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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 - 윤대녕 산문집
윤대녕 지음 / 푸르메 / 2010년 9월
평점 :
이제부터는 한 그루 나무처럼 살고 싶다. 자기 자리에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세월이 가져다주는 변화를 조용히 받아들이며 가끔은 누군가 찾아와 기대고 쉴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싶다. 겉모습은 어쩔 수 없이 변하더라도 속마음은 변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한 그루 나무처럼 말이다.
p.22
몸과 마음의 병이란 결국 스스로 얻는 것이란 뜻이겠다. 나뿐만 아니라 누구나 몸살을 앓고 살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것은 환절기에 찾아오는 단순한 병이 아니라, 우물 청소하듯 몸과 마음에 쌓인 독을 치워주기 위해 때맞춰 방문하는 귀한 손님이라는 얘기였다.
p.27
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에 대해서. 한 순간 한 순간이 마치 축복처럼 다가왔다가 새벽의 그리자처럼 흔적 없이 사라져감을 생각해본다. 우리는 도대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이 영원한 질문에 분명한 대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다만 중요한것은 우리가 저마다 매순간 극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며 우연한 만남에도 저 신비롭고 불가해한 우주의 섭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리라.
p92
"음이 스스로 열리면 앉아서 생각만 하여도 곧 하늘을 볼 것이다. "
p.261
윤대녕, <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 中
+) 이 책은 소설가 윤대녕의 산문집이다. 신문에 연재한 것을 엮었고, 뒷부분에는 윤대녕 본인의 독서일기가 실려있다. 나는 이 부분을 보면서 소설가들도 타인의 글에 대해 이렇게 자세히 적어본다는 것을 처음 발견했다. 윤대녕처럼 작가 생활을 오래 해 온 사람들은 가볍게 생각하고 느끼는 정도일거라 여겼는데, 상당히 성실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유달리 '가족'에 대한 작가 본인의 이야기가 오밀조밀 실려있다. 특히 '어머니'에 대한 작가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는데, 격적정인 단어나 문제가 아닌 담백한 그리고 감정이 배제된 문장들 틈에서도 그 애정은 살아났다. 그리고 책 제목처럼 저자는 삶의 모든 순간이 극적인 순간이며, 우리는 바로 그 극적인 순간들을 살아가고 있음에 대해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