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게 만드는 동화책

구름 나라 엄마 펭귄
이장훈 지음, 김예진 그림 / 51BOOKS(오일북스) / 2018년 4월

본서는 '지금 만나러 갑니다' 라는 영화로 더 잘 알려지게 된 동화책이다. 영화가 꽤 흥행하고 있다는 소문만 들었지 아직 이 영화를 관람하지 않았기에 영화의 내용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 책이 왜 유명해졌는지도 사실 잘 모른다. 단지 예쁜 그림의 동화책을 아이와 함께 읽고 싶어서 펼쳐들게 된 사연이 전부다.

그리고 본서는 동화책 다운 예쁜 그림과 많지 않은 글로서 간결하게 이루어진 그야말로 동화책이다. 그러나 아이를 옆에 앉혀놓고 책을 읽어가면서 속으로 "어! 내용이 좀 진지해지네!" 라는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튀어나온다. 하늘나라와 지상 세계 사이에 아직 하늘나라로 가지 않은 사람들이 사람들의 기억에서 완전히 잊혀질 때까지 잠시 머무는 장소인 구름 나라가 있다. 그곳에 엄마 펭귄이 지상의 세계를 구름 속에 난 구멍을 통해서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마침내 지상으로 가는 빗방울 열차를 타고 지상으로 내려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기 펭귄을 만나서 아기 펭귄과 즐겁고 행복한 한때를 보낸 후 다시 마지막 빗방울 열차를 타고 구름나라로 올라가며 작별을 고한다.

매우 단순하고 짧막한 스토리이다. 하지만 뭔가 짠함이 느껴진다.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아이가 책장의 마지막을 덮고나자 한마디 한다. "이야기가 슬퍼!"

예쁜 그림의 동화책을 통해 죽음에 대한 개념이 아직 완전하게 정립되지 않은 아이에게 죽음에 대해서 설명해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면 이 또한 본서를 통해서 얻게 되는 유익일 수 있다. 굳이 필자는 죽음에 대해서 설명하지는 않았다. 그냥 아이에게 느껴지는 감정 그 자체를 느껴보라고 놔두었다.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그 안에서 간직하게 되는 사랑에 대한 기억. 어찌보면 우리네 인간사에 있어서 누구나가 언젠가는 겪게 될 보편적인 경험들 아닐까? 그리고 그것을 예쁜 동화책의 지면을 빌려 부드럽게 순화시켜 담아낸 책이 바로 <구름 나라 엄마 펭귄>이다. 그러면서 향후 아이가 좀 더 나이를 먹고 세상사를 개인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될 그때가 오면 책꽂이 어딘가에 꽂혀 있을 본서를 매개로 나의 아이에게 가르쳐 주고 싶은 점 하나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모든 감정의 소중함이다. "기쁨과 즐거움의 감정만이 좋고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슬픔과 아픔이라는 감정 또한 네 안에서 충분히 느끼고 너의 생각과 나아가서는 너의 삶으로 해석해내야 한다는..."

봄날의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는 5월의 어느 휴일, 동화책답지 않은 동화책 한권으로 적지 않게 생각하게 된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