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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위한다는 착각
신재용 지음 / 반니출판 / 2026년 8월
평점 :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덜어내기에는 결국 용기가 필요하다. 결핍을 허락하는 용기, 무언가가 부족해도 괜찮다고 말하는 용기다. 불안을 삼키지 않고, 불안을 잠깐 그 자리에 앉혀 두고, 그 불편함과 함께하는 용기다. 덧셈으로 불안을 덮는 대신 불안이 말하는 것을 듣는 용기다.
덜어낸다는 것은 결코 '0'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정말 필요한 한두 가지를 더 오래, 더 꾸준히 지켜내기 위해 내 안에 공간을 마련하는 작업이다.
pp.14~15
검사 하나, 약 하나, 영양제 하나를 더 보탠다고 해서 실제로 내 몸이 얼마나 나아질지는 알 수 없다. 그럼에도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다'는 위안만큼은 분명히 얻는다.
환자는 불안을 덜기 위해 덧셈을 원하고, 의사는 소송과 후회를 피하기 위해 덧셈을 택한다. 이 둘이 만나는지점에서 덧셈은 더욱 강력한 기본값이 된다.
pp.58~59
결국 '몸에 좋다'는 말은 과학적 근거를 가리키기보다, 비판적 사고를 멈추게 하는 주문처럼 작동한다.
그 사이 가장 중요한 기준, 즉 몸에는 최소 요구량과 상한선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뒷전으로 밀려난다. 시장은 언제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가능성을 부풀려 말하고, 이 이상은 더 이득이 없고 오히려 위험이 커지는 지점에 대해서는 거의 이야기하지 않는다.
p.112
이 견고한 덧셈의 구도를 흔들기 위해서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것은 막연히 '뭐라도 더 해주세요'라고 매달리는 태도에서, '나에게 주어진 선택지가 무엇인가'를 묻는 태도로의 전환이다. 우리가 찾아야 할 의사는 단순히 검사를 많이 해주는 의사가 아니다. 내 앞에 놓인 선택지들을 펼쳐 보이고, 각 선택지의 득과 실(이득과 해악)을 투명하게 비교해 주며, 내 삶의 상황에 가장 적절한 것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 주는 의사다.
p.159
- 건강검진 시 질문 바꾸기 : '제 나이와 가족력, 기저질환을 고려했을 때 꼭 필요한 것과 굳이 안 해도 되는 것을 나눠 보고 싶습니다'라고 말해 보는 것.
- 웨어러블 알림 정리하기 : 심각한 부정맥이나 극단적인 심박수처럼 정말로 위험한 상황을 알려 주는 알림은 그대로 두되, 매일 울리는 수면 점수 알림과 스트레스 지수 알림은 한 달 만이라도 꺼 두기.
- 결과지 함께 읽기 : 가능하다면 주치의나 전문가와 결과지를 함께 읽기.
pp.200~201
염증이 줄어드는 것은 무언가를 더했기 때문이 아니라, 필요 이상으로 채워 넣던 것을 조금 덜어냈을 때 일어나는 몸의 자연스러운 회복 과정에 가깝다.
p.252
확실한 것은 하나다. 덜어낸 자리는 언젠가 반드시 무언가가 채운다. 그 자리를 더 많은 물건과 더 바쁜 일정이 다시 차지할 수도 있지만, 조금 더 안정된 몸의 리듬, 조금 더 깊어진 관계, 조금 더 분명해진 삶의 방향이 들어올 수도 있다. 무엇을 선택할지는 이제 여러분에게 달렸다.
p.263
신재용, <건강을 위한다는 착각> 中
+) 약사인 저자는 건강 불안증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건강식품을 다량 복용하며 각종 검사를 하는 것만이 해답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 책은 우리가 건강을 염려해 해왔던 모든 덧셈의 행동들에 의문을 제기한다. 건강식품을 먹고 약을 복용하며 여러 검사를 실시하는 게 올바르게 우리 몸을 챙기는 것인지 고민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인류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이야기한다. 결핍의 환경에 적응한 우리 몸이 풍족의 시대인 지금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언급하고, 우리의 뇌가 본능적으로 선택한 더하기의 법칙에 대해 설명한다.
건강에 대한 '혹시나'하는 불안으로 건강식품이 난무함을 지적하고, 빠른 시스템과 책임 회피에 길들여진 병원 시스템을 비판한다. 또 건강에 지나치게 몰입하는 여러 디지털 매체의 과함을 제시한다.
그래서 저자는 빼기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뇌를 비우려는 노력, 건강식품과 약에 대해 제대로 알고 복용하는 습관, 더하기보다 빼기의 처방, 의사와 약사를 만날 때 우리가 해야 하는 주요 질문 등이 그것이다.
이 책은 우리의 몸과 마음에 빈자리가 생긴다면, 그곳은 언제든 다른 무엇이 채울 수 있다고 언급한다. 조금 더 안정된 삶의 리듬과 건강하고 올바른 생존 원리, 편안함이 가져오는 생의 의지 등이 그런 게 아닐까.
몸을 위해 실천하는 모든 행동을 하나씩 덜어내라는 조언이 인상적인 책이었다. 부족한 것이 과한 것보다 낫다는 진리를 가르쳐 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무조건 '0'이 되도록 빼라는 게 아니라, 적당하고 올바른 복용을 위해 우리 스스로 여러 검진과 처방, 복용법 등에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건강을 위한다는 착각이 우리 몸을 해치고 있다는 걸 명확히 알려준다고 느낀다. 내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비워야 소중한 것들을 채울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책이었다.
비우기의 철학, 뺄셈의 효과 등을 흥미롭게 풀어냈기에 건강 염려증과 불안증을 줄일 수 있도록 돕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올바른 의약학 시스템의 활용과 건강한 복용법 등을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