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 혁명 - 안전한 식수를 향한 인간의 권리와 투쟁
제임스 샐즈먼 지음, 김정로 외 옮김 / 시공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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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컵의 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관계'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어색해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내가 보기에 우리와 식수의 관계는 우리가 식수를 어떻게 이해하는가에 따라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그리고 이 관계는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식수는 오랫동안 갈등과 숭배, 치유와 질병의 원천이 되어왔으며, 인간의 행복과 안녕에 늘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해왔다.

p.29

 

대부분의 생수는 사실 수돗물보다 더 깨끗하고 마시기에 더 안전하겠지만 이를 확인할 길이 없다. 수돗물에 비하면 생수는 규제가 더욱 느슨하고, 감시도 더 적게 이루어진다. 또한 상표에 표시된 내용은 대게 무의미하고, 기재 사항도 적다. 일부 대규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생수가 수돗물보다 더 많이 오염되어 있고, 때로는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예가 많다. 생수가 수돗물 보다 더 안전하다고 가정하면 마음이 편해질지 모르지만 반드시 그렇다고 생각할 만한 근거는 거의 없다.

p.271

 

 

제임스 샐즈면, <식수혁명> 中

 

 

+) 이 책의 부제처럼 '안전한 식수를 향한 인간의 권리와 투쟁'에 대해 저자는 설명한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과거에 물이란 인간에게 어떤 의미였고, 어떻게 이용해왔는지 언급한다. 그리고 현재 깨끗한 물을 구하기 위해 '생수'를 찾는 현대인의 모습을 조명한다. 그 과정에서 거대기업이 물을 독점하여 상품화하는 전략을 비롯해, 물이 인간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면서 악용되면 얼마나 위험한 존재인지에 대해 지적한다.

 
또한 저자는 생수를 생수병에 넣어 만드는 과정에서, 그 페트병을 만들기 위해 3, 4배의 물과 석유가 들어간다는 사실을 설명한다. 또한 그로 인해 배출되는 쓰레기가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사실도 말해준다. 권리 대 시장, 인간의 필요 대 기업의 탐욕.. 저자는 그런 현상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증명하고 구체적으로 이야기 한다.

 

오염된 물도 문제지만, 물의 상품화, 그리고 물 부족 현상의 문제점들을 낱낱이 파헤친다. 이 책은 어렵지 않게, '물'에 관한 궁금증과 문제점에 대해 잘 제시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물'의 소중함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고 확신했다. 깨끗한 물을 찾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 주어진 물을 오염시키지 않고 낭비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점을 우린 알아야 한다. 하루 정도 물 없이 살아보면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사실이다. 지금 내가 마시는 물과, 지금 내가 사용하는 물은 결국 원점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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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 - 윤대녕 산문집
윤대녕 지음 / 푸르메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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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는 한 그루 나무처럼 살고 싶다. 자기 자리에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세월이 가져다주는 변화를 조용히 받아들이며 가끔은 누군가 찾아와 기대고 쉴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싶다. 겉모습은 어쩔 수 없이 변하더라도 속마음은 변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한 그루 나무처럼 말이다.
p.22

 

몸과 마음의 병이란 결국 스스로 얻는 것이란 뜻이겠다. 나뿐만 아니라 누구나 몸살을 앓고 살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것은 환절기에 찾아오는 단순한 병이 아니라, 우물 청소하듯 몸과 마음에 쌓인 독을 치워주기 위해 때맞춰 방문하는 귀한 손님이라는 얘기였다.

p.27

 

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에 대해서. 한 순간 한 순간이 마치 축복처럼 다가왔다가 새벽의 그리자처럼 흔적 없이 사라져감을 생각해본다. 우리는 도대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이 영원한 질문에 분명한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다만 중요한것은 우리가 저마다 매순간 극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며 우연한 만남에도 저 신비롭고 불가해한 우주의 섭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리라.

p92

 

"음이 스스로 열리면 앉아서 생각만 하여도 곧 하늘을 볼 것이다. "

p.261

 

 

윤대녕, <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 中

 

 

+) 이 책은 소설가 윤대녕의 산문집이다. 신문에 연재한 것을 엮었고, 뒷부분에는 윤대녕 본인의 독서일기가 실려있다. 나는 이 부분을 보면서 소설가들도 타인의 글에 대해 이렇게 자세히 적어본다는 것을 처음 발견했다. 윤대녕처럼 작가 생활을 오래 해 온 사람들은 가볍게 생각하고 느끼는 정도일거라 여겼는데, 상당히 성실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유달리 '가족'에 대한 작가 본인의 이야기가 오밀조밀 실려있다. 특히 '어머니'에 대한 작가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는데, 격적정인 단어나 문제가 아닌 담백한 그리고 감정이 배제된 문장들 틈에서도 그 애정은 살아났다. 그리고 책 제목처럼 저자는 삶의 모든 순간이 극적인 순간이며, 우리는 바로 그 극적인 순간들을 살아가고 있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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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레미, 오늘도 무사히 사계절 1318 문고 86
자비에 로랑 쁘띠 지음, 김주열 옮김 / 사계절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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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는 '군인' 혹은 '군대' 생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제레미'가 등장한다. 백수로 동생과 음악을 연주하며 시간을 보내던 그가, 처음으로 선택한 직업이 바로 '군인'이다. 물론 처음에 그는 군대에 가서 단순히 다리 놓는 작업을 맡는다고만 믿었다. 하지만 그가 군대에 가서 훈련을 받으면서 그는 남들과 달리 탁월한 기질을 발휘했고, 결국 수색대로서 누군가를 향해 총을 겨누어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그 과정에서 제레미와 가족 간의 갈등이 잘 드러난다. 어떤 일이라도 하길 원하는 아버지 때문에 군인이 되었지만, 결국 그 선택으로 아버지와 다시한번 갈등을 일으킨다. 사실 그의 아버지는 군인의 삶이 어떤 것인지, 아니 정확히 말해 전쟁의 한가운데에서 사람을 죽여야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제레미는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했지만, 그의 동생에게만은 사실대로 고했다. 두렵고 공포스럽다고. 사람을 죽여야 한다는 것이 그에게 굉장한 고통으로 다가온 것이다. 사실 이 소설에서 전쟁은 어떤 것인지, 그가 있는 장소는 어디인지 드러나지 않는다. 그것은 곧 전쟁을 일반화하여 그 어떤 전쟁에서든 사람을 향해 총을 겨누는 것이 얼마나 포악스러운 것인지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제레미의 선택은 무엇인가. 자유이다. 더이상 누군가를 죽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살 수 있는 길을 선택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조직 문화와, 전쟁, 그리고 사람의 선택할 수 있는 권리와 자유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쉽게 쓰여졌기에 청소년들이 읽기에 부담이 없다. 그리고 청소년들로 하여금 전쟁,에 대해 한번쯤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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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처럼 행복하라 아이처럼 행복하라
알렉스 김 지음 / 공감의기쁨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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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태어난 순간부터 날마다 새로운 세상을 만납니다. 아이들에게 내가 새로운 세상인 것처럼 나에게도 아이들은 새로운 세상입니다. 호기심은 가장 순수한 마음입니다.

p.29

 

세상을 살면서 가장 어려운 숙제는 인간관계입니다. 아무리 높은 자리에 오르고 돈이 많아도 사람은 사람에게 상처를 받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상처가 치유되는 것 또한 사람 때문입니다. 인간관계라는 숙제는 죽을 때까지 풀리지 않을지 모릅니다.

p.37

 

"아이들은 영혼이 맑아서 어른들이 볼 수 없는 신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기도는 이루어집니다."

p.58

 

식어버린 커피에 뜨거운 물을 붓는다고 뜨겁던 커피 맛이 되살아나지는 않습니다. 묽고 미지근해질 뿐입니다.

식은 커피를 따라 버리고 뜨거운 커피를 넣어야 하는 것처럼 여행도 자기를 내려놓고 일상을 포기해야 떠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여행을 통해 우리의 삶이 더 뜨거워질 수 있습니다.

p.158

 

 

알렉스 김, <아이처럼 행복하라> 中

 

 

+) 이 책은 아이들의 순수한 눈망울을 담고 있다. 저자가 티베트, 네팔, 파키스탄의 3000미터 하늘마을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며, 또 그 밖의 여러 지역을 여행하며 찍은 수많은 아이들의 모습은 행복하다. 순수하고 맑은 그들의 미소와 그들의 눈빛을 통해 저자는 삶의 자세를 배운다.

 

여행 에세이인 이 책에 실린 사진을 보면서 나는 사진 속 사람들의 모습과 저자의 모습이 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때로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을 지은 저자는 그런 면에서 참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아이들의 미소를 보며 찌들었던 현실의 삶에 잠깐이나마 휴식을 선물하고 싶다면 이 책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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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우주 - 인간 삶의 깊은 곳에 관여하는 물리학의 모든 것
닐 투록 지음, 이강환 옮김 / 시공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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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18세기에 스코틀랜드의 철할자 데이비드 흄은 이런 멋진 글을 썼다.

"자연은 이렇게 말한다. 과학에 대한 열정을 마음껏 충족시켜라. 하지만 당신의 과학을 인간의 행동과 사회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인간적으로 만들어라."

p.23

 

과학과 사회를 연결시키는 것은 시장에 나올 다음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더 심오한 목적을 가진다. 이것은 우리가 만들고 싶어하는 사회에 대한 것이다. 긍정적이고 자신감 있고 목표가 있는 사회 말이다. 과학자들은 자신들이 왜 과학을 하는지 알아야 하고, 사회는 왜 과학자들을 지원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p.67

 

우리의 지식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의심하고 불확정성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지극히 중요한 것이다.

지금과 같은 단기적인 지식의 세상에서 지적인 겸손과 불확정성에 대한 솔직함은 갖추기 쉬운 덕목이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과학자들이 노력한다면 좀 더 신뢰를 얻고 사회는 과학에게 조금 덜 소외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p.302

 

 

닐 투록, <우리 안의 우주> 中

 

 

+) 이 책은 우리가 상상해온 우주 혹은 상상하지 못한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뉴턴, 패러데이, 플랑크, 디랙, 아인슈타인, 파인만 등으로 이어지는 고전물리학부터 현대물리학까지 중요한 이론들과 과학자들의 역할을 확장적으로 다루고 있다. 물리학의 새로운 발견과 그로 인한 발전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어왔는지를 밝힌다.

 

또한 작가 자신의 경험과 물리학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중첩시켜 우리로 하여금 물리학의 이론과 경험 둘 다의 이야기를 떠올리게끔 만든다. 후반에 등장하는  아프리카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작가의 경험은 자연스레 피타고라스학파, 흄, 다빈치, 갈릴레오에 이르는 수학의 발달과 연관되며 진행된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과 많은 과학적 이론들을 연결시켜 글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진행시킨다.

 

이 책은 읽기에 쉽지는 않다. 많은 과학자들이 등장하고 그들이 만들거나 발견한 이론들에 대해 이야기되고 있기 때문에 집중하지 않으면 금세 맥락을 놓친다. 하지만 결국 저자는 과학과 사회의 연관성을 강조하며 과학의 사회에 대한 태도와, 사회의 과학에 대한 자세에 대해 강조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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