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있는 고양이 많이있어와 루돌프 한림 고학년문고 9
사이토 히로시 글, 스기우라 한모 그림, 고향옥 옮김 / 한림출판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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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이 무엇인지 아는 고양이 '많이있어'는 글자를 읽을 줄 안다. 무슨 고양이가 글자를 읽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으나 상상력을 좀 더 불어넣어서 너그럽게 이해해보자. 인간 위주의 생각이 아니라 고양이의 입장에서 고려해보면 그럴 수도 있다. 짐승이라고 해서 인간보다 부족하다는 판단은 확신할 수 없다. 그것조차 인간 위주의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일테니.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이있어' 고양이는 이름이 여러 개이다. 떠돌이 고양이 '루돌프'를 만나면서 루돌프에게 삶의 방식들을 알려준다. 무조건 그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루돌프가 자기밖에 모르는 집고양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친절하게 대해준다. 루돌프는 많이있어를 만나면서 세상에 대해 많은 것을 깨닫고 배워간다.

 

중요한 것은 이 책이 단순히 고양이들의 이야기는 아니라는 점이다. 우화 소설이지만 수많은 진리가 내포된 작품이다. 사람들 사이의 우정 혹은 교양, 존중, 예의 등등에 대해서 골고루 다루고 있다. 청소년들이 읽기에도 편하고, 어른들이 읽기에도 부담없는 작품이다. 고양이들을 보면서 사람들에게도 품위있고 교양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싶었다. 인간이라도 품위없고 교양없는 사람들이 많이 존재하는게 요즘이니까.

 

공부도 다 때가 있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미련한 자는 절망을 안고 사는 법이라는 말에, 깊이 공감했다. 어차피 살아가야 하는 삶이라는 최선과 희망을 품는 것이 행복하지 않겠는가. 현실보다 과한 기대를 하여 실망을 하기 보다, 애초에 기대가 아닌 희망을 품고 살았다면 훨씬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는다.

 

친구에게 선물받은 책인데, 다른 누군가에게 선물해주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고 교훈이 많은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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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게 힘을 얻는 법 - 힘들고 지칠 때
바바라 버거 지음, 강주헌 옮김 / 나무생각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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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생각하는 대로 된다.

우리는 믿는대로 된다.

우리 삶은 상상하는 모습대로 된다.

우리 삶은 말하는대로 된다.

생각을 바꾸면 삶도 바뀐다.

p.9

 

우리 생각과 말을 철저하게 다스릴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우리 자신 뿐이다.

우리가 우리 생각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일이라도 해낼 수 있다.

p.17

 

매일 나는 모든 면에서 점점 좋아지고 있다.  -에밀 쿠에

p.34

 

긍정의 말을 매일 반복하라. / 긍정의 말을 15번씩 되풀이하라. / 긍정의 말을 글로 써라. / 긍정적인 생각을 구체화하라. / 긍정적인 말을 즐겨라.

pp.35~41

 

불평불만에 대해 아니오라고 말하라.

p.62

 

지금 원하는 상황을 가능한한 자세하게 상상하라.

p.75

 

 

바바라 버거, <힘들고 지칠 때 유쾌하게 힘을 얻는 법> 中

 

 

+) 우연히 서점에서 발견한 책이다. 그 자리에 앉아서 전부 읽고 필요한 부분을 적어두었다. 기존의 다른 책에서 보았던 부분도 있었으나 새롭게 읽혔다.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 읽으면 좋다. 요즘 휴가철에 가벼운 마음으로 읽는 것도 좋다. 물론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권하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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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라, 어제보다 조금 더
강원구 지음 / 프롬북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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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란 내 슬픔을 등에 지고 가는 자'라는 인디언 속담이 있습니다.
주변을 돌아봤을 때 나의 배우자와 가족이 내 인생의 가장 좋은 친구로
곁에 있는지 그리고 마음 놓고 함께 울고 웃을 친구가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겁니다. 죽을 때까지 단 한 명의 친구라도 남아 있다면
행복한 삶이라고 합니다. 거꾸로 얘기하면 늘 우리 곁엔 친구가 있지만
마지막 날까지 함께하는 친구는 드물다는 의미입니다. 서글픈 현실이긴
하지만 한편으론 많은 걸 시사해 줍니다."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다고 합니다. 보통 3년이라고 하지만 요즘은
1년을 넘기기 어렵습니다. 그 어떤 방부제나 첨가물도 다 부질없는 말입니다.
그런데 연애편지가 어쩌면 유일하게 그 유통기한을 늘려주는 묘약은 아닐까요.
지금 사랑이 식어간다고 느낀다면, 오랫동안 연애편지를 잊고 지냈다면,
그렇게 애절하게 쓰던 그 연애편지를 다시 써보는 건 어떨까요?
연애편지의 마법으로 당신의 사랑이 되살아날 수도 있습니다.
연애편지는 사랑의 주문이니까요."




 

강원구, <사랑하라 어제보다 조금 더> 中

 

+) 서점에 서서 한 권을 다 보았다. 이 책은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구절이나 소소하게 읽고 넘길 글도 소중하게 다룬다. 우정이나 사랑, 인생, 삶에 대해 주로 이야기하고 있다. 아름다운 사진과 작가 나름의 자상한 표현들이 눈에 띄는 책이다. 특별한 주제를 갖기 보다 독자들이 읽고 마음의 여유를 찾기에 좋은 작품이다. 무엇보다 딱딱한 문장의 틀을 벗어나 편안한 사진과 함께 구성된 점이 읽기에 부담이 없다. 휴가철 읽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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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트머스 문학동네 시집 83
윤성택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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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음 바늘

 

 

걸려들었다

울음이 목구멍에서 팽팽하게 당겨져

풀렸다가 채였다가 한 시절이 가고 있다

 

감기를 앓으면 항상 목부터 아팠다

퉁퉁 부은 목은 물조차 잘 삼키지 못하고

뜨거운 공중으로 훌쩍 당겨졌다

일 년에 한두 번 위태롭게 앓고 나면

거울 속 비친 문양을

들여다보곤 했다 그렇다고 함부로

남에게 보여줄 수는 없었다

 

목 안에 바늘을 품고 사는 사람들,

목숨보다 질긴 줄이 당겨지고 있다는 걸

알기까지 얼마나 울음을 상켜야 하나

통곡으로 제 안을 보여주는 건

많이 끌려와 지쳤기 때문이다

 

갓난아이 앙앙대는 입을 보고 있으면

걸려든 목젖, 바늘이 보인다

일순간 잡아채는 날이 도사리고 있을지라도

살아 있는 내내 빼낼 수는 없는 것이다

 

 

윤성택, <리트머스> 中

 

 

+) 모처럼 시집에서 시에 대해 고민하는 흔적을 보았다. 윤성택의 <리트머스>는 오랜 습작을 통해 더 나은 시를 위해 발돋움하는 작품들의 모음이다. 사물 묘사에 적절히 얽혀 있는 비유적 표현들이 반가웠다고 해야 할까. "옥상 균열은 눕고 싶은 건물의 표정이었다. / 부러진 안테나가 금의 끝점에 꽂혀 있었고 / 입주민 양미간으로도 쉽게 금이 번졌다" ([장안상가] 부분) 그의 시는 사실을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 작가의 마음이 잘 드러난다.

 

그것은 경험에서 시작될 수도 있고, 세심한 관찰에서 시작됐을 수도 있다. 시인은 시적 대상에 자신의 사유를 덧씌워 제법 잘 어울리는 마네킹 같은 시를 선보인다. "폐선에 걸터앉은 노인은 닻처럼 휘었다 / 필생 무게중심이 되어왔다는 듯 / 웅크린 등은 갈고리처럼 앙상하다 / 적막이라는 그물을 투망질하는 건 / 담벼락에 걸쳐진 담쟁이들뿐"([닻] 부분) 매장 전시용으로 움직임없이 서 있는 마네킹 같은 시. 긍정적으로 보자면 작가가 내세운 시의 표준이라 볼 수 있고, 부정적으로 보자면 식상하거나 틀에 박힌 작품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긍정적으로 보고 싶다. 작가가 생각하는 시란 주변 사물을 관찰하는 눈에서 비롯된다. 그것을 시작으로 작가는 단어들을 조립한다. 중요한 것은 단순 조립이 아니라 중간에 자신이 적절히 제도하는 작업을 거친다는 점이다. 자르기도 하고 붙이기도 하며 때로 새로운 것을 끼워넣기도 한다. 그렇게 윤성택의 시는 생겨난다. 이 모든 것을 영감 혹은 feel이라고 치자.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과정이라면 더욱 성실해보이는 시인이니까.

 

아무렇게나 자기만의 생각을 나열해 놓은 것을 '시'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살짝 보여주고 싶다. 적어도 이정도의 성실함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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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결혼 시키기
앤 패디먼 지음, 정영목 옮김 / 지호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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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는 평범한 독자는 "비펴가나 학자와 다르다"고 하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그는 교육이 모자라고, 타고난 재능도 별로 많지 않다. 그는 지식을 나누어 주거나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정정하려 하기보다는 그저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책을 읽는다. 무엇보다도 그는 손에 닥치는 이런 저런 잡동사니로부터 자신을 위해 어떤 전체를 창조하고자 하는 본능의 안내를 받는다." 이 책은 선반 가운데가 내려앉은 내 책꽂이들을 빽빽하게 채우고 있는 그 수많은 잡동사니로부터 내가 창조하려고 했던 그 전체이다.

pp.14~15

 

똑같은 판본의 책이 두 권 있어서 둘 가운데 조지 것을 보관하기로 했는데 내가 그것을 까맣게 잊은 것이 틀림없었다. 이렇게 나의 책과 그의 책은 우리 책이 되었다. 우리는 진정으로 결혼을 한 것이다.

p.26

 

7시간 뒤 리버런 책방에서 나왔을 때 우리는 9킬로그램의 책을 들고 있었다. (집에 와서 무게를 달아 보았다) 이제 내가 왜 조지와 결혼했는지 독자도 알 것이다. 내 관점에서 낡은 책 9킬로그램은 싱싱한 캐비어 1킬로그램보다 적어도 9배는 맛있다. 당신은 뵈브 클라쿠오가 생일 선물로 더 낫다고 생각하는가? 하지만 나한테는 9달러짜리 빈센트 스타렛의 1929년판 <<돈은 지혜롭게 책은 어리석게>>를 달라.(조지가 누구보다 먼저 구해다 줄 것이다.)

p.202

 

앤 패디먼, <서재 결혼 시키기> 中

 

 

+) 책을 읽는 내내 작가와 절친이 된 듯한 착각에 빠졌다. 적어도 작가가 책에 대해 취하는 태도는 내가 책을 대하는 태도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조지'와 같은 남편이 있다면 정말 행복할텐데. 이 책의 저자처럼 나도 언젠가는 서재 결혼 시키기에 직면할 것이고 그때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한 적이 있었다. 나는 유난히 책에 대해서만큼은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 필요한 것은 대부분 소장하는 편이다. (물론 소장한 것보다 더 많은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지만 말이다.)

 

작가는 자녀들에게 책을 남기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에 대해 자기와 생각이 '다름'을 분명히 강조한다. 그점에도 공감한다. 내게 아이들이 있다면 나는 책을 함께 읽고 공유하고 싶다. 굳이 강조할 생각은 없으나 책 속의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작가처럼 틀린 글자를 찾아 열정적으로 매달리는 부모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책을 읽음으로서 마음의 평안과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믿는 사람이다. 내 생일에 9킬로그램의 헌책을 선물할 수 있는 남편을 만날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책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이렇게 책을 통해 만나게 되다니. 참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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