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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돈의 시대, 스테이블코인 - 경제 현장에서 본 달러 이후의 돈, 디지털 화폐 이야기
김신영 지음 / 원앤원북스 / 2026년 1월
평점 :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
1861년 남북전쟁이 발발해 정세가 불안해지며 사람들이 은화와 금화를 내놓지 않고 쌓아두기 시작하자 미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종이에 '1달러'라고 찍고 복잡한 문양을 그려 넣은 다음 거기에 '법정화폐'라고 찍은 후 "이 종이는 1 달러=은 24g과 같은 가치야!"라고 선언했다. 단지 '정부의 권위와 명령'만으로 사람들은 종이돈, 즉 지폐를 통해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금이나 은 등으로 바꿔주지 않는다는 의미의 '불태환 화폐(inconvertible currency)'라고도 한다.
이후 미 달러는 여러 환경에 따라 금 불태환 - 태환 - 불태환 - 태환 화폐이기를 반복했다.
p.23
화폐의 조건으로는 ① 가치의 저장, ② 교환의 매개, ③ 가치의 척도 셋이 손꼽힌다. 비트코인이 화폐로 쓰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됐다는 것은 이런 조건을 어느 정도 충족할 잠재력이 엿보였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비트코인이 초기의 기대와 달리 화폐 역할을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너무나도 큰 변동성 때문이었다.
pp.41~42
스테이블코인이 이토록 확산하기 전부터, 한국을 포함한 세계의 주요 중앙은행들은 자체적으로 발행하는 가상화폐인 CBDC를 연구해왔다. CBDC는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의 약자로 직역하면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다.
도매 · 소매 CBDC는 '누가 쓰느냐'와 '무엇을 대체하느냐'의 차이로 이해하면 쉽다. 간단히 말해 도매 CBDC는 '은행끼리 쓰는 중앙은행 디지털 결제 수단'이고 소매 CBDC는 '국민이 직접 쓰는 디지털 현금'이다.
pp.57~63
스테이블코인이 그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코인의 규모에 상응하는 준비금이 있어야 한다. 은행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은 이 준비금을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다. 은행 고객, JPM 코인(세계 최대 금융 그룹 JP 모건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고객사의 예금 자체가 스테이블코인의 준비금이 된다.
p.95
트럼프 정부는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패권을 강화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의 확장성을 언급하는 학자 중에는 반대로 달러의 위상 약화가 오히려 스테이블코인의 '역할 강화'를 촉진하는 요인이 되리라고 전망하는 이들이 많다.
'진짜 달러' 대신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하면 달러의 주요 장점을 활용하면서도 미국의 제재를 피해 여러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금융 제재가 영향을 미치는 범위는 제도권 금융사로 한정되며, 블록체인을 쓰는 가상화폐의 세계까지 미 정부가 통제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언제든 달러를 '무기'로 쓸 수 있다는 경계심이 확산하면 달러에 대한 '절대 믿음'은 금이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pp.125~126
미국 「지니어스법」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그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현금 혹은 단기 미 국채를 준비금으로 보유해야 한다고 정해두었다. 이를 통한 미국 국채의 수요 증진, 이에 따르는 미 국채의 이자 하락을 기대한다고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반복해서 밝혀 왔다. BIS 분석 결과 실제로 스테이블코인의 규모가 불어나면 미 국채 금리가 하락하는 효과가 있었다.
투자자들이 일제히 코인을 내다 파는 상황을 은행예금을 일제히 인출하는 '뱅크런'에 빗대 '코인런'이라고 부른다.
아무런 경고 없이 발생하는 코인런으로 미 국채 금리가 흔들린다면 그 파장은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미 국채 금리는 전 세계 모든 국채 금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악의 경우는 스테이블코인이 진짜 돈, 그리고 제도권 은행을 흔들게 되는 경우다. 스테이블코인은 국채와 함께 현금도 보유하고 있는데 이 현금은 은행에 예치돼 있다. 코인런이 발생하면 코인 하나가 아닌, 스테이블코인 전반에서 매도 주문이 쏟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은행들 또한 이들이 예치한 현금을 내줘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pp.136~139
코인 투자금을 받아서 국채를 산 후 얻는 이자는 사실상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유일한 수입원이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커지면 그만큼 국채를 많이 쌓아놓아야 하기 때문에 국채 수요가 올라가고, 국채 수요가 몰리면 국채 가격은 상승한다. 국채를 포함한 채권의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므로 미국 입장에서는 국채 이자가 낮아져 이자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를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얻을 수 있게 된다.
불어나는 미 국가 부채만큼 미국 정부 입장에서 껄끄러운 것이 또 하나 있다. 미 국채의 다량을 보유한 중국이 미 국채를 자꾸 내다 팔고 있는 정황이 감지된다는 점이다.
p.171
K-문화 팬덤을 활성화하기 위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주장하는 이들은 만약 한국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빨리 허용해주지 않을 경우 테더, USDC 같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한국 상점이 원화가 아닌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대금으로 받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집필 과정에서 만난 경제학자 중에는 K-문화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연결하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고 지적하는 이도 많았다.
p.193
김신영, <새로운 돈의 시대, 스테이블코인> 中
+) 이 책은 최근 들어 많이 언급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단순히 스테이블코인에 한정해서 설명하는 게 아니라, 돈의 가치와 법정화폐에 대한 개념부터 차분하게 말하기 시작한다.
저자는 화폐가 자리 잡은 시대적 흐름을 집어주며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의 차이를 제시한다. 그리고 스테이블코인의 대표주자 테더와 서클을 조명하고 중앙은행 화폐의 종류와 기능을 풀이한다.
또 국가 간, 기업 간 거래를 쉽고 빠르게 거래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이 세계의 금융 질서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여러 근거를 통해 설명한다.
월가, 카드사, 빅테크 기업 등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려 하는지도 말하며, 스테이블코인의 편의성과 위험성을 동시에 밝힌다.
그리고 미국이 생각하는 스테이블코인의 기능을 미국 국채와 관련해 이야기하고 미중 패권 전쟁에 대한 상황도 시사한다.
미국은 물론 한국, 일본, 중국, 유럽 등의 나라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살피며 여러 형식의 스테이블코인의 가능성도 보여준다.
한국의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관심도 통화 주권과 입법 현황, K-문화 등과 관련해 다룬다. 맨 마지막 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실어두어 생생한 증언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돈의 역사적 흐름을 살펴본 것은 물론 앞으로의 세계 금융 질서의 흐름을 예상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유익했다.
저자는 경제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자이기에, 이 책에서도 실제 사례와 다양한 분석 자료를 근거로 생생하게 작성해 신뢰감이 든다.
도표, 그래프, 사진, 그리고 QR 코드를 활용해 설명하고 있어 관련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며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의 차이, 디지털 자산의 입법 현황과 정책 방향, 주요 국가의 스테이블코인의 활용도 등이 궁금한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더불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 기존 화폐와 달리 스테이블코인이 수행하는 역할, 스테이블코인의 현황 등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이 책을 추천한다.
미국이 왜 지니어스법을 제정했는지, 우리나라가 왜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관심을 갖는지, 그리고 스테이블코인이 국제적으로 어떤 기능을 하는지 등을 잘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글로벌 트렌드이자 요즘 경제의 화두로 자리 잡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개념, 역할과 기능, 방향성 등을 어렵지 않게 익힐 수 있다.
무엇보다 요즘 세계적으로 왜 스테이블코인에 관심을 갖는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화폐 및 자본에 대한 정리가 잘 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