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진의 종횡무진 미술 오디세이 - 만화로 들려주는 진짜 미술 이야기
장우진 글.그림 / 궁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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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진의 종횡무진 미술오디세이(만화로 들려주는 진짜 미술이야기), 궁리, 2015,
#장우진 #종횡무진미술오디세이


1. 이 책의 최대 장점은 풍부한 그림, 사진, 도해 자료다. 만화의 형식을 빌려 예술의 본질에서부터 회화, 건축, 조각에 관한 기초 개념을 설명해주고 슥슥 넘겨 가면서 읽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홍대 예술학과를 나온 저자가 저작권 문제로 일일이 싣지 못한 것은 간략한 그림으로 표현해주어서 좋았다. 나같은 미술 초보자에게 딱 맞는 책이다.



- 심리적 과정, 세계(자연) - 제작자 - 감상자 148-149쪽

"예술은 자연의 모방이다"라는 명제는 미술사에서 오랫동안 맹위를 떨쳐왔다. 그러나 자연에 대한 모방은 근본적으로 3차원을 2차원에 옮겨야 했고, 빛을 어두운 물감으로 표현해야만 했으며 시간을 정지된 화면 속에 가둬야 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또 우리 눈의 특성상,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없으며 언제나 예술은 매체와 그것을 표현하는 손의 기술에 구속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화가는 끊임없이 자연에 자신의 마음을 투사해 자연의 우연한 형태 속에서 자신이 찾고자 하는 것을 발견해내고 화폭 위에 고안해낸 다양한 방법을 통해 그것을 쏟아놓는다. 작가가 하는 일이 복잡한 암호문을 만드는 일이라면 감상은 그 암호를 해독하는 과정이다. 감상자 역시 작품에 자신의 마음을 투사한다. 그러나 예술가들은 훌륭한 고안과 발견으로 그러한 한계를 뛰어넘었다. 예술가가 자연을 화폭에 담는 일은 일종의 암호화 과정이기도 하다. 화가는 선이나 색이라는 암호 부호와 다양한 조형 원리를 통해 우리에게 아름다운 세계를 선사한다. 작가와 공모해 상상력을 발휘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작품은 단순한 붓질, 물감 덩어리가 아니라 세상과 우리를 이어주는 다리가 된다. 결국 자연을 모방해 예술을 창작하고 그것을 감상하는 모든 일이 심리적 차원, 즉 우리의 마음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뒤샹은 기성품을 미술 작품으로 제시한 바 있다. 미술 작품이 탄생하기까지는 주로 세 가지 과정을 거친다. 착상 - 제작(그리고, 붙이고, 새기는 등) - 선택(마지막 붓 터치, 마지막 새김, 이것을 과연 미술 작품으로서 전시할 것인가 등)
뒤샹은 제작 과정을 생략하고 우연한 발견 혹은 만남이라는 선택의 과정(착상-선택)만으로 미술 작품을 완성했다. 만약 이 선택의 과정마저 생략한다면 어떨까? 우리가 흔히 ‘개념미술’이라고 부르는 미술 작품에서 오직 작품을 구성하는 필요충분조건은 ‘아이디어’다.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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