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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수학이 사라진다면 - 보이지 않던 수학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시간
매트 파커 지음, 이경민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23년 5월
평점 :
우리의 직감을 넘어서는 일을 처리할 때, 우리는 가장 흥미진진한 일을 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취약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부지불식간에 단순한 수학 실수로 끔찍한 결과를 얻게 될 수 있다. 오늘날의 세상은 수학 위에 세워져 있다. 프로그래밍, 금융, 토목공학...... 서로 다른 모습이지만 똑같은 수학이다. 악의 없이 벌어진 수학 실수가 기괴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책은 온 시대를 통틀어 선별한 수학 실수 모음집이다.
pp.446~445
인류는 그렇게 진보한다.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것 이상의 뭔가를 만들고, 만들어왔다. 우리가 열역학을 이해하기 전에, 증기 기관은 이미 동작했다. 면역 체계의 원리를 알기 전에, 백신이 먼저 개발되었다. 공기 역학의 지식에 빈틈이 많지만, 비행기는 오늘날까지 계속 날고 있다. 실제 사용이 이론을 앞서갈 때, 그 속에 담겨 있던 뜻밖의 수학 원리가 등장하곤 한다. 피할 수 없는 실수를 통해 배운 바가 있다면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pp.394~393
나는 제약이 창조성을 키운다는 말을 열렬히 지지한다. 그래서 모든 것을 고려할 때, 나는 그의 답변이 만족스럽다. 창조성은 늘 있을 것이다. 세심한 것을 따지는 사람들이 늘 항의할 것이기 때문이다.
p.307
마지막으로 조언하자면 복권 번호는 아무거나 원하는 대로 고르라는 거다. 내 생각에 불확실성이 큰 번호를 고르며 얻는 유일한 이점은 그 번호가 한 주 내내 당첨 번호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그러니 여러분도 언젠가는 당첨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되지 않는가.
p.219
사람들은 어림수를 매우 수상쩍어한다. 우리는 정돈되지 않은 데이터에 익숙하다. 그래서 어림수를 보면, 데이터가 반올림됐다고 여긴다. 만약 누군가가 자신의 출근길이 1.5km라고 말하면, 우리는 1.5km가 정확히 1,500m인 게 아니라 적당히 반올림 됐다고 생각한다.
p.168
다른 항공사도 비슷한 검사를 했고, 비행기 2대에서 잘못된 볼트를 찾아냈다.
무서운 일이다.
앞으로도 인간이 계속해서 스스로 인지할 수 있는 오차의 범위를 넘어선 것을 제작한다면, 우리는 그러한 것을 사용하고 유지, 보수하기 위해 적절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즉, 좀 더 쉽게 표현하자면, 너무 비슷하게 생긴 볼트를 구분하기 위해, 우리는 볼트마다 제품 번호를 기재해야 할 필요가 있다.
pp.142~141
수학의 도구로서 상관관계는 강력한 무기이다. 데이터를 모아 한 변수의 변화와 다른 변수의 변화 사이에 있는 관계를 훌륭히 측정한다. 그러나 이는 도구일 뿐, 답이 아니다. 수학적 활동의 다수가 정확한 답을 찾는 것이지만, 통계학에서 계산 결과는 이야기의 전부가 아니다.
p.80
수학을 배우는 데 필요한 노력의 절반은 우리가 천성적으로 수학에 서투를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는 것이다. 꾸준히 노력하면 실력이 나아질 수 있다.
p.9
매트 파커, <세상에서 수학이 사라진다면> 中
+) 이 책은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수학의 실수로 현실에서 벌어질 수 있는 엄청나고 파격적인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몇몇 수학 공식과 경제 개념, 과학적 계산 등을 이용해서 설명하는 어려운 부분도 조금씩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실수로 벌어지는 당황스러운 이야기를 흥미롭고 유쾌하게 담고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수학 교양서라는 말이 손색없을 정도로, 수학의 실수로 벌어지는 일들을 방대한 분량으로 잘 담아냈다. 이 책에서 일어난 일들이 모두 실화라는 점에 다시 한번 놀랐다. 그렇다면 정말 항공기의 아주 작은 볼트 결함이 그런 큰 사고를 일으키고, 또 다른 항공기에도 그런 작은 볼트 결함이 발견되었단 말인가. 저자의 말처럼 참 무서운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수학이 일상생활 곳곳에 숨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알게 모르게 이렇게나 많이 사용되고 있었던 것이다. 또 역시 수학이라는 분야는 끈질기게 파고들어 끝까지 꼼꼼하게 확인해야 실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첨부된 사진과 그래프, 도표, 수치화 자료, 그림, 부연 설명 등등이 관련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종이책의 쪽수가 거꾸로 적혀 있어서 위트 있다는 생각을 했고, 이야기 형식이라 꼭 처음부터 읽을 필요 없이 마음에 드는 장부터 선택해서 읽어도 된다.
복권을 구입하기 위해 이런저런 머리를 굴려가며 노력했던 순간이 허무하다 싶게, 복권은 그냥 아무거나 원하는 대로 고르라는 저자의 말에 웃어 버렸다. 그리고 우리 머릿속에 잠재된 고정관념이 일상생활의 수학에도 적용이 된다는 점을 알게 되어 신기했다.
수학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나, 수학 분야의 내용을 재미있게 읽으며 교양을 쌓고 싶은 사람들이 읽으면 흥미로운 책이다. 저자의 말처럼 수학자가 계산을 실수해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건 비극이지만, 그렇다고 수학 계산을 안 할 수도 없으니 이런 책을 읽으며 수학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 이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읽고 제 생각을 기록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