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온통 화학이야 - 유튜브 스타 과학자의 하루 세상은 온통 시리즈
마이 티 응우옌 킴 지음, 배명자 옮김, 김민경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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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에서는 모든 정보가 코드화된다. 생명에 필수적인 정보뿐 아니라 생체시계에 대한 정보도 코드화되어 있다. 유전자가 단백질 생산을 조절하는 덕분에 유전자 코드가 읽히고 번역될 수 있다. 달리 표현하면, 유전자가 계획을 세우고 단백질이 계획을 실행한다.

p.40

명심하자. 농도는 언제나 맥락을 봐야 한다.

요약하면 이런 얘기다. 치약에 허용치로 함유된 불화물은 충치 예방에 좋고, 불화물을 과량 섭취하면 불소 중독증에 걸릴 수 있다. 요나스가 주장하는 솔방울샘 석회화는 전혀 근거가 없다.

p.77

모든 합성 계면활성제가 화학물질이라는 이유만으로 싸잡아 나쁜 제품 취급을 당하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애초에 천연비누와 화학비누로 구별하는 것 자체가 전혀 달갑지 않다. 내가 알기로 천연비누를 생산하는 과정 역시 화학이다. 물론 아보카도는 자연에서 왔다. 그러나 수산화나트륨 없이는 비누가 만들어질 수 없다.

천연이든 화학이든, 진짜 문제는 화장품 회사의 어처구니없는 마케팅이다.

p.93

한 가지만 인정하고 가자. 과학에는 간단하면서도 정확한 대답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과학은 명확한 사실을 제시한다고 믿고 싶겠지만, 항상 그런 건 아니다. 과학이 명확한 수치와 측정치를 제시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해석이 종종 너무 복합적이라, 사실이 자동으로 유추되진 않는다. 대개는 먼저 추측을 하고 이 추측을 실험으로 확인한다. 그러므로 이것은 아직 사실이 아니다. 그저 근거가 잘 마련된 추측에 불과하다.

p.102

과학에 흥미가 있다면 한 가지를 명심하라. 실험 결과가 어떤 방식으로 도출됐는지 알 수 없다면, 그 결과는 아무 의미가 없다.

p.121

천연 과일 향을 내는 분자의 구조를 알면, 자연에서 추출하거나 실험실에서 똑같은 분자를 직접 만들 수 있다. 이 중 실험실에서 만드는 것을 합성이라고 한다. 분자구조가 같다면, 자연에서 추출한 분자와 실험실에서 합성한 분자 사이에는 차이가 없다.

p.214

마이 티 응우옌 킴, <세상은 온통 화학이야> 中

+) 이 책은 화학이 어렵다고 생각해서 다가가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우리 일상 속에 내재된 화학 반응들을 기본적인 화학 원소와 원리를 통해 다가가기 편하게 설명해준다. 화학의 넓은 분야를 정리하려고 애쓰기 보다 오히려 우리 생활과 관련해서 우리가 접하기 쉬운 부분들을 설명해주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두가지 화학 원리를 알게 되거나, 한 두가지 화학 반응의 이름을 기억하게 된 것만으로도 반갑다고 생각했다. 그런 방식으로 이 책에 접근한다면 흥미롭게 읽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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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의류 수거함 - 제3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40
유영민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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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은 아무리 배가 고파도 절대로 매일 찾아오지는 않아."

"왜요?"

"자존심 같은 게 아닐까? 그게 고양이의 매력이지."

"이름은 지었어요?"

"이름은 책임질 수 있을 때나 짓는 거야. 나는 이 녀석을 책임질 수 없다고."

p.52

"이봐, 무언가에 중독되지 않고서 어떻게 이 누더기 같은 세상을 버티겠어. 때로는 중독도 살아가는 힘이 된다구."

그 순간, 나는 희미하지만 분명하게 보았다. 남자의 두 눈에 어뜻 스치고 지나간 어떤 텅 빔. 공허를.

p.57

"네 엄마가 임신한 상황은 나에게 또 다른 마운드였어. 야구장보다 훨씬 중요한 삶의 마운드. 만약 도망치거나 외면하면 평생 내 자신이 쏟아내는 비난을 견뎌야 하는. 그러니까 내가 야구선수를 그만두고 취직을 한 것은 꿈을 포기한 게 아니라 내 삶의 마운드에서 힘껏 공을 던진 거야."

p.104

"그렇지 않아. 굳이 설명하자면, 자존감은 포용이란 토양에서 자라나고 자존심은 경쟁이란 토양에서 자라나지. 자존감이 이타심이란 열매를 맺는 반면, 자존심은 이기심이란 열매를 맺어."

p.268

"난 말이야...... 누군가 자살을 했다면, 그 죽음 자체보다도 죽음을 결심하기까지 수없이 고민하고 망설이던 시간 때문에 그 사람이 불쌍하게 여겨져. 이 세상에 죽음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없을거야. 죽음을 결심하기까지 얼마나 고통스럽고 외로웠을까."

p.276

유영민, <오즈의 의류수거함> 中

+) 이 책은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청소년 소설이다. 의류수거함에서 옷을 꺼내 팔고 그 돈을 모아 해외로 떠나고 싶어하는 주인공 도로시가 등장한다. 도로시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한국의 입시 제도에 질린 상태고, 자신이 입시에서 떨어진 것을 인생의 실패로 여기는 부모님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된 헌옷 털이는 단순히 의류수거함을 터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누군가의 추억과 고민을 보게 되고 의류함때문에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을 잇게 만든다. 그러면서 도로시는 자신도 모르게 내면의 고민을 잠시 접어두고, 다른 사람들의 고민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타인의 상처와 고민 그리고 괴로움과 외로움을 공유하면서 도로시는 한층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게 되고 그러면서 그들을 이해하게 된다. 더불어 그 이해는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최근 유행하는 소설 스타일처럼 삽화 형식의 이야기들을 엮어 긴 장편소설로 만들었다. 이야기의 연결점에 어색함이 없고 쉽고 따뜻하게 읽히는 작품이다. 청소년 소설이라 한정짓지 말고 누구나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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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지구 시점 - 쓰레기를 만들고 있다면 버리는 일이 찝찝해야 한다
정원 지음 / 마음의숲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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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니멀 라이프의 매력 찾기

전보다 마음이 편안하다. / 나 자신을 전보다 잘 알게 된다. / 정리가 습관이 된다. / 삶의 만족도가 높아진다.

p.32~35

떼어낸 라벨은 테이프 대용으로 사용하고 버렸다. 바닥이나 옷에 붙은 먼지를 제거하는 데 유용했다. 라벨을 다 떼어내고 난 빈 용기를 보면 느낌이 사뭇 달라졌다.

페트병의 경우에는 라벨을 떼어내기 쉽도록 절취선이 있는 제품도 있지만, 접착제로 붙인 제품도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p.58

- '유기농' 보다 '친환경' 하기

유통 과정에서 탄소 발자국을 적게 만들고, 환경과 사람에게 이로운 방식으로 식품을 생산하는 것이 건강과 생태계를 위해서 꼭 필요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농수산물 먹거리를 선택할 때 여전히 유기농인지 살펴보긴 하지만, 포장 없는 채소나 과일이 있는 마트로 발길을 돌리는 횟수가 늘었다. 포장된 유기농 오이보다 포장 없는 시장 오이가 오히려 친환경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 것이다.

p.72~74

- 비닐 대신 '비즈 랩'으로 포장하기

비즈 랩 : 밀랍, 송진, 코코넛 오일 같은 천연 재료를 순면에 도포한 제품으로, 접착력이 있어 식기를 덮는 뚜껑 대용으로 쓸 수도 있고, 채소나 과일을 감싸서 냉장고에 보관할 수도 있다.

p.133

국제 사회에서 '기후 변화' 대신 '기후 위기'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류가 직면한 위험성을 정확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취지다.

p.151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면 편안한 마음으로 할 수 있다. 시장에 열 번 갔을 때 다섯 번은 비닐을 챙겨가고 다섯 번은 그러지 못했다 해도, 당신은 친환경을 실천하는 사람이고 앞으로도 그럴 수 있는 사람이다. 뭐라도 하려는 마음은 언제나 아름답다.

p.190

우리가 서로의 안전을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했듯이, 동물과 인간이 모두 안전해지는 생태적 거리 두기 또한 시작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 19 유행 기간 동안 보여줬던 성숙함을 앞으로는 야생과의 거리 두기에도 발휘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p.208

- 오프라인 가게

더 피커 / 알맹상점 / 카페 얼스어스 / 카페 보틀팩토리

- 온라인 숍

더 피커 / 소락

p.242~244

정원, <전지적 지구 시점> 中

+) 이 책은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미니멀라이프를 동시에 실천하는 사람의 에세이집이다. 분리배출을 하나씩 확인하며 재활용과 재사용 물품들을 정확히 나누는 것, 그리고 장바구니와 빈 용기를 미리 챙겨서 장을 보는 것, 탄소발자국을 고려하여 자급자족의 생활을 해보는 것, 내게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면 정리하고 비우는 것 등등.

저자는 자신이 실천하고 있는 것들과 그 의미, 효과에 대해 간단하게 적고 있다. 무엇보다 와닿았던 것은 친환경을 위한 실천이 지속적이고 완벽하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부담없이 행했으면 좋겠다는 말이었다. 하지 않는 것보다 한번이라도 더 하는 것이 좋다. 미니멀라이프와 친환경이 가까운 거리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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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대사 한마디가 가슴을 후벼팔 때가 있다
정덕현 지음 / 가나출판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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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요, 평생을 망가질까 봐 두려워 하며 살아요. 전 그랬던 거 같아요. 처음엔 감독님이 망해서 정말 좋았는데, 망한 감독님이 아무렇지 않아 보여서 그게 더 좋았어요. 망해도 괜찮은 거구나.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망가져도 행복할 수 있구나. 안심이 됐어요."

- [나의 아저씨]

p.19

"아, 이왕 들어왔으니까 어떻게든 버텨봐라. 여긴 버티는 게 이기는 데야. 버틴다는 건 어떻게든 완생으로 나간다는 거니까."

"완생이요?"

"넌 잘 모르겠지만 바둑에 이런 말이 있어. 미생, 완생. 우린 아직 다 미생이야."

- [미생]

p.82

고형식은 아들에게 "나처럼 살지 말라"고 말한다. "내가 가만히 생각해보니께 니가 딱 나처럼 산다면 난 싫을 것 같어. 나야 뭐 이제와 파일럿은 못해도 넌 뭐든 사고라도 한번 칠 수 있잖여." 그리고 아들이 흙수저라고 한 그 말이 못내 마음에 걸렸던지 허세 섞인 한마디를 덧붙인다.

"너 흙수저 아니여. 아버지 앞으로 이십년은 더 벌겨. 뒤에 아빠가 딱 있으니께 한번 날아보라고."

- [쌈, 마이웨이]

p.149

"제가 이십대 때 좋아했던 시가 있는데 거기 보면 그런 말이 나와요. 사람이 온다는 건 그 사람의 일생이 오는 것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그 마음이 오는 것이다. 막상 그 시를 좋아할 땐 그게 무슨 말인지 잘 몰랐는데 그 말을 알고 나니까 그 시를 좋아할 수가 없더라구요. 알고 나면 못하는 게 많아요, 인생에는. 그래서 저는 지호씨가 부럽습니다. 모른다는 건 좋은 거니까.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 [이번 생은 처음이라]

p.170

'잘 자는 건 좋은 거니까. 잘 일어나고 잘 먹고 잘 일하고 쉬고 그리고 잘자면 그게 정말 좋은 인생이니까. 그러니 모두 굿나잇.'

-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p.205

"어릴 때요. 서른여덟 살 정도 먹으면 완벽한 어른이 될 줄 알았어요. 모든 일에 정답을 알고 옳은 결정만 하는 그런 어른이요. 그런데 서른여덟 살이 되고 뭘 깨달았는지 아세요? 결정이 옳았다 해도 결과가 옳지 않을 수 있다는 것. 그런 것만 깨닫고 있어요."

"마흔여덟 살 정도 되면 어떻게 되는 줄 알아요? 아, 이거 스포일러인데...... 옳은 건 뭐고 틀린 건 뭘까? 나한테 옳다고 해서 다른 사람한테도 옳은 것일까? 나한테 틀리다고 해서 다른 사람한테도 틀린 걸까? 내가 옳은 방향으로 살고 있다고 자부한다 해도 한 가지는 기억하자. 나도 누군가에게 개새끼일 수 있다."

-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

p.219

"제가 왜요? 가족이면 무조건 풀어야 하는 거예요? 왜요? 가족이면 무조건 같이 살아야 하는 거예요? 같이 있기가 힘든데."

- [황금빛 내 인생]

p.256

정덕현, <드라마 속 대사 한 마디가 가슴을 후벼팔 때가 있다> 中

+) 이 책은 다양한 드라마 속 명대사를 다루고 있다. 작품 별로 저자가 선택한 명대사가 있고, 그에 대한 단상들을 담고 있다. 마음에 와닿는 드라마 속 대사를 일상적으로 풀어냈기에 어렵지 않다. 가끔은 드라마나 영화의 대사가 심장을 울리기도 하는데, 이 책은 그런 문장들을 담고 있어서 반갑다. 드라마를 보지 못했지만, 좋은 문장을 접하면 그 드라마가 보고 싶어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몇몇 드라마를 찾아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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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고통일 때, 쇼펜하우어 - 욕망과 권태 사이에서 당신을 구할 철학 수업 서가명강 시리즈 18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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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더 좋았던 지난날을 생각하면서 현재 자신이 누리는 평안함을 사소한 것으로 간주한다. 그리고 지금의 형편보다 훨씬 나은 미래를 생각하면서 현재의 기쁨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 인간은 또한 미래에 대해 지나친 기대를 하기 때문에, 정작 자신이 기대하던 즐거움을 막상 누리게 되어도 제대로 즐기지 못할 때가 많다.

이에 반해 동물은 그렇지 않다. 동물은 어떠한 즐거움에 대해서도 미리 기대하면서 환상을 품지 않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동물은 고통도 언제나 실제로 있는 그대로 느낄 뿐이다. 동물은 어떤 고통을 몇천 번 겪더라도 맨 첫 번째 느꼈던 고통을 그대로 느낄 따름이다. 동물들이 고통이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평소처럼 삶을 사는 것은 그 때문이다. 동물은 자신이 겪었던 고통을 바로 잊어버리는 것이다.

동물에게는 가장 쉬운 것이 인간에게는 가장 어렵다.

p.72~74

사람의 일생은 전체로 보면 비극이고 부분 부분만을 보면 희극이다. 사람들 각자는 자기 자신을 세계의 중심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사람들은 자신이 겪는 소소한 불행에 대해서도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슬퍼하고, 소소한 행운에 대해서도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기뻐 날뛴다.

p.84

쇼펜하우어는 인생과 인간의 어둡고 부정적인 면만 보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가 인생에 대해서 퍼붓는 냉소는 우리가 삶과 거리를 두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렇게 거리를 두면서 삶을 바라볼 때, 우리는 그동안 대단한 일로 생각하면서 집착했던 것을 하찮은 것으로 보게 되면서 평온한 마음 상태에 진입하게 된다.

p.133

우리는 자신의 타고난 성격을 인식하려고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경험과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올바르게 인식된 성격을 쇼펜하우어는 '획득 성격'이라고 부른다.

그는 획득 성격에 근거하여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살면서 후회 없는 삶을 산다.

쇼펜하우어는 성격을 고치는 것은 '자신의 성격에 구현되어 있는 예지적 의지, 즉 물 자체로서의 의지를 거스르려는 의지'를 행사하는 것으로 본다. 다시 말해서 그것은 의지가 자신에 대해서 모순된 행위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성격을 알고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 자신에게 만족하면서 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p.153~154

명랑한 성격이 행복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해서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말한다.

[ 내적인 재보 중에서도 행복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명랑한 마음이다. 다른 재보가 없이도 이 명랑한 마음만 있으면 저절로 즐거워지기 때문이다. 명랑한 사람들에게는 항상 즐거워할 만한 원인이 있다. 그 원인은 그가 명랑하다는 것이다. 명랑한 마음이라는 재보는 어떤 재보로도 바꿀 수 없기에 명랑한 마음에 필적할 수 있는 것은 없다.]

p.176

쇼펜하우어에 따르면, 어떤 객관이 아름답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그것이 속한 종의 이데아를 특별히 잘 표현하고 있음을 의미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 객관에서 표현되고 있는 이데아가 존재의 질서에서 좀 더 높은 단계에 있다는 데에 있다. 인간은 우주적 의지가 가장 최고도로 자신을 표현한 것이기에 인간이 다른 어떤 사물보다도 아름답다.

p.237

쇼펜하우어는 고통과 권태에서 오락가락하는 삶이 가치를 갖는다면 그것은 삶이 원할 만한 것이 아님을 인간에게 가르쳐주는 데 있다고 말한다. 인간이 삶에서 겪는 고통은 인간이 삶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게 하는 동인으로서만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쇼펜하우어의 가르침도 불교의 가르침과 상통한다.

p.302

박찬국, <사는 게 고통일 때, 쇼펜하우어> 中

+) 이 책은 염세주의자로 알려진 쇼펜하우어의 철학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막상 다 읽고나면 쇼펜하우어가 염세주의자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사실적이고 현실적이며 삶과 사람을 깊게 분석하고 현실을 직시하는 철학자 같다. 무조건 부정적이거나 비관적인 가치관의 소유자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가 철학적 사상을 펼치는 논리에는 대부분 확실한 근거가 드러난다. 그 근거를 바탕으로 한 주장에 비판을 가할 수는 있지만, 근거없이 낭만적이고 추상적인 사유 체계는 아닌 것 같다. 그가 삶의 어두운 면에 주목한 것은 우리가 고통으로 가득찬 인생에 집착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알보고면 고통으로 가득찬 인생에 사람들이 너무 집착하며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괴롭다는 것이다.

그의 사상을 읽을수록 불교의 세계관과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의 중반을 넘어섰을 때 저자가 알려준다. 그가 인도철학과 불교에 대해 긍정적인 자세였다는 것을.

인생을 행복하게 살려면 그 어떤 것도 집착하지 말고, 즐거운 일은 즐거운 대로 고통스러운 일은 고통스러운 대로 흘러가도록 그냥 두면 될 것 같다.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명랑한 마음으로 살면 그 어떤 상황도 명랑하게 바라볼 수 있어서 한결 가볍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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