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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를 위한 두뇌튼튼 종이접기 - 치매를 예방하는 실전 뇌훈련
최수진 옮김, 일본종이접기협회 외 감수 / 책밥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종이접기는 어른이나 어린이 모두에게 즐거움을 주는 놀이 아이템인 것만은 확실하다. 그러나 주로 종이접기는 그동안 당연히 아이들의 전유물이었고, 아이들이 즐겨하는 놀이 중의 하나로서 그 기원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오랜 세월 동안 손에서 손으로 이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누구나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들이라면 친구들과 함께 색종이를 가지고 다양한 사물들을 접으며 시간을 보낸 추억이 있다.
본서는 이러한 누구나 가지고 공유하고 있는 그 종이접기 놀이에 대한 기억과 향수를 불러 일으킴과 동시에 한가지 중요한 기능적 의미를 가지고 출판되었다. 다름아니라 이 종이접기가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연세가 있으신 어르신들의 치매 예방을 위한 아주 효과적인 예방법이라는 점.
주로 사람이 나이가 들면 뇌의 전두엽 부분이 가장 빨리 노화가 진행되면서 치매가 찾아올 확률이 높아지는데 이때 사람이 손가락을 사용하는 일을 자주 하다보면 이 전두엽 부분을 활성화시켜주고, 그것은 치매를 예방하는 데에 매우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본서는 다양한 동물과 식물, 사물들을 소재로 종이접기가 가능하도록 편집되어 출간되었는데 왜 본서의 제목이 '두뇌튼튼' 인지는 책을 따라 종이접기를 하다보면 느낄 수 있다.
읽는 책이라기보다 워크북으로서 책 자체에 수록된 색종이들을 오려서 주어진 방법대로 미션을 수행하다보면 하나의 종이접기 아이템이 완성되어진다. 책을 받아 아이와 함께 당장 몇장을 오려서 종이접기를 시작했다. 본서가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종이접기를 매우 손쉽게 따라서 할 수 있도록 색종이 자체에 접는 순서가 표기 되어있다는 점이다. 독자는 그렇게 표기된 점선과 실선의 순번을 따라가며 접기만 하면 되기에 매우 손쉽다. 그리고 뒤에는 접는 방법까지 해답으로 수록되어 있기에 아이들이나 노인들 모두에게 그리 어렵지 않게 작업을 수행하도록 돕는다.

사진은 필자의 아이가 만든 작품이다. 종이접기를 한 후 자기 나름대로 테이프로 뒷면의 들뜬 부분을 붙여서 고정시키고, 나무젓가락을 이용해서 일종의 종이접기 조형물을 완성시켰다. 종이접기로서 그냥 2차원적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아이의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
대부분의 이러한 워크북들이 가지는 특징 중 하나는 손가락 협응이다. 손가락을 부지런히 움직임으로서 소근육 발달과 협응력 증진이라는 효과를 거두는 것이 워크북들이 내세우는 성과 중 하나다. 본서도 다를 바 없다. 그러나 본서가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어렵지 않다는 점이다. 필자는 종이접기를 좋아하는 아이의 성화로 거의 몇주간 매일 저녁마다 몇개의 종이접기를 해줘야 했던 때가 있었다. 접을 수 있는 것이라고는 비행기, 배, 동서남북 정도의 매우 고전적이고 오래된 아이템들 밖에 생각나는 것이 없었던 필자는 급기야 인터넷 동영상의 종이접기 강좌를 시청하며 따라 접기를 시도했다. 쉬운 것은 어렵지 않았으나 반면 난이도가 있는 것은 따라 접는 방법이나 순서 등이 매우 어렵고 혼란스러워서 포기할 때가 적지 않았다. (설명해주는 선생님들의 설명이 이해가 안될 때가 간혹 있다)
그렇기에 이번에 본서를 발견하고 펼쳐든 본서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모든 순서가 종이 위에 점선과 실선으로 번호까지 친절하게 표기되어 있었다는 점이며 이는 누구나가 쉽게 따라서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본서가 가지는 또 하나의 장점은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두뇌튼튼' 이라는 책의 제목안에 숨어 있다. 손가락 협응력 증진으로 뇌 기능의 활성화라는 매우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종이접기를 하는 사람에게 '생각' 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실선과 점선, 때로는 가위를 가지고 오려야 하는 선들을 만날 때마다 잠시 멈춰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이 선을 앞으로 접어야 하는가 뒤로 접어야 하는가? 접고 넘기는 것인가? 이 선을 여기서 오리면 어떤 모양이 나올 것인가?" 와 같이 생각하고 추론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본서는 생각하기 싫어하는 세대, 사고의 스위치를 꺼버리게 만드는 TV와 스마트폰에 포로된 요즘 세대의 아이들, 그리고 성인들에게 종이접기라는 작은 아이템이 주는 선물이다. 또한 가족과 함께 할 때 그 즐거움은 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