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디레일러, 휠, 페달, 핸들 스템, 브레이크, 새들 등 자전거 부속품들과 라이더들의 의상, 선글라스, 헬멧과 같은 액세서리의 개발과 변천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저자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인내심을 갖고 읽어내려갔을 때 발견하게 된 작은 insight이 있다.
그것은 바로 100여년의 역사를 가진 바이크의 발전이 다름아닌 인간의 필요에 의한 것이었다는 사실. 다시 말해서 다른 경쟁자들보다 더 효율적으로 더 빨리 달려야만 하는 로드바이크의 특성 상 선수들과 개발자들은 자전거 프레임의 내구성과 경량화를 끊임없이 추구했으며 더 효율적인 스피드를 구사하기 위해서 작은 부속품 하나까지도 계속적인 연구와 개발을 통해서 발전시켜나갔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듯이 투르 드 프랑스, 지로 디탈리아와 같은 세계적인 대회에서의 우승을 위해 바이크는 계속 발전했고, 진화를 거듭한 결과 보기만해도 날쌔고 날렵한 지금의 자전거 하드웨어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어쩌면 아직도 0.001초의 기록 단축을 위해 그 진화는 여전히 진행형일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보조바퀴가 달린 자전거를 선물받고 그렇게도 좋아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나의 기억으로부터 소환시켜준 작은 책 한권으로 인해 소소한 행복을 누린다. 이제는 삶이 바빠서 시간이 없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자전거를 타본지가 어언 백만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시원스럽게 질주하는 자전거에 몸을 맡겨보고 싶은 마음이 들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책에 나오는 전문적인 로드바이크까지는 아니더라도 취미용 자전거 한대로 어린 시절의 그 해맑았던 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